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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뇌 속 풍경

생각하며 살기를 멈추었던 이유

뭔가를 쓰는 습관은 내게 굉장한 일이다. 내가 뭔가 쓰기 위해서는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말이 되는 문장인지, 감정에 치우진 것은 아닌지 검토하는 것도 물론 한 몫을 한다. 연필로, 펜으로 쓰는 것은 그나마 쉬운 줄 알고 노트에 이 글을 쓰다가, 그마저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금 블로그에 접속하여 글을 옮겨 담는다.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본질적인 이유는, 내 머리로 생각하며 살기를 멈췄기 때문이다. 조금만 빈 틈이 보이면 유튜브 시청, 넷플릭스 시청. 아이패드로 그리는 그림 실력도 꽤나 많이 늘었다고 생각된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보이는 대상을 그림으로 잘 옮겨담았는지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림 실력 참 많이 늘었다~


내 상황을 직시하기에 너무 머리 아파하는 탓이다. 인지부조화인 것이다. 내가 택한 길이 과연 나를 어디로 이끌 것인지, 똑바로 사유하며 살려고 하지 않았다. 내 머리로 생각하며 살기를 멈추고, 순간적인 쾌락을 좇아 어지럽게 흩어지는 화면을 통해 도파민을 충족했던 것이다.

현재 일기장에 처음 일기를 다시금 썼던 것이 19년 1월 1일. 돌이켜 보면, 취직 준비로 헤매이던 날들이다. 몇 장을 넘기면, 취직했던 회사도 때려치우고 안산의 한 작은 방에서 연구실 인턴 생활을 하며 썼던 글이 나온다. 하물며 그런 시절에도 나는 내 상황을 똑바로 보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 블로그를 처음 운영했던 날 역시, 낙성대의 쉐어하우스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단순히 머리 아프다는 핑계로 생각을 멈추는 것은, 지난 날들에 대한 배신과 다름 없다. 현재의 나를 만들어준 과거의 나를 모욕하는 셈이다.

그래서, 오늘 다시 한번 다짐하는 것은, 오늘부터라도 한동안 블로그에 1일 1포스팅을 하며 일기를 쓰고자 한다는 것이다. 하루를 돌이켜 보며 퇴고해 나가야겠다. 내 머리로 내 생각을 하며 지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