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 들여다보기/뇌 속 풍경

(88)
[대학원] 교수님께 석박통합에서 석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하는 후기 15시 30분 미팅이었다. 늘 그렇듯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고, 연구실에서 하기에는 면학 분위기 조성에 방해가 될 것 같아 학교 카페로 나와 있었다. 40분 여 기다린 끝에 교수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면 미팅 해야하지 않겠니?" "아 예, 올라가겠습니다" 그렇게 올라가서는 30분 정도는 더 기다렸다. 16시 40분이 되어서야, "방으로 들어올래?" 하는 전화를 받았다. 대기를 하는 동안 태연의 "Can't control myself"를 들었다. 오랜만에 한참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만나서 기분도 좋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차오르는 분노를 달래줬더랬다. 도대체 시간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한 시간 십 분 지난 미팅을 하면서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는거지? 교수님 연구실 문..
[대학원] 석박 통합에서 석사로 전환한다고 말하기 전에 준비해야 하는 것들 "석사 졸업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석박 통합으로 들어왔을 때, 석사 졸업으로 전환은 못하게 되어 있단다. 그냥 쭉 박사를 하든, 자퇴를 하든 둘 중 하나야" 내 친구가 본인 연구실에서 겪었던 일이다. 비단 내 친구만이 아니라, 꽤나 많은 대학원생들이 위와 같은 대화를 교수님과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살짝 다른 것이, 교수가 먼저 내게 "석사 졸업으로 전환하지 않겠니" 하고 제안해왔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시간이 꽤나 흘렀고 (약 7개월) 내일은 내가 "석사 졸업으로 전환하려고 합니다"를 말하려고 한다. 내가 가진 계획과, 교수님이 가진 계획이 있을 것이다. 교수님의 7개월 전 계획은, "얘를 석사 전환시킨 뒤에 내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해야겠다" 라는 것이었다. 내 지금의 계획은..
링크드인을 활용해 커리어 방향을 설정하는 방법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한참 친했던 적도 있었고 몇 번 의견 다툼이 있던 적도 있지만, 현재는 그렇게 왕래가 없는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라 이따금씩 만날 때마다 인사이트를 얻어오곤 한다. 이번에 얻은 인사이트는 커리어 관리와 관련한 것이었다. 링크드인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력을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내가 어떤 기술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바로 찾아보았다. 위 프로필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심지어 내가 아는 사람조차 아니지만 내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해당 회사가 링크드인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여튼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술..
질투하는 습관 고치기: 0일차 다시 말하자면, 질투는 나의 힘이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끔 만드는 원동력! 질투는 나의 힘 원펀맨에서 주인공 사이타마는 너무나도 강해진 나머지, 히어로 활동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시시해져 버린 사람이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격한 감정을 느끼는 대상은, 마찬가지로 히어로 활동 mech-literacy.tistory.com 다만, 최근 들어서는 "더 나은 사람이 되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아 저 사람 꼴보기 싫다" 하는 식으로 회로가 바뀌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 말하자면 "자극" -> "기피" -> "자극의 제거" 로 이어지는 습관의 고리가 형성된 것 같은 느낌이다. 기존에는 어땠던가? 딱히 기피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호기심"이 더 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어느..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2일차 이틀 동안 휴대폰을 왜 쳐다보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세워봤다. 1) 하는 일이 막혀서: 집중을 한참 하다가도 휴대폰을 보고 싶다는 갈망이 샘솟는 걸 느낄 때가 있다. 2) 하는 일이 재미없어서: 일이 재미야 없지만... 영화 '버닝'을 보면 느끼는 감정이 딱 그렇다. 일상적으로 느껴지는 재미같은 것은 없지만, 강한 여운이 남는다. 나도 BLDC 모터와 인코더, 드라이버 등을 고르고 있자면 강한 여운이 남는데, 굳이 재미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폄하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들이다. 3) 하는 일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 가장 설득력이 강한 가설이다. 하지만 "하기 싫다" 라는 감정이 뚜렷이 들지가 않는다. 그래서 찾아낸 결론은, "휴대폰을 보고 싶기 때문에" 휴대폰을 본다는 것이다. 휴대폰이 가지는..
휴대폰 쳐다보는 습관 고치기: 0일차 습관의 고리는 1) 신호, 2) 반복행동, 3) 보상으로 이뤄지며 "자극에 대한 갈망"이 순환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나는 휴대폰을 자주 본다. 휴대폰으로 딱히 할 게 있는 것도 아니다. 네이버 앱에서 뉴스-연예-스포츠로 이어지는 창들을 차례차례 넘기다가, 쇼핑 앱을 뒤적거리거나 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바로 휴대폰을 던져버리고 할 일에 몰두하기도 하는가 하면 꽤 오랜 시간을 붙잡고 있기도 한다. 습관을 고치는 나의 전통적인 방법은, "신호"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이었다. 인스타 같은 SNS를 하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아서,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는 것들을 최대한 멀리하게 되었다. 휴대폰 역시 가방에 처박아버리고 꺼내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꽤 효과를 본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이..
좋은 TA가 되는 법 - 동역학 2탄 1탄에서 이어집니다 오늘로써 두 번째 TA 세션을 진행했다. 두 번째라 함은, 4회의 TA 세션을 진행했다는 뜻으로,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아직 택도 없는 소리다. TA 세션을 시작하기 전에는 손발이 차가워지며 숨이 가빠오곤 한다. 긴장한 탓이다. 학생들에게 "필수"로 참여할 것을 강조해놓고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시간을 때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좋은 TA가 되는 법" 같은 고민을 했더랬다. 하지만, 비대면으로 진행하는데다가 과제를 몇 문제 풀어주는 수업이 양질의 내용을 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학생들은 줌 화면을 켜놓고 딴짓을 하다가, 내가 지목해서 "~~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물어본다한들 숨쉴 시간도 없이 "잘 모르겠습니다" 하는 대답을 하곤 한다. 이럴 거면 뭐하러 그렇게 ..
[1일1포스팅] 일주일간의 휴가 8월 29일부터 5일간 업로드를 쉬었다. 작년 11월 말부터 꾸준히도 포스팅을 해왔고, 현재 268개의 글이 모였더랬다. 세 달 정도만 더 쓰면 365개의 글이 모이는 셈이다. 왜 갑자기 글쓰기 휴가를 선택했는지, 처음에는 생각나지 않았지만 이내 확실해졌다. 월간 통계 자료를 보게 된 것이다. 8월 통계는 6월에 비해 360 건 가량 줄어들어, 7월달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8월에 쓴 글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서 내친김에 휴식을 택한 것이다. 써서 뭐한담! 하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조회수가 떨어진 이유는 글 주제에 관한 이유가 클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쓰고 싶은 글을 써야지 조회수가 잘 나오는 글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인데, 맘처럼 되지가 않는다.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보..
기계과에서 내가 손을 놓고 있는 이유에 대한 고찰 몇 주 째인지 모르겠지만, 기계과 대학원에서 아무 것도 만들고 있지 않다. "어쨌거나 뭘 만들어야 돼" "고민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예요?" "좀 더 뭘 만들어보면 좋겠어" 같은 말들은 수두룩 하게 들었는데, 왜 아무 것도 만들지 않는 것일까? 이유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보았다. 원인 1. 고민이 많다. 기계과라고 해서 대책 없이 아무거나 만드는 곳이 아니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 문제는 문제점에 대한 접근이 너무 다각화되었다는 것이다. 이걸 해결하려면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이 그건 이래서 안 돼, 이건 저래서 안 돼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종내에는 해결하려는 문제점이 뭐였는지 까먹고 만다. 머리깎기로봇을 개발한 유튜버에 관한 글(링크) 에서도 정..
[글쓰기] 타인과 주고 받는 시선 속의 폭력에 대하여 나는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묘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왠지 모르게 스스로가 별 거 아니게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별 거 아니게 "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으로, 타인이 없는 공간에서는 스마트폰을 두 시간, 세 시간이라도 들여다 보며 낄낄댈 자신이 있다. 요컨대 속물이다. 대중교통을 다면, 으레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는 타인을 관찰하며 "난 다르거든" 하는 우월감을 맘껏 즐기는 것이다. 그러다가 한 번은 지하철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젊은 남성과 눈이 마주쳤고, 그가 대뜸 뭘 보냐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부산이었다) 이제는 되도록 얼굴을 관찰하려고 하진 않는다. 그래도 주변을 둘러보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주말,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