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들여다보기/관정도서관 서재 (24) 썸네일형 리스트형 [도서 리뷰] 볼품 없는 티셔츠에 관한 매력적인 글 - 무라카미 T 나온 줄도 몰랐던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신간을 친구가 선물해줬다("고마워!").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는 한 번 읽은 것을 나중에 또 읽어도 재밌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웬만하면 중고 서점에서 눈에 들어오는 대로 사는 편이었다. 그런데 신간을 새 책으로 읽을 수 있다니. 성공한 삶이다. "왜 내 주위 남자들은 이렇게 하루키를 좋아하지" 하는 일반화에 휩쓸리게 된 가슴 아픈 경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침착맨 유튜브에서 가족나들이(유튜브)를 하건, 새벽에 칼싸움을 하건(유튜브) 냉큼 달려가서 시청하듯이, 하루키만 나오면 안 읽고서는 못배기는 것이다. 나에겐 이게 미스터트롯이다~ 이 말이야. 그 동안 하루키의 에세이가 본인 생각을 단편적으로 기술하는 내용들이었다면, 이번에는 자신이 모으듯이.. 니체, 이 사람을 보라: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니체의 "이 사람을 보라"는 친구에게서 본격적으로 니체를 읽기 전에 배경지식으로 읽어두면 좋을 책으로 추천 받은 책이지만(관련 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본격적인 글을 이해하기 위해 배경지식을 쌓으려고 하는데, 배경지식조차 이해할 수 없다면 어디가서 하소연을 해야 하나? 몸소 철학의 진흙탕 속에서 헤엄친 결과를 정리해 본다. 먼저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용어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단어 중 하나는 "데카당스"라는 것인데 아무런 해설없이 대뜸 "독자들은 내가 어떤 점에서 변증법을 데카당스의 징후로 보는가를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 라는 식으로 사용된다. 아뇨, 모릅니다. 변증법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데카당스는 역사적으로는 문화의 대전환기(로마의 .. 야쿠마루 가쿠 -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생각의 깊이가 아쉬운 책 "제 딸을 살해한 놈들을 15년 후에 죽여주세요!" 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유명한 책이지만, 책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우선 15년도 아니다. 저 말을 하는 사람이 존재했을 당시에는, '딸을 살해한 놈들'은 징역 15년형이 아니라 무기징역을 받은 상태였다. 게다가 문장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마치 "지금 당장이 아니라 15년 후에 죽여주세요" 라고 요청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사실은 "사형이 아니라 징역형을 받은 것이 말도 안되니 징역을 다 살고 나오는 순간 죽여주세요"라고 요청하는 문구이다. 캐치프레이즈의 역할이 일단 시선을 끌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뭐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셈이지만 너무 자극적으로 그려놓은 문장이 아닌가 싶다. 그것과는 별개로 책의 흡입력은 매우 좋은 편이다. 짧은 호흡을 유지하면서 긴장감을 .. 니체를 읽기 전 준비운동을 해보자 -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심연을 들여다볼 때는 주의해야 해. 심연도 너를 들여다보고 있을테니까" 내게는 배경지식의 범위가 굉장히 넓은 친구가 있다. 이야기를 할 때 친구가 던지는, 주제에 쏙쏙 들어맞는 역사적 사례들과 철학 사상들이 "참 세상은 넓구만" 하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그 친구가 해준 니체의 말이었다. 심연을 들여다볼 때는 주의해라. 맥락은 이러했다. 내가 이제껏 해보지 않은 영역에서 "탐색"을 해보려고 한다는 말을 전했던 것이다. 그 영역이 나를 집어삼키는 것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테니 주의하라는 의미였다. 집어삼켜지게 되면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고도 했다. 아니, 탐색하러 간다는데 구명줄 같은 역할 해줄 수도 있는거 아냐? 시적 요소가 잔뜩 포함된 저 말의 진짜 의미는, 우리가 선과 악, 옳고 그름으로 표현하.. 넷플릭스와 애플의 공통점 - 1급 인원은 1급과 함께 일해야 한다 오래 전에, 아는 형이 지나가며 "규칙없음"을 건네준 적이 있다. 아직 책 초반을 읽고 있는지라, 전반적인 정리는 따로 해야겠지만 몇 장 읽지 않고서도 정말 뒤통수를 때리고 가는 구절들이 상당히 많다. 두 가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아직 100장을 넘지 못한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많다) 먼저 넷플릭스에서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무사히 넘기지 못하고 대규모 해고를 감행하며 직원 1/3을 해고했을 때의 일이다. 분위기가 날카로워질 것을 예상했던 경영진은 오히려 사람들이 힘을 내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해고를 위해 직원들의 성과를 파악한 후, 특출한 성과를 내는 인원만 남기고 나니 해당 인원들끼리의 시너지가 더욱 강화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도 있다. 피실험자들로 하여금 .. [도서리뷰] 문병로, 메트릭 스튜디오 - 실전편 (1) 어제 확인한 이론 중에서, 주가가 기업 자본 증가율을 따라간다는 내용을 현재까지의 데이터로 구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결과는 충격적으로 빗나갔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위 그래프가 이론편에서 접했던 내용이다. 2011년까지의 기록이 코스피 지수와 그래도 잘 들어맞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기록은 아래와 같다. x 축이 연도로 표시되어 있지 않아 헷갈리지만, 2004년 1월부터 월별 데이터를 그래프화 한 것이다. 이를테면, 50번째의 데이터는 대략 4년 정도 지난 시점이니 0 ~ 100까지가 이론편에서 도입한 그래프와 맞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00 이후의 데이터는 심각하게 어긋난다. 자본 성장률이 꾸준하게 증가한 것에 비해서 코스피 지수는 놀라우리 만큼.. [도서리뷰] 문병로, 메트릭 스튜디오 - 이론편 퀀트를 하는 친구가 추천해준 책이다. "PER? PBR? 뭐 주가랑 상관 관계는 있겠지. 근데 그거 다 미국시장에만 적용가능하고 한국시장이랑은 다른 이야기 아녀?"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줄만 하다. 직접 데이터들을 정리하고 재무지표, 차트 추이 등을 한국시장에 적용해서 분석해주었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하면서 직접 투자 회사를 운영중인지라 핵심적인 알고리즘은 책에 실려있을리도 없을 뿐더러 2014년에 지어진 책인지라, 현재까지의 데이터와는 조금 차이가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2020년 초의 코로나 대폭락 장을 반영해주지 않아서 조금 아쉽다. 뿐만 아니라, "수치로 확인하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라!" 라고 책 날개에 경고문까지 멋들어지게 적어두고서는, 책 중반 즈음에 "2017년 .. [도서 리뷰] 아사다 지로, "칼에 지다" 침착맨의 영상 중에 "칼에 지다"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왠지 모르게 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람이(그러고보니 작가였네) 재밌게 본 책이라고 홍보하는 모습에 끌려서 나 역시 빌려 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가 막힌 소설이었다. 이렇게 재밌게 읽어본 소설은 실로 오랜만이었다고 생각된다. 침착맨은 "신선조 이야기"라고 했지만 정식 일본 명칭은 '신센구미'라고 하는 것 같다. 신센구미에 대한 배경은 나무위키를 참고하든가 하는 것이 더 좋겠지만 책을 읽으면서도 당시 일본의 상황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재밌다고 생각되었다. "아하, 이런 이야기군!" 하는 맛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등장 인물들도 상당히 입체적이다. "사무라이" 하면 생각하는 이미지는 당연히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도서리뷰]64조 원 자산가가 첫 매출이 나기도 전에 회사를 팔아버릴 뻔 했던 사연 - 마이클 블룸버그 스토리 (2) 그는 해고된 뒤에, 주식을 거래하던 경험을 살려서 보다 트레이딩을 간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정보의 전산화 센터인 지금의 "블룸버그"였다. 당시에는 Innovative Market System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 컨설팅 업무로 금융계에 들어서게 된다. 금융업계의 "컨설팅"이란, 자료조사 업무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이런 저런 자료들을 모아서 보고서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투자회사 메릴린치를 첫 고객으로 모셔와서는 그래도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했다. 그리고는 아직 완성하지도 않은 컴퓨터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6개월 뒤에 납품해서 만족스러울 경우에 돈을 받겠다는 요상한 계약까지 완성시킨다. 이미 메릴린치 내부에서는 .. [도서리뷰] 64조 원 자산가가 첫 매출이 나기도 전에 회사를 팔아버릴 뻔 했던 사연 - 마이클 블룸버그 스토리 (1) "슈카월드"라는 채널은 시사 상식들을 쉽고 재밌게 풀어줘서 배속으로 들으면 이만한 채널이 또 없다. 채널 영상 중에 이런 제목을 단 것이 있다. "120억 원을 64조로 만든 데이터의 가격" 영상은 분명 유익하지만,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이 어떻게 성공했는가에 대한 내용만 담고 있을 뿐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는지, 왜 퇴직금을 120억 원이나, 그것도 39살에 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자서전을 읽으면서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보았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중산층 정도 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월급 회계사인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라고 하니, 분류하기는 애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미래에 64조 원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할 수는 없는 집안이라는 것이다. 중고등학생 때는 전자회사..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