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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뇌 속 풍경

서울대 졸업하고 물리치료사가 된다고?

 못할 것도 뭐냐 싶지만, 물리치료사가 되려면 또 다시 4년제 혹은 3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아 그렇다면 좀..." 이라고 빠르게 꼬리내리는 수밖에.

 

출처: 나무위키

 

애초에 물리치료사를 생각했던 이유부터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나의 포지셔닝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고 싶냐 했을 때,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요즘에는 가장 크게 든다. 단순히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봤을 때 "아 건강해지려면,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하는 생각을 심어줬으면 좋겠다.

 

"아 사고 싶다-"

 

 단순히 요즘 내가 "아 애플워치 울트라 사고 싶다. 이것만 차면 완전 운동인처럼 보일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됐냐면 노노.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인과관계가 잘못됐다. 운동인처럼 보이고 싶기 때문에 애플워치 울트라를 사고 싶은 것이지, 애플워치 울트라를 사고 싶어서 운동인처럼 보이고 싶다고 생각한 게 아니다. 쉽게 말하자면 건강한 이미지를 갖고 싶어서 애플워치 울트라라는 지름길을 가고 싶지만 통행료(115만 원)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이미지"

 

 그럼 다시 "건강한 이미지" 포지션에 대한 이야기. 내가 생각하기에 "건강한 이미지"는 두 가지 요건을 필요로 한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저렇게 하면 나도 건강해지겠다"라는 생각을 동시에 줘야하는 것이다. 크리스 범스테드의 경우 클래식 피지크 선수 중 최고로 뽑히는 사람이고, 나 역시 유튜브에서 숱하게 그의 운동 영상과 몸을 감상했더랬다...라고 말하면 조금은 이상하지만, 어쨌든 기깔 나는 몸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 저렇게 하면 크리스 범스테드같은 몸을 가질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은 거의 들지 않는다. 멋진 말(Horse)을 감상하는 것과 같은 태도가 된달까. "와 멋지다-" 물론 운동을 하기 위한 동기부여는 될 수 있겠지만, 뭔가 범접할 수 없는 곳에 있는 느낌이다.

 

 유튜버 김진짜의 경우에는 요즘 즐겨보는 축구 설명 유튜버이다. 나로서는 축구를 전혀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 저 선수들은 저렇게 플레이 하는구나" "아 저 감독들은 저런 전술을 쓰는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축구선수를 꿈꾸는 유소년을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 축구 잘하고 싶어? 김진짜 유튜브 봐!" 하는 말을 꺼내게 되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축구와는 전혀 관련없는 삶을 살고 있고, 단순히 친구들과 피파23을 하기 직전에 "나 요즘 김진짜 본다. 넌 뒤졌다" 같은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김진짜의 이미지만 깎아먹고 있다면 죄송합니다.


그럼 건강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세 가지를 잡아보자면 1) 개인 수양 2) 다양한 운동 경험 3) 객관적 지표 개발 이 되겠다. 개인 수양의 경우에는 크리스 범스테드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내 피트니스 대회 정도는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몸을 키워봐야지 싶다. 그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오지 않으니,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을 목표로 해보는 것도 좋지 생각만 해보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차차 알아봐야겠다. 다양한 운동경험의 경우에는 견문을 넓히려는 목적으로, 주말을 이용해 원데이 기구 필라테스, 테니스 등을 시도해보면 "이 운동에는 이런 요소들이 중요하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쌓은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객관적 지표 개발을 시도해보는 게 궁극적인 목표인데, 지금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각종 센서를 활용해서 보행과 관련된 신체 지표 분석을 하고 있다)과 가장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덕업일치가 되는 삶. 간편하게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서, 일반인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만 활용해서도 자신의 신체를 진단할 수 있고 더 건강해지려면 (i.e. 더 축구를 잘하려면, 더 필라테스를 잘 하려면 등등)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파이썬 활용 신체 분석

 

 개인 수양다양한 운동경험 같은 경우에는 약간은 취미 쪽으로 빠질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 지표 개발의 경우에는 내 커리어와도 연결될 수 있고, 심지어 몰래 회사에서 붙잡고 있더라도 "아 저 친구 열심이군" 하는 말까지 들을지도 모른다. 아닌데, 내 할 일하는 건데.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IMU와 딥러닝을 제외하고서, 파이썬을 활용한 이미지 처리가 또 지표 분석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뭘 보여줄 수 있어야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고 신체 상황에 대한 납득이 가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또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좀 더 공부해봐야겠다.

 

 요즘따라 내 삶에서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펴보는 시간이 많은 것 같다. 잘 흘러가는 것일지는 확신이 없지만, 뭐가 됐건 간에 "뭘 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즐거운 일이다. 또 시간이 흐른 뒤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펴보게되면, 알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