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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4)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재활용 산업의 최종 비전은 "환경을 가꾸는 일에 혁신적으로 기여하자" 정도가 되어야 옳다. "재활용을 통해 얻은 원료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 같은 맥락에서는, 누가 먹다 남긴 찌꺼기들만 쫓다가 말게 될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재활용 산업에 진출한 스타트업의 현황을 조사해보고 서로 비교해보았다. 1. 신소재 스타트업 엄밀히 따지자면, 재활용이라고 할 수는 없는 영역에 가깝다. 오히려 새로운 물질을 소비하게끔 만드는 산업이니, 정반대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환경을 가꾸는 일"이라는 시선에서는, 왜 재활용이 아니라 신소재가 정답인지 너무나도 명확하다. 플라스틱은 제 아무리 연료로 쓰든, 다른 플라스틱병으로 재탄생시키든 간에 유해한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3)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글의 결론은 우선, 재활용을 잘 하고 있는 나라로 손꼽히는 독일과 일본이 가지는 특성은 "분리수거를 할 때 깨끗이 씻어서 버린다" 정도의 일상적인 내용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가장 많이 쓰레기를 수출하는 두 나라가 역시 독일과 일본이므로, 재활용 수치가 어느 정도 세탁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터키에서 어떤 식으로 쓰레기를 사용하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내용 또한, 가히 충격적이었다. 2018년 즈음,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급감시킨 것은 단순히 THAAD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1992년부터 세계 쓰레기의 45% 정도를 수입하던 중국이 단번에 수입을 줄이자, 유럽 국가들이 난리가 났다. 그 결과 위 그래프의 형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럼..
연구실 4주차의 숨고르기 2021년 설 연휴가 끝난 뒤부터 연구실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므로, 나는 만 3주차이자 현 4주차 대학원생이다. 우습게도 숨고르기를 하려고 한다. 4년차도 숨고르기는 잘 하지 않는 것 같던데... 복귀 직후에 맡게 된 업무는 어깨재활기구 제작의 보조였다. 정확히는 컨트롤러 부분을 맡아서 열심히 삽질도 하고, 게임보이를 딴 디자인도 해봤더랬다. 주말에도 집에 내려가서 비상정지버튼을 구현해왔으니 꽤나 열성적이었고, 또 굉장히 즐거웠다. 그런데 웬걸, 어제부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사실 말하자면, "아 쥰내 하기 싫다!" 하고 입 밖으로 소리치고 싶지만, 정말로 하기 싫어질까봐 차마 그렇겐 하지 않았다. 블로그가 대나무 숲이 되어 내뱉지 못한 말을 열심히 타자로 치고 있는 것이다. "아 쥰내 ..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2)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2.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지? 지난 글에서도 인용했지만, OECD 나라들 중에서 우리나라는 꽤나 좋은 재활용율을 보인다. 하지만, 수치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오히려 재활용에 대한 관심을 적게 하는 가림막일 뿐이라는 것이 지난 글의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더 재활용을 잘 하고 있는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먼저 가까운 나라 일본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그래프에서 나와있지만, 일본은 매립양이 거의 없고 대부분 소각한다. 서울시 설명에 따르면, 쓰레기를 단순히 태우는 것은 "소각장"이고, 태우면서 나오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시설은 "자원회수시설"이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놨는데, 일본의 쓰레기 소각시설들이 대부분 자원회수시설인 것이다. 일본에는 약 1200개의 소각시..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1) 평소엔 그렇게 인식하고 살지 못하지만, 한국은 재활용을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넓은 땅덩이를 활용해서 매립을 주로 시행할 뿐, 보통 모든 쓰레기를 하나의 쓰레기 봉투에 모으고 있는 현황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재활용해봤자, 지구 살리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라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규칙"에 따라 분리수거를 시행하면 그 뿐, 수거된 쓰레기들이 어떻게 "재활용"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2019년 중국이 THAAD에 대한 보복으로 각종 규제를 내세웠을 때, 쓰레기 처치가 곤란해졌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알고보니 쓰레기들이 중국에 팔려나가고 있었고, 규제로 인해 쓰레기 수출길이 막혔던 것이다. 중국의 규제 덕분에(?), 잠깐이나마 쓰레..
아두이노 Interrupt 시행착오의 기록 - "Loop를 빠져나오긴 하는거야?"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디스플레이 개발은 어느 정도 완성되었으니, 이제 회로를 꾸미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비상정지버튼을 설치하고서 아두이노 Interrupt 기능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도대체가 이렇게 헷갈리는 기능은 처음 보았다. Interrupt가 필요했던 배경은, 아두이노로 모터를 제어할 때 이상 행동이 잦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서 윈도우 오류가 가끔씩 뜨는 것처럼, 아두이노도 오류가 발생하는데 빈도가 훨씬 높다. 어깨 재활 기구(이전 글 참고)랍시고 기구를 만들었는데 어깨가 뽑힐 정도로 모터가 빠르게 움직여 버린다면, 여기저기서 고소당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재난영화에서 익히 보았던 비상정지버튼을 사다가, 디자인하는 제품에 장착했더랬다. 버튼을 누르면, 아두..
한국 정부에서 1600억을 들여 개발 중인 아이언맨 슈트 - 엔젤로보틱스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글에서 100m 7초대 주파를 위한 수트를 1,600억 원을 투자해서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기반 기술로 예시를 든 것은 Conor Walsh, Steve Collins 등 Tendon(인대 등과 같은 끈 구조)으로 움직임을 보조하는 연구였지만, 모터를 사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KAIST의 공경철 교수와 그의 창업팀 엔젤로보틱스 이야기다. 우선 Tendon 구조와 모터 구조의 장단점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Tendon 구조는 우선 가볍다. 사람의 팔다리를 생각하면 된다. 근육들이 팽창-수축하면서 관절이 굽혀지듯, 도르래와 실을 활용해서 로봇팔을 제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연한 실을 사용하는만큼, 힘이 약하고 제어가 불규칙하다. 반면 모터 구조는 ..
꽤 간단한 문제로 폭발한 Starship - 3월 3일 발사 및 폭발의 기록 SpaceX의 기본 아이디어는 하나이다. 우주선을 쏘아올리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이유가, 로켓이 한 번밖에 사용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재사용되는 로켓을 만들자!" 라는 것이다. 2018년 재사용 실험에 성공한 Falcon Heavy 지속되는 실패에 망하기 직전에, 기어코 회사를 회생시킨 머스크는, 2018년 Falcon Heavy 로켓 추진체를 재사용 가능하게끔 복귀시키는 것에 성공한다. 위 영상의 썸네일은 꼭 CG 같지만, 실제 장면이다. 해당 영상은 몇 번이고 봐도 질리지 않고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정말로 몇 번이고 영상을 본다면, 질릴 수도 있는 모양이다. 3월 3일 발사한 Starship 재사용 실험은 무려 세 번째 실험이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가 있다는 사..
아두이노 2.42 inch OLED 테스트 아두이노를 처음 접했던 것이 언제였더라. 기억은 나지 않지만 상당히 오래전 일이다. 처음에는 완전 개쩌는 아이템인줄 알고 냉큼 연습 키트를 구매했지만, 이내 시들해져서 관심 밖에 두었더랬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구동하는 제품을 만드려고 할 때는 아두이노만 한 것이 없다. TLDR: 아두이노 디스플레이 시행착오 정리 1. 디스플레이 구매시 아두이노 호환 여부를 확인할 것 2. 디스플레이가 SPI가 아니라 I2C인지 확인할 것 3. 디스플레이 I2C 주소를 확인할 것 이번에도 아두이노를 활용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특이하게도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특이" 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아두이노로는 단순한 동작(모터 제어라든지 센서 모니터링 정도)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뿐, 그래픽 제어 같은 고오급 기술..
대학원생의 도시락 (1) - 모닝빵 샌드위치 내가 상주하는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312동이다. 학부생 시절에는 전혀 가볼 일이 없는 건물인데, 이름 자체도 정밀연구소에 딸려 있는 "실험동"이기 때문이다. 실험동답게, 인테리어 따위는 일절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아득바득 건담도 가져다 놓고, 앞으로는 또 뭘 놔볼까 고민도 해보지만, 뭐 거기서 거기다. 근본적인 차가움이 건물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제인 것은 식당까지의 거리이다. 위 지도와 같이, 밥을 먹으러 가기 위해서는 302동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학교가 오르막길이다보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것도 경사는 또 얼마나 가파른지, 런지 보폭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도시락을 준비하기로 했다. 어제 삼일절을 맞아 친구와 코스트코에서 잔뜩 구매를 해서는 기숙사 냉장고에 넣어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