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카월드"라는 채널은 시사 상식들을 쉽고 재밌게 풀어줘서
배속으로 들으면 이만한 채널이 또 없다.
채널 영상 중에 이런 제목을 단 것이 있다.
"120억 원을 64조로 만든 데이터의 가격"
영상은 분명 유익하지만,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이
어떻게 성공했는가에 대한 내용만 담고 있을 뿐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는지,
왜 퇴직금을 120억 원이나, 그것도 39살에 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자서전을 읽으면서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보았다.
마이클 블룸버그는 중산층 정도 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월급 회계사인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라고 하니,
분류하기는 애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미래에 64조 원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할 수는 없는 집안이라는 것이다.
중고등학생 때는 전자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원의 추천으로 존스홉킨스대학 응용 물리학과 계열에 입학하게 된다.
벌써부터 조금씩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응용물리?
대학 생활에서는 학문보다는 여러 대외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자신의 적성상 리더의 위치에 있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고서는 졸업 후 다들 대학원에 가던 분위기에 휩쓸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지원하게 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뭐 지금도 그렇지만 경영 분야에서는
최고로 알아주는 대학원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막대한 학자금도 그렇고, 지원 동기도 그렇고
재력가의 자손이라든지 정치인 집안의 사람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이클 블룸버그는 어느 것도 아니었고,
막연하게 제조회사의 관리직으로 들어가겠거니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졸업이 가까워졌음에도 아무 생각도 없던 마이클에게
친구가 "주식거래인은 어때?" 하고 추천을 해줬다고 한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증권사의 분위기는 하버드와는 사뭇 다르다.
해당 영화의 실존인물인 조던 벨포트가 1962년 생인데 반해
마이클 블룸버그는 1942년 생이니, 20년 정도의 차이가 나지만
마이클 세대에서의 증권가는 더 했다.
말 그대로 피 튀기는 세일즈의 영역이었던 것이다.
대학원 출신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고,
입사하게 된 증권회사 "솔로몬 앤드 허츨러"에서 바로 위 상사는
웬 항구 잡역 출신이었다고까지 했다.
주어진 가장 큰 업무는 중역들의 연필을 깎아주는 일들과
파일(말 그대로 종이 파일)로 된 주식 거래 장부들을 알파벳 순서로 정렬하는 것이었다.
점심시간에는 항구 잡역 출신 선임이 자신보고 들으라는 듯이
아무리 고학력자라도 점심시간은 한 시간이니 제 때 돌아오라고
모두에게 고래고래 소리쳤다고 한다.
하루는 마이클이 너무 심심했던 나머지
중역들의 연필을 살짝 부러뜨려서 책상에 두었다(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출근해서 그걸 본 중역 중 한 사람이
마이클은 당장 해고해야 한다면서 난리를 부렸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마이클은,
연필 깎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한 일임을 깨우쳤고
얼마 뒤 그 사람을 피해 "채권팀"에서 "주식팀"으로 옮기게 된다.
그나마 기관을 상대로 한 채권팀에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식 세일즈 팀으로 옮기게 되자
마이클 블룸버그는 말 그대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한 명이 된다.
교묘하게 정보를 왜곡하면서 주식을 재빠르게 팔아치웠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주식 호황기를 맞아 회사가 크게 성장하면서
그 역시 상당한 지분을 가진 중역으로 승진하게 되는 것이다.
중역이 되자 당연히 알력다툼도 많아졌고,
신나게 주식을 팔던 어느 날, 세력싸움에서 밀려났던 상관이
자신의 부서로, 자신의 선임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격하게 반대했던 블룸버그는 정보 시스템 부서로 옮겨가게 되었지만
데이터 정보화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회사의 지배구조가 변하는 과정에서
마이클 블룸버그의 지분을 일시불로 지급하면서 해고통보를 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 39세에 받은 1000만 달러의 정체였다.
하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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