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한눈에 보기 (209)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계 비전공자가 기계를 만들면서 생기는 노하우 연구를 하다보면 "이거 왜 이렇게 했어?"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말을 조리있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때마다 진땀을 흘리며 "그렇게 한 이유는요..." 하고 운을 떼지만, 온전하게 내 의도를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종종 받는 웃음기 가득한 리액션이 충격을 받아(관련 글) 더욱 더 내 생각을 표현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대학생-대학원생들이 하드웨어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모델링과 제작으로 나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3D 모델링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기계를 조립하는 것이다. 제작 단계에서는 과거라면 수수깡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지만(다이슨의 경우, 관련 글), 현재는 3D 프린터가 알아서 해준다. 일반인들이 3D 프린터의 위력을 잘 느끼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하고 말고 - EPH를 벗어날 수 있을까? 1편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번 글에서는 호호 할아버지가 된 MIT의 Neville Hogan 교수가 주장했던 Equilibrium Point Hypothesis[EPH]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해당 가설이 숱한 반박에 시달렸다고도 했다. 자세히 말하자면 단순한 반박이 아니라, 정면으로 대치되는 가설이 하나 더 있다. Mitsuo Kawato 교수가 틀을 닦아놓은 Internal Dynamics Model이다. EPH가 받아들여졌던 이유는 그 간편함 때문이었다. 팔을 이동시켜야할 때, 팔의 무게나 관성모멘트 등을 계산할 필요없이 단순히 근육의 활성도만 입력하면 원하는 위치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사람의 동작을 잘 설명해줬기 때문이다. 반면에 Internal Dynamics model은.. 아두이노보다 20배 빠른 줄 알았던 Teensy의 배신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육사의 절정에 나오는 구절이다. 또한, 아두이노 통신으로 고군분투하던 날의 기록(관련 글)에도 나오는 시이다. 지속된 실패로 현타가 찾아올 때면 어김없이 이 시가 떠오르는가보다. 오늘도 열심히 삽질을 하고 왔다는 뜻이다. 아두이노로 인한 고군분투는 수 차례 글로 남긴 바 있다. 그럴 때마다, "아, 블로그로 오늘 배운 시행착오를 정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앞으로는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을 제 멋대로 했던 것 같은데 어림도 없는 소리다. 문제는 끝도 없이 발생한다. "어후 구역질 나" 오늘 함께 이야기했던 박사 과정 5년차 형이 디버깅에 관해 이야기하며 한 말이다. '다음에는 더 수월해지겠지'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5월 28일에 쓴 ..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하고 말고 - MIT Hogan의 분석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라는 악동뮤지션의 노래가 있다. 노래가 썩 나쁘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가사가 너무 오그라들어서 쉽게 듣지는 못한다.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시아준수의 "이 노래 웃기지" 보다 세 단계쯤 밑이라고 할까...? (10단계 분위표를 사용할 경우) 하여튼, 노래의 싸비는 이런 식이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 팔 다리가 막 제멋대로 움직이는게!" 굳이 노래로 만들만한 내용인가 싶지만,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같은 것도 노래로 만드는 민족이니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은 정말 신기하다는 사실이다. MIT의 Neville Hogan 교수는, 현재는 호호 할아버지이지만,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한참 진행했다(현재도 하.. 다시 한 번, 책상 위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 "오늘은 정신 없겠군" 각오는 했건만, 이렇게까지 험난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교길에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오늘 뭐 한다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지?" 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나오게 된다. 의자에 앉아 생각하는 것에 사로잡혀 있던 것이다. 책상 위로는 단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다. 오늘 했던 것은 Teensy를 쓰는 것이었다. 기존에 아두이노로 개발해둔 것을 Teensy로 교환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냥 마구 바꾸면 당연히 고장나고, 조심스레 살펴보며 옮겨야 한다. 기존의 상황과, 개선하고자 하는 모습은 대략 위와 같다. 아두이노를 틴지로 교체하고, PWM으로 통신하던 구조를 UART로 바꿔주려는 것이다. 놀랍게도 UART는 이전에 제품 데모를 보기 좋게 실패하게 했던 원인(관련 글) .. 걸으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슈트의 개발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한다(진부하군요). 에너지에서 티끌을 모아내는 기술을 멋진 말로 Energy Harvesting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해당 기기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쉽게 발전하지 못하는 분야이다. 학교 도서관에는 압전 소자를 활용한 스위치를 의자에 심어두어서, 사람이 좌석에 앉으면 불이 켜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았는데, 해당 제품을 만드는 기업(커널로그)은 현재 운영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어려운 분야인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이번에는 걷는 움직임을 전기로 바꿔주는 슈트가 Science지를 통해 공개되었다(링크). 사실 전기를 만든다는 것은 부산물에 불과하고, 실제 효과는 걷는 것에 사용되는 에너.. BOA dial의 종류, 원리 그리고 특허 - 원리편 종류편에서 이어집니다 BOA dial을 해체하려다가 엄지 손가락을 굉장히 세게 질렀다. 핀셋이 뼈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은 굉장한 과장이지만, 과거 회상은 드라마틱해지기 마련이기에 현재로서는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 "악!" 소리를 지르고 핀셋을 뽑아들고서는 해체를 이어나갔다. 이렇게 살펴본 BOA dial의 원리이다. 사실 BOA dial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중국에서 만든 짝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중에 "특허편" 글에서 다시 살펴보겠지만, BOA dial의 특허는 2017년부로 만료되었다. 20년간 퍽이나 간단한 기술로 시장을 독점했으니 그 기간이 끝날 때도 됐다. 특허가 만료됐으니 '짝퉁'이라고 부를 권리는 없다. 하지만 역시 해체해보니 "겨우 이런 걸로 특허를 내서는 20년이나 해.. 274만 구독자 유튜버가 개발한 머리깎기 로봇 - Stuff Made Here 오전을 연구실에서 보내다가 "이러다 또 주중에 현타오겠다" 싶어 오후에는 짐싸들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놀아본 놈이나 놀 줄 아는 거지, 막상 나와보니 뭘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래, 머리를 깎자. 시간이 남으니 머리를 깎는다. 상당히 건설적인 생각이다. 여름이라 머리를 좀 짧게 깎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짧게 깎아주실 수 있나요?" 하고 미용사에게 요청한 후, 어떻게 깎는지 조마조마 하며 20여 분 간 앉아있었다. 미용사는 처음에 난처해하며 "너무 뜨는 머리라서, 최대한 안 뜨는 선에서 짧게 해드릴게요" 라고는 했지만, 이내 감을 잡은 듯 쉴 새 없이 머리를 조각해나갔다. '조각해나갔다' 라는 것이 머리를 깎는 미용사를 보는 내 솔직한 심경이다. 머리를 깎는 게 이렇게 복잡하구나! 하지만.. 아마존의 $180짜리 태블릿 - Fire HD 10 vs. 아이패드 아마존에서 태블릿을 만들어?! 하고 놀랐더니 웬걸, 2019년부터 만들고 있었다. 이번에 나온 Fire HD 10은 열 번째 버전이라는 것이 아니라 10인치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1080p Full HD와 3GB RAM(아이패드는 보통 4GB), 옥타코어(ipad pro와 동일) 스펙은 꽤나 준수한데, 내용을 보면 예상과 사뭇 다르다. 가격 vs. 호환 아마존에서 태블릿을 제작하는 목적은 소비자들을 아마존 콘텐츠(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뮤직 혹은 Kindle 전자책)에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제품 자체에서 그렇게 큰 수익을 남겨먹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20만원 남짓한 가격에 아마존 브랜드를 달고 저런 스펙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아두이노보다 20배 빠른 개발 보드 - Teensy 보드 아두이노를 처음 접했던 일을 설명한 적이 있다(관련 글). 이제껏 나의 개발 능력을 키워주는 것에 일조했던 아두이노지만, 오늘은 아두이노를 접했던 것을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아두이노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너무 바보 같았다. 아두이노 외에도 간단한 개발을 할 수 있는 보드들은 꽤 다양하게 있다. 그래픽을 지원하는 라즈베리파이나, 한국에서 만든 오드로이드, 그리고 오늘 사용한 Teensy 보드와 더 고급 버전인 STM. 모두들 용도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아두이노와 Teensy는 살짝 포지션이 겹친다. 둘 다 센서나 서보 모터 등 외부 기기를 다루는 것에 최적화된 보드이기 때문이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속도이다. 단순하게 클럭 속도를 비교하자면, 아두이노의 경우 16MHz이다. 초당 1600만..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