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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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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작업할 수 있는 종목들 - 코딩, 정비 등등 유튜브에는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 혹은 "lofi hip hop radio - beats to relax/study to" 등등의 제목을 가진 노래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엘리베이터 뮤직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런 장르는, 흘러나오는 듯 안 나오는 듯 하면서도 듣는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lofi hip hop radio 플레이리스트 하지만 나로서는, 어떤 일을 할 때 뭘 들으면서는 잘 하지 않는다. 마음이 편해지고 자시고, 일단 주의가 산만해져서 불편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딩 하면서 듣기 좋은 음악"이란 어떤 것인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귓속에다가 if 함수 while 문을 집어넣는 것도 아닌데 뭐가 어떻게 좋을 수 있을까? 코딩할 때는 알고리즘을 생각..
사흘에 걸친 디버깅의 끝 - 아두이노 Serial.print의 비효율성 록스타 원칙에 관한 글에서는 멋도 모르고 "스무 시간에 걸쳐 일류 프로그래머가 하는 결과물을 해냈다" 하는 식으로 말을 했지만, 어림도 없지 시연회 망한 후기글에서는 "이 정도면 되었겠지" 하는 방심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상세히 기술했다. 결국 스무 시간에 걸쳐서도 일류 프로그래머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내지 못한 셈이다. 시연회 폭망 이후 디버깅 과정에서 발견한 다양한 문제점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아두이노의 반응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코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점검을 위해 삽입했던 Serial.print 함수가. 오히려 코드 동작을 느리게 하는 원인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Serial.print 함수를 모두 제거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다. 결국 제대로 된 코..
프로젝트 1차 종료를 앞두고 내가 준비해야 하는 일들 어깨 CPM에 관련한 프로젝트의 1차 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비대면으로 현재까지 구현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이므로, 피드백을 받은 후 다시 제작하게 될 테니 아직 완전한 종료는 아니다. 하지만 1차 기한 이후에는 분명히 지금과 같이 저녁 늦게까지 개발을 하거나, 주말에도 몰두해서 코드를 짜야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경우, 미리 그 이후를 대비해두지 않으면 붕 떠버리는 시간에 허탈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지난 8월 경 정밀공학회 포스터 발표 때의 상황이 딱 이러했다. 한 달 쯤 전부터 상당히 발등에 불똥 떨어져서 작업을 하다가, 발표를 하고 나니 할 게 없어져서 텐션이 확 떨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 1차 종료가 끝난 이후에 해야 하는 일들을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 한참을 멍하니..
하려던 일이 어그러졌을 때 빠르게 방향을 트는 방법 3월 7일부터 열심히 조사해온 K-재활용 시리즈의 본래 목표가 어그러지고 말았다. 본래 목표라 함은, 학내 "대학원생 창업동아리" 지원이었다. 학부생 시절 한 번 선정된 바 있는 프로그램이기에, 일단 서류를 내기만 하면 붙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서류를 내기도 전에 어그러지고 만 것이다. 달팽이 눈 움츠러들듯 이렇게 빠르게 행동을 멈춘 이유는, 애초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게 될까?" 하는 의문은 항상 존재하는 것 같다. 창업동아리 제도는 그런 과정에 보다 자심감을 불어넣어주고자 서울대 산학협력단에서 추진하는 제도라고 이해하고 있다. 굳이 창업 "동아리" 라고 이름 붙인 것을 보고 내 멋대로 판단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어쨌든 교수님의 "이건 아닌 것 같다" 한 마디에 "그럼 없던 일로 하겠..
연구실 4주차의 숨고르기 2021년 설 연휴가 끝난 뒤부터 연구실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므로, 나는 만 3주차이자 현 4주차 대학원생이다. 우습게도 숨고르기를 하려고 한다. 4년차도 숨고르기는 잘 하지 않는 것 같던데... 복귀 직후에 맡게 된 업무는 어깨재활기구 제작의 보조였다. 정확히는 컨트롤러 부분을 맡아서 열심히 삽질도 하고, 게임보이를 딴 디자인도 해봤더랬다. 주말에도 집에 내려가서 비상정지버튼을 구현해왔으니 꽤나 열성적이었고, 또 굉장히 즐거웠다. 그런데 웬걸, 어제부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사실 말하자면, "아 쥰내 하기 싫다!" 하고 입 밖으로 소리치고 싶지만, 정말로 하기 싫어질까봐 차마 그렇겐 하지 않았다. 블로그가 대나무 숲이 되어 내뱉지 못한 말을 열심히 타자로 치고 있는 것이다. "아 쥰내 ..
대학원생의 도시락 (1) - 모닝빵 샌드위치 내가 상주하는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312동이다. 학부생 시절에는 전혀 가볼 일이 없는 건물인데, 이름 자체도 정밀연구소에 딸려 있는 "실험동"이기 때문이다. 실험동답게, 인테리어 따위는 일절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아득바득 건담도 가져다 놓고, 앞으로는 또 뭘 놔볼까 고민도 해보지만, 뭐 거기서 거기다. 근본적인 차가움이 건물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제인 것은 식당까지의 거리이다. 위 지도와 같이, 밥을 먹으러 가기 위해서는 302동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학교가 오르막길이다보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것도 경사는 또 얼마나 가파른지, 런지 보폭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도시락을 준비하기로 했다. 어제 삼일절을 맞아 친구와 코스트코에서 잔뜩 구매를 해서는 기숙사 냉장고에 넣어뒀..
93일차 1일 1포스팅 - 목표 달성 실패의 이유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어느덧 석 달이 지났다. 1일 1포스팅을 하자- 하는 생각으로 매일 매일 글을 썼고 93일 동안 95개의 글을 썼다. 첫 이틀 동안 네개의 글을 썼던 것 같으니, 그 이후로는 매일 매일 글을 써 온 셈이다. 1월 3일에 세워둔 목표에 따르면, 2월 내로 일 방문자 100명을 달성하기로 되어 있다. 결과는 어떨까? 아 제목에 실패라고 적었구나. 구체적인 수치는 아래와 같다. 일 방문자 최고값은 2월 8일에 세운 86명이었다. 그 이후로는 거의 5~6일을 주기로 상승-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86명을 유입시켰던 글은 신안 해상풍력단지에 관한 글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2월 6일 내 생일을 맞아 집에 내려가 있는 동안 밤 11시가 넘어서 급하게 "아 오늘 글 안썼다" 하고는 써내려간 글이..
코엑스 건담 베이스 방문기 - 연구실 책상에 둘 건담 친구를 만나 코엑스 건담베이스를 갔다왔다. 친구로 말하자면, 초등학생 때부터 프라모델 조립을 취미로 해왔기에, 배경지식이며 손재주가 나름 동년배에 비해서는 잔뼈가 굵은 것이다. 그런데 건담베이스 입구부터 위 녀석이 자리잡고 있었다. 엔트리 그레이드 (EG)로서 상당히 단순한 구조인데도 친구는 자세히 한 번 봐보라고 제안했다. "뭐가 다른가?" 하고 봤더니 글쎄 세밀한 부품들에 색이 모두 다르게 칠해져있는 것이었다. EG는 8세 이상에 권장하는 모델로, 마구 다뤄도 되는 정도의 디테일을 싼 값에 제공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 정도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알고보니, 같은 종류의 색상을 지닌 부품들을 통째로 출력함으로써 세밀한 부품을 줄일 수 있던 것이었다. 예를 들어, 위 벨트 부분의 V자 노랑..
넷플릭스와 애플의 공통점 - 1급 인원은 1급과 함께 일해야 한다 오래 전에, 아는 형이 지나가며 "규칙없음"을 건네준 적이 있다. 아직 책 초반을 읽고 있는지라, 전반적인 정리는 따로 해야겠지만 몇 장 읽지 않고서도 정말 뒤통수를 때리고 가는 구절들이 상당히 많다. 두 가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아직 100장을 넘지 못한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많다) 먼저 넷플릭스에서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무사히 넘기지 못하고 대규모 해고를 감행하며 직원 1/3을 해고했을 때의 일이다. 분위기가 날카로워질 것을 예상했던 경영진은 오히려 사람들이 힘을 내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해고를 위해 직원들의 성과를 파악한 후, 특출한 성과를 내는 인원만 남기고 나니 해당 인원들끼리의 시너지가 더욱 강화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도 있다. 피실험자들로 하여금 ..
이불킥이 심각한 정도라면, 침대맡에 샌드백을 둬서 운동효과를 얻자 유튜브 침착맨 채널에서 "왕십리로 날아온 편지"를 즐겨 듣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도 듣는데, 웃느라고 운동할 힘이 빠질 정도이니 마스크로 웃고 있는 것을 가릴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다행일 정도이다. 시청자들의 사연을 읽어주면서, 침착맨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전형적인 라디오 구성인데 "창피한 일들이 너무 많아요" 하는 사연이 소개된 적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 씩 창피했던 생각을 떠올리며 자기 혐오에 빠진다는 시청자 사연에 "어라 내 얘긴가?" 하고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나야말로, 길을 걷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한숨을 푹푹 내쉬곤 하는데 나를 괴롭히는 기억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좀 글로 남겨볼까? 얼마나 창피한 경험인지 써보자. 1. 직장에서 녹취를 걸렸다. 사실 이 경험은 그렇게 창피하지는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