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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관정도서관 서재

넷플릭스와 애플의 공통점 - 1급 인원은 1급과 함께 일해야 한다

오래 전에, 아는 형이 지나가며 "규칙없음"을 건네준 적이 있다.

아직 책 초반을 읽고 있는지라, 전반적인 정리는 따로 해야겠지만

몇 장 읽지 않고서도 정말 뒤통수를 때리고 가는 구절들이 상당히 많다.


2002년 $1.21에서 540 달러까지 성장한 넷플릭스

두 가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아직 100장을 넘지 못한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많다)

먼저 넷플릭스에서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무사히 넘기지 못하고

대규모 해고를 감행하며 직원 1/3을 해고했을 때의 일이다.

 

분위기가 날카로워질 것을 예상했던 경영진은

오히려 사람들이 힘을 내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해고를 위해 직원들의 성과를 파악한 후, 특출한 성과를 내는 인원만 남기고 나니

해당 인원들끼리의 시너지가 더욱 강화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도 있다.

피실험자들로 하여금 몇 명씩 팀을 이뤄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는데

각 팀에는 분위기를 흐릴 역할을 하는 배우를 딱 한 명씩 숨겨놓았다고 한다.

그러자 1명이라도 분위기 깨뜨리는 사람이 끼워진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성과가 30% 이상 낮게 측정된 것이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부정적인 효과는 전염이 빠르다"라는 것이다.

반면에 긍정적인 효과는 전염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여기서 느꼈던 점은 '과연 나는 1급 인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넷플릭스에서 만든 인사 철칙에도 이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해석하자면, "적당한 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두둑한 퇴직금이 부여된다" 라는 것인데

Severance package란, 단순한 퇴직금이 아니라

정리해고를 당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봉급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에

다시 말하자면 "적당한 성과를 내는 사람은 잘린다" 라는 것이다. 

특출한 성과를 낼 각오를 지속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1급 인원들과 함께 일할 수 없게 된다.

 

전염성 빠른 부정적인 면모들에 젖어있다보면,

특출난 성과이고 자시고, 현재 상황에 안주하기 쉽다.

내 모습이 영락없이 그렇다고 생각되기에,

늘 채찍질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다짐하게 된다.


두 번째로 뒤통수를 치고 간 요소는, "즉각적인 피드백"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유에서 시작된 문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공격적일 수 있는 피드백도 넷플릭스에서는 주저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책을 공동으로 집필한 "에린 마이어"의 넷플릭스 직원 대상 강연 자리에서도

"강연을 진행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다" 라며

강연 도중에 피드백을 제공하는 직원도 있었을 정도이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무례하기 짝이 없다' 라고 생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피드백들은 분명히 상황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존재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소심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기에

그런 피드백들을 받는다면 삽시간에 표정이 굳고 짜증이 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넷플릭스에서는 이런 즉각적인 피드백에도 규칙을 정해뒀는데,

감사하게도 피드백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규칙이 있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규칙은

1)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는 것과

2) 실질적인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고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규칙은

1) 감사히 생각해야 하고

2)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똥 씹은 표정으로 "고맙습니다"라고 해봤자

그다지 소용있어 보일 것 같지는 않지만, 

말의 힘이라는 것이 있으니 또 고마운 마음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것을 명확히 하라는 말은, 

피드백을 실제로 생각해보고, 나에게 맞는 말인지 그 자리에서 판단하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공격을 받고 심적으로 심란해진 상황일테니 

"조언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하는 태도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므로 웬만큼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지 않는 이상,

침착하게 해당 피드백의 득과 실을 판단한 후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1급 인원들만 남아서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모양이다.


특히 요즘처럼 새로운 장소로(연구실) 환경이 변화하는 경우에는

내가 피드백을 줄 만한 상황보다는, 피드백을 받는 상황이 많을 거라고 생각된다.

해당 상황들에서 감사히 피드백을 수용한 후, 체화까지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