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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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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카를로 로벨리 - 나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양자역학과 마르크스주의” 뜬금없는 조합이다. “아이폰16과 김치싸대기” 정도의 조합이라면 그나마 친숙하기라도 하지, 도대체 양자역학과 마르크스주의는 어떤 이유로 한 데 묶였을까? 게다가, 양자는 어떤 역학을 갖고 있으며 마르크스의 주의란 또 무엇인가?  이 책은 물리학을 빙자한 철학책이다. 둘이 엮일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사실 1900년대 물리학자들은 철학자의 역할도 겸했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옛날 데카르트도 단순히 “생각한다고로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격자 좌표계를 만들기도 했더랬다. ‘물리’란 말이 의미하듯, 사물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에서 ‘마음’의 기원을 연구하는 철학에 관심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닐 성 싶다. 하지만, 책이 너무 어렵다. 일반 철학도 사실 무슨 소리를 하는 ..
[도서 리뷰] 데이비드 엡스타인 -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테니스와 골프라는 각기 다른 두 종목에서 오랫동안 왕좌를 지켜왔던 로저 페더러와 타이거 우즈는 서로 상당히 다른 교육 환경에서 최고의 선수로 자라났다. 타이거 우즈가 제대로 걷기도 전에 골프채를 잡았던 것에 비해, 로저 페더러는 14살이 되어서야 테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4살이 많은 나이는 아니겠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재의 이미지와는 다름이 확실하다.  그렇다면 내 자식이 한 분야의 페더러 혹은 우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일까? 또는, 내 자신이 한 분야의 페더러 혹은 우즈가 되려면? 이 책은 위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조기 교육에 비해 늦게 시작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케이스가 많은지, 왜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의 의견이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압도하는지..
[6월의 대만 여행기] “갑자기 분노를 싸지르다” 5/5 드디어 마지막 날. 대만 여행 2일차 저녁이었던가 “한 3주 있던 것 같다” 라고 소리내어 말했는데, 마지막 날이 되니 아쉽다. 어제도 오후 10시가 되기 전에 잠들었기에 오전 6시에 깨서는 조깅을 하러 나갔다. 어디로 갈까, 전망이 좋다는 샹샨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까, 어제 돌았던 중정기념관이나 다시 돌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3일차 저녁에 돌았던 시먼딩 야시장을 돌기로 했다. 오후 5시부터 오전 12시까지만 운영하는 야시장 거리는 아침이 되면 통행로로 바뀐다. 아침에 가봤더니 명동의 한낮처럼 지저분했다. 그래도 “여기가 예전에는 발디딜 틈도 없는 야시장이었대” 하며 구경하는, 타임머신 마지막 장면같은 매력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오늘 아침 날씨가 기가 막혔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햇살과 파란 하늘!..
[6월의 대만 여행기] “진작 딘타이펑 올걸” 4/5 전날 10시가 좀 넘어서 잤던가, 여튼 푹 잤다. 푹 잔 김에 일찍 일어나서 조깅을 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중정기념관을 한 바퀴 돌고 왔다. 아침에도 30도가 넘고 굉장히 습했음에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호텔에 돌아와서 봤더니 웬걸 이 호텔에 장만옥 사인이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첨밀밀 등 영화를 통해 엄청나게 좋아하는 배우이다. 좋은 호텔이긴 하구나. 그래도 다음에 대만에 온다면 Caesar Metro Taipei.  오늘은 베이터우 온천 지역 관람 후 단수이로 넘어가서 해안가를 구경하기로 했다. 아버지는 체력 이슈로 리타이어 하여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기로 했다. Caesar Metro 였다면 수영을 하면서 보냈을 텐데, 마침 옮긴 다음 날 체..
[6월의 대만 여행기] “제레미 린이 누군데?” 3/5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제레미 린이 뛰고 있는 뉴 타이페이 킹즈의 유니폼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침에 엄마와 함께 나들이 겸, 구장이 있는 Xinzhuang 역으로 대모험을 떠나게 되었다. 그 길에 두리안을 파는 가게를 발견하고는 “뚜오샤오치엔” (얼마예요?) 를 말했더니 가게 사장님이 바로 포장을 해주셨다. 아직 “좀 이따가 다시 와서 구매하겠습니다”를 말할 중국어 실력은 되지 않았기에 그대로 받아들고 돈을 치렀다 (NT 280 이니 한국 돈 만 원 쯤 했을 테다). 두 시간 남짓 걸렸던 아침 대모험을 애착 두리안과 함께 했더니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가방에서 터지는 바람에 두리안 향이 가득했다.  정작 구장은 문을 열지 않아 운동하며 지나가는 아저씨 두 명을 붙잡고, chatGPT와 구..
[6월의 대만 여행기] "거봐 혼자 다니면 심심하잖아" 2/5 전날 분노로 가득차서 뜨거웠던 머릿속이 차가워진 뒤, 내일은 기필코 혼자 자유여행을 하리라 다짐했더랬다. 아침에 엄마와 함께 나가 길거리에서 단빙을 먹고, 용산사를 구경하고서 다시 호텔로 돌아온 뒤에 기회를 틈타 "전 박물관 쪽으로 가 있을게요!" 하고는 호텔에서 뛰쳐나왔다.  오늘의 일정인 대막고궁박물원으로 가기 직전에 있는 스린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는 망고 빙수 카페로 가서 스무디 한잔을 시켜 죽치고 있었다. 그림도 그리고, 서점도 들러 이것 저것 구경도 하고. 그 이후에는 고궁박물원으로 이동하려고 형에게 연락했더니 내일 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내일은 박물관 쉰다." "그럼 내일 모레 가지 뭐" "그래 뭐 알아서 해라!" 오디오 가이드 하나가 딸린 티켓 한 장과 일반 티켓 세 장을 구입해뒀..
[6월의 대만 여행기] "가족여행에서 다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사실 편견 아닐까?" 1/5 부모님을 포함한 4인 가족의 6월 대만 여행기. 4박 5일의 일정 중 첫 번째 날은, 약간은 빡빡하게 시작했다. 4인 가족의 일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첫날에 패키지 투어를 예약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인원이 5일 일정을 참여하게 됐지만). 10시쯤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해서 시내로 이동하니 12시가 다 되어갔다. 두 시간이나 걸렸던 것은 우선 부산에서 출발한 부모님의 항공편 (나와 형은 인천발)을 기다렸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말도 안되게 느린 대만 입국수속 때문이었다. 이 때부터 "아 대만은 조금 느린 친구구나!" 하고 깨달았어야 했는데, 이후에도 답답한 적이 많았다. 원래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여튼 패키지 시작은 한 시 반이었기..
초보자용 철인3종에서 한강물 건너다 죽을 뻔한 사연 (한강 쉬엄쉬엄축제) 한강에서 하는 쉬엄쉬엄 축제에 다녀왔다. 이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지는 어쨌거나 철인3종 종목들을 그대로 하되 시간 제한 없이 거리는 좀 더 짧게 해서 체험 가능하며, 대회보다는 축제에 좀 더 적합한 행사라고 보면 된다. 수영 300m, 자전거 10km, 달리기 5km로 구성된 꼬꼬마 철인3종이다. 줄여서 꼬마3종 쉬엄쉬엄이라는 이름답게, 여느 대회처럼 기록을 위해 사람들이 급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순서에 따라 움직이고 줄을 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제대로 재진 않았지만, 종목 별로 대기하는 시간이 꽤 됐던 것 같다. 근데 진행요원을 어떤 분들로 섭외한 건지, 뙤약볕에 안내를 하는 와중에도 "사진 찍어 드릴까요~^^", "2열로 서주세요~^^" 웃으며 응대하는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
"다크나이트에서 그...!" '악마와의 토크쇼' 추천하는 이유 세 가지 1. 한정된 공간이 주는 긴박함이 집중력을 높여준다.스튜디오를 벗어나지 않고 영화가 전개된다. 그 좁은 공간에 악마도 집어넣고, 피해자도 집어넣고, 관객 / 악단 뭐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미국 토크쇼가 그렇듯 게스트가 잠깐 나왔다가 교체되고, 또 잠깐 나왔다가 교체되는 식이라서 영화가 단순하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장점만 부각되는 방식이었다.2. 과한 연출이 눈에 띄지만, 못 봐줄 정도는 아니다.공포영화들이 그렇듯, 과한 연출들이 중간에 나오긴 한다. "무섭지? 무섭지?" 하는 연출들인데 오히려 몰입이 확 깨져버리는 장면들이다. 영화의 배경은 1970년 대이기 때문에, 그 당시 CG라고 생각하면 "음 그 당시에 보면 무서웠겠군" 하는 생각..
신혜선, 변요한, "그녀가 죽었다" 범죄도시4보다 재밌게 보고 온 후기 1. 이해하기 쉬운 극의 흐름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일어난다는 평을 보고 기대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반전 하나 정도, 그마저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반전이었다. 아마 영화 예고편을 본 모든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봤음직한 그런 반전.. 그럼 반전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은 질문까지 던지게 만드는 그런 반전. 그래도 시원시원하게 흘러가는 극의 흐름이 마음에 들었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사건들이 영화의 집중도를 높여준다.2. 연출은 아쉬웠다. 근데 연기들이 기가 막혔다."저기서 굳이 저런 선택을?" "저기서 저런 종류의 움직임을?" 하는 의문을 자아내는 장면들이 분명히 있었다. 순간 몰입이 깨지기는 하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박하게 엮인 사건들을 엮어내는 설득력이 조금은 부족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