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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1)

 평소엔 그렇게 인식하고 살지 못하지만, 한국은 재활용을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넓은 땅덩이를 활용해서 매립을 주로 시행할 뿐, 보통 모든 쓰레기를 하나의 쓰레기 봉투에 모으고 있는 현황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재활용해봤자, 지구 살리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라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2015년 기준 OECD 국가들의 재활용율

 하지만 "규칙"에 따라 분리수거를 시행하면 그 뿐, 수거된 쓰레기들이 어떻게 "재활용"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2019년 중국이 THAAD에 대한 보복으로 각종 규제를 내세웠을 때, 쓰레기 처치가 곤란해졌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알고보니 쓰레기들이 중국에 팔려나가고 있었고, 규제로 인해 쓰레기 수출길이 막혔던 것이다.

 

 중국의 규제 덕분에(?), 잠깐이나마 쓰레기 처치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높아지기도 했고, 2021년 현재는 마트 등에서 비닐을 판매하지 않는 등 조치가 시행되었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 배달이 크게 늘면서 쓰레기는 더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분리수거 이후의 처치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드물다.

 

 이왕 관심이 생긴 김에, 대대적으로 조사를 해서 글로 정리해봐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아래와 같은 순서로 글을 작성해 나갈 예정이다.

 

1. K-재활용, 그 이후는?

2.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지?

3. 재활용 산업의 스타트업들


1. K-재활용, 그 이후는?

 폐기물은 버려지는 이후에, 총 3단계를 거치게 된다. 수거 - 선별 - 처리로 이어지는 이 3단계를 밟고 나면 진정한 "재활용"으로 거듭나게 될지, 아니면 그저 매립지로 향하게 될지 정해지는 것이다. "분리"해서 수거하는데도 "선별"이 필요한 까닭은, 역시 분리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폐기물 처리 현황은 지자체별로 관리가 된다. 정책마저 지자체별로 다른데, 특히 경기도 동두천시의 경우에는 분리수거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기껏 분리수거를 하더라도 수거해가면서 몽땅 섞어버린다는 것이다. 애초에 분리수거율이 그렇게 높지 않아(미군 부대가 있는 영향도 크다) 인건비가 더 많이 든다나. 

 

의정부시 재활용품 선별시설

 

 그래도 다른 지자체에서는 나름 잘 관리한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의정부시에서 만든 자료를 살펴보면, 일단 사람이 종류별로 분류하고 난 뒤에는 캔, 유리병 등의 분리수거는 자동화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다. 심지어 유리병의 색깔도 자동으로 구분할 수 있는 설비가 갖춰져있는 것이다.

 

금속캔의 재활용 흐름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는 재활용 분리수거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이 되는지 자세하게 그림으로 설명되어있다. 설명에 따르면, 금속캔은 철근 등으로 재생되고, 플라스틱은 작게 조각내어져서 연료로 많이들 쓰인다고 한다. 

 

투명 페트병의 재활용 제품

 그리고 요즘 특히 분리수거에 애쓰고 있는 투명 페트병의 경우에는 상당히 재활용품목이 다양하다. 솜에도 쓰일 수 있다고 하니, 우리가 덮고 자는 솜이불에는 들어가지 않겠지만서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리수거 자료들도 모두 소용이 없는 까닭은, 수거-선별을 거쳐 처리 단계에서 재활용으로 흘러들어가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선별되어 재활용업체로 들어간 품목 중에서 30% 정도만이 실제 재활용된다고 한다. 나머지는 고대로 매립 혹은 소각행. 

 

 또한, 인건비 상승 때문에 선별작업도 대폭 간소화되었다. 비닐의 경우에는 예전에는 선별되어 연료로 쓰이는 등 충분히 재활용될 여지가 있는 폐기물이지만, 이제는 재활용으로 판매하는 값보다 인건비가 더 나가기 때문에 그냥 소각되고 만다. 


 결국 땅덩이 좁은 우리나라에서,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있고 또 재활용 제품의 가지 수도 엄청나게 많지만,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이 낮다는 것이 문제다. 말하자면, 높은 재활용율 등은 빚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으며 오히려 그런 긍정적인 수치들 때문에 실질적인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독일과 일본을 비롯한 나라들이 어떻게 재활용을 처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