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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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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시연회 망한 후기 - 뒤늦게 고치는 외양간 마이클 블룸버그 자서전을 소개하는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두둑한 퇴직금과 함께 해고당한 블룸버그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블룸버그 단말기는 시연회 장에서 화면이 켜지자 마자 망가지고 말았다. 그럼에도 "켜졌다" 라는 사실에 모두들 환호를 질렀다는 사실은 1981년의 기술력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애플 I 컴퓨터가 1976년에 나왔으니까, 그럴 수 있겠구나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는 2021년이다. 화면이 켜졌다고 환호해주는 사람은 없다. 오늘은 그간 만들었던 어깨 재활기기의 시연회가 있던 날이다. 이렇게 말하니 꼭 작은 중소기업에서 나온 것 같은 두근거림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연구 목적의 제품이었다. 게다가 나는 중간부터 합류해서,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들을 잔뜩 가지고..
록스타 원칙 - 최고 실력자는 평균의 10배 이상은 가뿐히 해준다 규칙없음 책을 건네 받은 지도 한 달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못 읽었다니 참 누구에게랄 것도 없지만 면목이 없다. 겨울방학 때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려고 6만 원을 내고 졸업생 회원권을 구매하기도 했을 정도였는데, 연구실에 들어오고나니 책은 커녕 운동도 손에 잡히지 않은 것이다. 거 참 난처하게 되었군. 그래도 최근에 장거리 대중교통을 탈 일이 있어 오랜만에 책을 꺼내들었다. 남들은 모두 휴대폰을 보고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에서 책을 읽는 것은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다. 휴대폰으로도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이번에 읽은 챕터는 넷플릭스의 연봉 체계에 관한 부분이었다. "규칙없음" 이라는 제목답게, 연봉 체계 같은 것은 없다. 그래서 부하 직원이 상사보다 많은 돈을 받는 것은 흔..
한국 재활용 로봇의 현황과 과제 - 수퍼빈 재활용 스타트업 조사에서는 놓친 부분이었는데, 국내에서도 AI 로봇을 활용한 재활용이 시행 중이다. 2018년부터 운영했으니, 중국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기 전에도 재활용에 관심을 가지고 일하던 대견한 기업이다. 창업 당시에는 역시 재활용에 대한 안일한 인식 탓에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현재는 36개 지자체에 160개 이상의 로봇을 설치할 정도로 커졌다. 수퍼빈의 핵심 제품은 자동 재활용 분류장치인 "순환자원 회수로봇"이다. 과거 기사들에는 '네프론'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는데, 현재 회사 사이트에는 해당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다. 네프론이라는 이름도 무슨 뜻인지 잘 와닿지 않으니, 그냥 저렇게 풀어서 쓰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 해당 로봇은 빈 병이나 플라스틱 등을 이미지 기반으로 분류해서 수거..
배터리 선진국에서는 배터리 재활용을 어떻게 할까? K-재활용 시리즈를 조사하면서 얻은 수확은 Redwood Materials였다. 상당히 세분화된 시장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대거로 잡아먹는 테슬라와 대규모 배터리 생산업체 파나소닉을 모두 고객으로 확보해 놓은 것에는 CEO인 JB Straubel이 테슬라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Straubel이 테슬라를 등에 업었다면, 한국에는 LG화학 - SK이노베이션 - 삼성SDI로 이어지는 세계 배터리 점유율 40% 점유 업체들이 있다. 물론 혼자서 33% 점유율을 차지하는 파나소닉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이 정도라면 나름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되는 셈이다. 한국의 배터리 재활용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배터리는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나눠진다. 충전효율이 조금 떨어지는 배터리들은 바로 해체작업에 들어..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4)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재활용 산업의 최종 비전은 "환경을 가꾸는 일에 혁신적으로 기여하자" 정도가 되어야 옳다. "재활용을 통해 얻은 원료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 같은 맥락에서는, 누가 먹다 남긴 찌꺼기들만 쫓다가 말게 될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재활용 산업에 진출한 스타트업의 현황을 조사해보고 서로 비교해보았다. 1. 신소재 스타트업 엄밀히 따지자면, 재활용이라고 할 수는 없는 영역에 가깝다. 오히려 새로운 물질을 소비하게끔 만드는 산업이니, 정반대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환경을 가꾸는 일"이라는 시선에서는, 왜 재활용이 아니라 신소재가 정답인지 너무나도 명확하다. 플라스틱은 제 아무리 연료로 쓰든, 다른 플라스틱병으로 재탄생시키든 간에 유해한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3)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글의 결론은 우선, 재활용을 잘 하고 있는 나라로 손꼽히는 독일과 일본이 가지는 특성은 "분리수거를 할 때 깨끗이 씻어서 버린다" 정도의 일상적인 내용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가장 많이 쓰레기를 수출하는 두 나라가 역시 독일과 일본이므로, 재활용 수치가 어느 정도 세탁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터키에서 어떤 식으로 쓰레기를 사용하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내용 또한, 가히 충격적이었다. 2018년 즈음,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급감시킨 것은 단순히 THAAD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1992년부터 세계 쓰레기의 45% 정도를 수입하던 중국이 단번에 수입을 줄이자, 유럽 국가들이 난리가 났다. 그 결과 위 그래프의 형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럼..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2)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2.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지? 지난 글에서도 인용했지만, OECD 나라들 중에서 우리나라는 꽤나 좋은 재활용율을 보인다. 하지만, 수치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오히려 재활용에 대한 관심을 적게 하는 가림막일 뿐이라는 것이 지난 글의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더 재활용을 잘 하고 있는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먼저 가까운 나라 일본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그래프에서 나와있지만, 일본은 매립양이 거의 없고 대부분 소각한다. 서울시 설명에 따르면, 쓰레기를 단순히 태우는 것은 "소각장"이고, 태우면서 나오는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시설은 "자원회수시설"이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놨는데, 일본의 쓰레기 소각시설들이 대부분 자원회수시설인 것이다. 일본에는 약 1200개의 소각시..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1) 평소엔 그렇게 인식하고 살지 못하지만, 한국은 재활용을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넓은 땅덩이를 활용해서 매립을 주로 시행할 뿐, 보통 모든 쓰레기를 하나의 쓰레기 봉투에 모으고 있는 현황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재활용해봤자, 지구 살리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라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규칙"에 따라 분리수거를 시행하면 그 뿐, 수거된 쓰레기들이 어떻게 "재활용"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2019년 중국이 THAAD에 대한 보복으로 각종 규제를 내세웠을 때, 쓰레기 처치가 곤란해졌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알고보니 쓰레기들이 중국에 팔려나가고 있었고, 규제로 인해 쓰레기 수출길이 막혔던 것이다. 중국의 규제 덕분에(?), 잠깐이나마 쓰레..
꽤 간단한 문제로 폭발한 Starship - 3월 3일 발사 및 폭발의 기록 SpaceX의 기본 아이디어는 하나이다. 우주선을 쏘아올리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이유가, 로켓이 한 번밖에 사용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재사용되는 로켓을 만들자!" 라는 것이다. 2018년 재사용 실험에 성공한 Falcon Heavy 지속되는 실패에 망하기 직전에, 기어코 회사를 회생시킨 머스크는, 2018년 Falcon Heavy 로켓 추진체를 재사용 가능하게끔 복귀시키는 것에 성공한다. 위 영상의 썸네일은 꼭 CG 같지만, 실제 장면이다. 해당 영상은 몇 번이고 봐도 질리지 않고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정말로 몇 번이고 영상을 본다면, 질릴 수도 있는 모양이다. 3월 3일 발사한 Starship 재사용 실험은 무려 세 번째 실험이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가 있다는 사..
E-Commerce가 또?! - Etsy 의 급성장 아마존은 1994년 설립된 기업이다. 본래 트레이더였던 제프 베조스가 인터넷 트래픽이 급성장하는 것을 보고는 "아 온라인이다!" 싶어서 냉큼 설립한 회사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존은 현재 시가총액 1,700조 원이 되었으며, 세계 4위에 랭크되어 있다. 2010년대 들어 급성장하기 시작한 E-Commerce 산업의 열풍에 힘입은 덕도 크지만, 코로나 직전 $1,785 였던 주가가 현재 5개월만에 $3,401을 달성한 것으로 보아 집콕 시즌을 맞아 한층 더 급성장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사실 E-Commerce를 생각해보면, 참 별 게 없는 것 같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이니, 스스로 물품을 파는 것도 아닌 것이다. 물론 구매자의 구미가 당기게끔 알고리즘을 잘 만들고 마케팅 믹스를 잘 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