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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꽤 간단한 문제로 폭발한 Starship - 3월 3일 발사 및 폭발의 기록

 SpaceX의 기본 아이디어는 하나이다. 우주선을 쏘아올리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이유가, 로켓이 한 번밖에 사용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재사용되는 로켓을 만들자!" 라는 것이다.

 

2018년 재사용 실험에 성공한 Falcon Heavy

 지속되는 실패에 망하기 직전에, 기어코 회사를 회생시킨 머스크는, 2018년 Falcon Heavy 로켓 추진체를 재사용 가능하게끔 복귀시키는 것에 성공한다. 위 영상의 썸네일은 꼭 CG 같지만, 실제 장면이다. 해당 영상은 몇 번이고 봐도 질리지 않고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정말로 몇 번이고 영상을 본다면, 질릴 수도 있는 모양이다. 3월 3일 발사한 Starship 재사용 실험은 무려 세 번째 실험이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런 혼란은 우주선 이름에서 오는 영향도 크다. Falcon Heavy가 성공했으면 성공한거지, Starship에서 실패했다는 것은 뭐람?

 

Falcon 시리즈와 Starship의 차이점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2018년 성공한 Falcon Heavy와 Starship은 생김새부터가 다르다. 이는 기본적으로 Falcon 9이 인공위성용인데 반해 Starship은 이름 그대로 사람과 물자를 실을 수 있는 비행체이다. Falcon 9은 직경이 3.7m (놀랍게도) 밖에 되지 않고 높이는 63.3m 정도이지만, Starship은 직경 9m, 높이는 120m에 달한다. 추진력도 Falcon 9의 9배에 가까운 65 MN(메가 뉴턴)인데, 중력(9.8 N)과 비교하면 650만 배 강력한 힘이다.


3월 3일 발사한 Starship의 착륙 직후 폭발

 

그래서 2018년도의 발사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Falcon Heavy가 Falcon 9에 두 개의 추진체를 달고 있으므로, 2018년도의 발사가 Falcon 9은 쏘아올리면서 두 개의 추진체를 복귀시켜야 하는 임무였다면, 이번에는 통째로 모든 요소들을(그것도 훨씬 커진) 복귀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번 Starship은 10번째 프로토타입이었고 8호기부터 시험발사를 돌입했다. 8호와 9호는 모두 착륙이 너무 빠르게 이뤄지면서 폭발하고 말았지만, 이번 발사에서는 10km 정도 높이까지 비행하고서는 착륙까지 무사히 완수했다. 하지만 위 영상을 잘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착륙 시점에도 불이 붙은 상태였으며 착륙 10분 뒤에 폭발하고 만다.

 

 폭발 원인은 연료 누출로 짐작되는 상태인데, 이는 2003년 Columbia호의 폭발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당시에는 고도 상승에 따라 연료를 막던 O-ring 이 얼어붙으면서 파손되었고 폭발로 이어졌는데, 이번에는 추진력을 감당하지 못한 폭발로 추정되는 것이 다를 뿐이다. 


 폭발하긴 했지만, SpaceX 내부적으로는 미션 성공 정도로 간주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어쨌거나 Starship이 비행과 착륙을 완수(?)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당장 "테스트 비행에 선정되셨습니다" 하는 초대장이 날아온다면 당연히 가지 않겠지만, 다음 테스트 비행 때는 틀림없이 깔끔하게 완수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폭발이었다.

 

 SpaceX는 2026년에는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목표를 내비친 바 있다. 요즘같이 기술 발전이 빠른 때에는 무리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발전을 따라가기 위해서 뭐든 붙잡고 있어야 하는 아귀 힘이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