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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관정도서관 서재

[도서리뷰] 원씽 - 명언집에 가까운 자기계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덤그랜트의 오리지널스, 기브앤테이크 등을 읽다가 보니 이 책에도 다다렀다. 부제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이라는 제목이 나를 이끌었던 것이다. 오리지널스, 기브앤테이크는 모두 세상의 이치와 반하는 이론을 제시하고 다양한 사회실험을 통해 해당 내용을 검증하고 있었다. 이 책도 그렇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며 읽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실망에 가까웠다.

 

 책의 주장은 한결같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정하고, 그걸 위해서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올해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이번 달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번 달에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이번 주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번 주에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오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명백한 명제를 검증하기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문장들이 많았고, 그렇다보니 명확한 근거 없이 한 문단이 끝나기 마련이었다. 예를 들면 군대 시절 중대장님과의 족구같은 것이다. 명백한 아웃 상황에서 "이건 인(in)이야!" 라고 했더니 한치의 망설임 없이 "인!" 이라고 외치던 2소대장님 같은 느낌이랄까. "복잡해지는 현대사회에서 보험을 들어두듯 사는 게 더 낫지 않나요?" "단순하게 삶으로서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밖에 없는데, 실패한 사람들의 역사는 알고 계시긴 한거죠?" 라고 물어보고 싶지만 대화의 문은 굳게 닫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등학생 때 한참 재밌게 읽었던 서울대합격수기, 하버드합격수기 등의 책들이 생각나서 나름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앞서 말했던 오늘의 계획을 세우는 부분만 하더라도 그렇다. 나로서는 당장 오늘 할 것을 생각하느라고 아침 10분 정도를 사용한다. 이렇게 근시안적으로 살아도 되는지 갸우뚱 거렸던 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거룩하고 엄숙하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위해 오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거라" 하는 명언이 주어지니 "예 알겠사옵니다" 하고 계획을 세워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인 것이다.

 

 

 "이거 맞나" "이거 아닌거 아닌가" "보험 들어둘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는 분명히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 비록 명확한 근거로 채워진 알찬 책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일갈을 내려주는 문장들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