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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뇌 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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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산업에서 나의 포지셔닝 탐방기 하버드 Conor Walsh 교수의 연구 중에 웨어러블 산업의 기회와 위기에 대해 서술한 리뷰 논문이 있다 [1]. 내가 웨어러블 산업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며칠 전이었기에, 논문을 찬찬히 읽으면서 웨어러블의 현황과 내가 관심있는 곳을 살펴봤다. Fig 1에 그려있듯, 웨어러블 제품의 영역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물론 상당히 단순화되어 있으며, 심지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영역도 있을 테고 (스포츠 영역에서의 능력 강화 augmenting이라든지) 단순히 네 범주로 나누기에는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납득은 가는 분류다. 웨어러블의 적용가능 영역은 크게 "Unimpaired"와 "Clinical" 두 가지로 나뉘고, 그 적용방식은 또 weight bear..
2023 서울대학교 후기 학위수여식 "다양성" "공생" "협력" 2023년도 서울대학교 후기 (8월 졸업) 학위수여식의 주제는 "다양성", "공생" 그리고 "협력"이었다. 졸업생 대표는 외국인 학부생이 맡아서 했고 본인이 소수의 편에 속하면서도 왜 다수를 대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고, 축사는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맡았다. 최재천 교수의 축사는 100세 시대에서 (100세 시대라는 말을 들을 때는 몰랐는데, 타자로 치고 나니 굉장히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 서울대 졸업이 주는 의미는 여기까지이며, 타인과 공생을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나쁜 말은 아니었다. 카페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축사를 들을 때는, 그래 좀 느리더라도 바르게 살자-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모든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뭔가 허전한 마음이 컸다. 왜 허전..
서울대 졸업하고 물리치료사가 된다고? 못할 것도 뭐냐 싶지만, 물리치료사가 되려면 또 다시 4년제 혹은 3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아 그렇다면 좀..." 이라고 빠르게 꼬리내리는 수밖에. 애초에 물리치료사를 생각했던 이유부터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나의 포지셔닝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고 싶냐 했을 때,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요즘에는 가장 크게 든다. 단순히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봤을 때 "아 건강해지려면,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하는 생각을 심어줬으면 좋겠다. 단순히 요즘 내가 "아 애플워치 울트라 사고 싶다. 이것만 차면 완전 운동인처럼 보일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됐냐면 노노.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인과관계가 잘못됐다. 운동인처럼 보이고 싶기 때문에 애플워치..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4일차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3일차 (tistory.com)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3일차 다시금 생각을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 현재, 가장 크게 바꿔야 하는 습관은 휴대폰을 보는 습관이다. 정확히 1년 전에도 똑같은 말을 하며 글을 올린 바 있다.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mech-literacy.tistory.com 한 달 반만에, 다시금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을 고치고자 한다. 이번에는 증상이 사뭇 다르다. 업무 시간에 휴대폰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업무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휴대폰을 보려고 한다. 약 한 달... 사실은 약 3주 정도 일지도 모르겠다만, 그 정도 기간은 나름 잘 헤쳐나갔다. 수첩을 구매해서, 해야 할 일들을 그때 그때 정리해나갔던 것이다. 하지만, 날씨가 풀리..
대학원에서의 마지막을 정리하며 사실 마지막은 아니다. 졸업은 8월에나 할 수 있고, 졸업 발표도 해야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로서 서울대 바이오로보틱스 연구실로의 출근은 마지막이었다. 회사를 다니다가 현재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던 것이 2020년 초 쯤 되었을 것이다. 인턴 생활을 좀 하고 오라는 말에 인턴 생활을 하면 바로 입학이 가능한 줄로만 알았더랬다. 직장을 그만둔 것이 2020년 3월 말. 4월부터 바로 안산 KITECH 생산기술연구원으로 인턴생활을 시작했고, 6개월 간 연구실 출신 박사님께 지도를 받았다. 그러고서는 다시금 교수님께 입학요청을 드렸고, 허락을 받아냈다. 허락을 받든 말든, 입학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다. 어쨌든 안산에서 6개월 인턴 생활을 마치고, 10월부터는 바로 ..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3일차 다시금 생각을 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 현재, 가장 크게 바꿔야 하는 습관은 휴대폰을 보는 습관이다. 정확히 1년 전에도 똑같은 말을 하며 글을 올린 바 있다.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2일차 (tistory.com)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2일차 이틀 동안 휴대폰을 왜 쳐다보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세워봤다. 1) 하는 일이 막혀서: 집중을 한참 하다가도 휴대폰을 보고 싶다는 갈망이 샘솟는 걸 느낄 때가 있다. 2) 하는 일이 재미 mech-literacy.tistory.com 무슨 이유에서인지, 휴대폰을 보는 이유가 "휴대폰을 보고 싶기 때문" 이라는 수준의 사고에서 그쳤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얕은 수준의 사고 방식인데 현재는 좀 더 명확한 사고의 흐름이 가능하다. 휴대폰을 ..
생각하며 살기를 멈추었던 이유 뭔가를 쓰는 습관은 내게 굉장한 일이다. 내가 뭔가 쓰기 위해서는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말이 되는 문장인지, 감정에 치우진 것은 아닌지 검토하는 것도 물론 한 몫을 한다. 연필로, 펜으로 쓰는 것은 그나마 쉬운 줄 알고 노트에 이 글을 쓰다가, 그마저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금 블로그에 접속하여 글을 옮겨 담는다.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본질적인 이유는, 내 머리로 생각하며 살기를 멈췄기 때문이다. 조금만 빈 틈이 보이면 유튜브 시청, 넷플릭스 시청. 아이패드로 그리는 그림 실력도 꽤나 많이 늘었다고 생각된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보이는 대상을 그림으로 잘 옮겨담았는지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 상황을 직시하기에 너무 머리 아파하는 탓이다. 인지부조화인 ..
[대학원] 또 다시 마주한 취업 준비의 계절 - 자기소개서 아아 9월은 잔인한 달, 10월도, 11월도, 12월도 잔인한 달. 합격 연락이 오기까지는 죄다 잔인한 달. 19년도 상반기에 이어 또 다시 취업 준비의 계절이, 아니 학기가 도래했다. 내 생애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6개월 뒤에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하는 고민을 도대체 몇 번 하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의 나와는 달리, 대학원을 성실하게 보낸 나로서는 거 참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이래도 안뽑아? 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 준비란 빡세다. 면접관들이 읽고 싶어할 글을 적는 것부터 그렇다. 난 내가 쓰는 글에 자부심이 있다. 어제 썼던 글만 하더라도 오늘 몇 번 읽었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내가 보낸 이메일도 여러 번 읽는 사람인..
기계과 대학원 워크샵에서 진행했던 싯다운 코미디 대학원 워크샵을 다녀왔다. 우리 연구실끼리 간 것은 아니고, 총 인원이 80명 쯤 되었을까 여튼 꽤 큰 행사였다. 강릉으로 1박 2일이었는데, 일정이 상당히 빡빡했다. 그 와중에 먼 훗날에도 깔깔 웃으며 자랑할 만한 애드립이 두 가지 있어 기록을 해두고자 한다. 적고 나면 사소한 일이겠지만 (사실 적기 전에도 사소한 일이다) 가끔씩 이렇게 자신감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1. 미리 준비해둔 애드립이 잘 먹힌 사례 워크샵을 가기 전에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분명히 나이 많은 연구원분들도 많이 오실 건데,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오갈까? 옛날 이야기를 하고 계시면 농담을 하나 던져야겠다." 아니나 다를까, 워크샵에서 짜인 팀이 있었고 팀별 멘토가 한 명씩 배정되었다. 우리 연구실을 졸업한 젊은 교수님이었는데,..
대학원생이 자가격리하기 전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코로나에 걸렸다. 그동안 그렇게 피해다녔던 것이 무색하게, 제주도에서 돌아오자마자 걸렸다. 사실 제주도에서 걸리는 것보다야 100배는 낫지만, 이제 와서 걸렸다는 것이 억울한 것은 마찬가지다. 피할만큼 피했던 거 같은데... 여튼, 내 생에 이렇게 아무 것도 안하고 일주일간 보내는 시간이 또 있을까 싶다. 쉬는 것도 아니고, 안 쉬는 것도 아니고. "난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쉬었는데" 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지만, 내게 집은 쉬는 공간이 아니다. 물론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지만, 난 쉬는 시간이라면 한강에 가서 물멍을 때리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집에서 가만히 있는 것은 내 성격에도 맞지 않는다. 그래서 자가격리를 한 지도 어느새 7일차, 마지막 날이다. 지금껏 기숙사 자가격리 공간에서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