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렌드 한눈에 보기/학계 트렌드

(114)
웨어러블 연구실의 야외실험...피크닉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관련 글 참고)의 발표날이 다가옴에 따라, 시연 등 다양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신입생인 나로서는 딱히 맡은 일 없이 이런 저런 보조업무를 할 뿐이지만, 오늘은 야외 실험에 따라가서는 신나게 운동장을 뛰놀았다. 실험에 필요한 이런 저런 수발을 드는 시간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최대한 수발을 잘 드는 것이 내 할 일이다. 100m를 7초에 뛰어야 하는 실험이기에 체력이 줄어드는 사람들에게 물을 가져다 주고, 이런 저런 실험장비들을 미리 들고 대기하는 등의 일들을 뜻한다. 허드렛일들이지만, 그런 사소한 일들을 잘 챙기다보면 보다 많은 이야기들을 연구실 선배들과 하게 된다. 오늘 들었던 중요한 이야기 중에 하나는 "Metabolic Cost"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어..
기계 비전공자가 기계를 만들면서 생기는 노하우 연구를 하다보면 "이거 왜 이렇게 했어?"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말을 조리있게 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때마다 진땀을 흘리며 "그렇게 한 이유는요..." 하고 운을 떼지만, 온전하게 내 의도를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종종 받는 웃음기 가득한 리액션이 충격을 받아(관련 글) 더욱 더 내 생각을 표현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대학생-대학원생들이 하드웨어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모델링과 제작으로 나뉜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3D 모델링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기계를 조립하는 것이다. 제작 단계에서는 과거라면 수수깡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지만(다이슨의 경우, 관련 글), 현재는 3D 프린터가 알아서 해준다. 일반인들이 3D 프린터의 위력을 잘 느끼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하고 말고 - EPH를 벗어날 수 있을까? 1편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번 글에서는 호호 할아버지가 된 MIT의 Neville Hogan 교수가 주장했던 Equilibrium Point Hypothesis[EPH]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해당 가설이 숱한 반박에 시달렸다고도 했다. 자세히 말하자면 단순한 반박이 아니라, 정면으로 대치되는 가설이 하나 더 있다. Mitsuo Kawato 교수가 틀을 닦아놓은 Internal Dynamics Model이다. EPH가 받아들여졌던 이유는 그 간편함 때문이었다. 팔을 이동시켜야할 때, 팔의 무게나 관성모멘트 등을 계산할 필요없이 단순히 근육의 활성도만 입력하면 원하는 위치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사람의 동작을 잘 설명해줬기 때문이다. 반면에 Internal Dynamics model은..
아두이노보다 20배 빠른 줄 알았던 Teensy의 배신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육사의 절정에 나오는 구절이다. 또한, 아두이노 통신으로 고군분투하던 날의 기록(관련 글)에도 나오는 시이다. 지속된 실패로 현타가 찾아올 때면 어김없이 이 시가 떠오르는가보다. 오늘도 열심히 삽질을 하고 왔다는 뜻이다. 아두이노로 인한 고군분투는 수 차례 글로 남긴 바 있다. 그럴 때마다, "아, 블로그로 오늘 배운 시행착오를 정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앞으로는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을 제 멋대로 했던 것 같은데 어림도 없는 소리다. 문제는 끝도 없이 발생한다. "어후 구역질 나" 오늘 함께 이야기했던 박사 과정 5년차 형이 디버깅에 관해 이야기하며 한 말이다. '다음에는 더 수월해지겠지'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5월 28일에 쓴 ..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하고 말고 - MIT Hogan의 분석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라는 악동뮤지션의 노래가 있다. 노래가 썩 나쁘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가사가 너무 오그라들어서 쉽게 듣지는 못한다.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시아준수의 "이 노래 웃기지" 보다 세 단계쯤 밑이라고 할까...? (10단계 분위표를 사용할 경우) 하여튼, 노래의 싸비는 이런 식이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 팔 다리가 막 제멋대로 움직이는게!" 굳이 노래로 만들만한 내용인가 싶지만,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같은 것도 노래로 만드는 민족이니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은 정말 신기하다는 사실이다. MIT의 Neville Hogan 교수는, 현재는 호호 할아버지이지만, 사람들이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한참 진행했다(현재도 하..
다시 한 번, 책상 위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 "오늘은 정신 없겠군" 각오는 했건만, 이렇게까지 험난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교길에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오늘 뭐 한다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지?" 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나오게 된다. 의자에 앉아 생각하는 것에 사로잡혀 있던 것이다. 책상 위로는 단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다. 오늘 했던 것은 Teensy를 쓰는 것이었다. 기존에 아두이노로 개발해둔 것을 Teensy로 교환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냥 마구 바꾸면 당연히 고장나고, 조심스레 살펴보며 옮겨야 한다. 기존의 상황과, 개선하고자 하는 모습은 대략 위와 같다. 아두이노를 틴지로 교체하고, PWM으로 통신하던 구조를 UART로 바꿔주려는 것이다. 놀랍게도 UART는 이전에 제품 데모를 보기 좋게 실패하게 했던 원인(관련 글) ..
걸으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슈트의 개발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한다(진부하군요). 에너지에서 티끌을 모아내는 기술을 멋진 말로 Energy Harvesting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해당 기기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쉽게 발전하지 못하는 분야이다. 학교 도서관에는 압전 소자를 활용한 스위치를 의자에 심어두어서, 사람이 좌석에 앉으면 불이 켜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았는데, 해당 제품을 만드는 기업(커널로그)은 현재 운영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어려운 분야인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이번에는 걷는 움직임을 전기로 바꿔주는 슈트가 Science지를 통해 공개되었다(링크). 사실 전기를 만든다는 것은 부산물에 불과하고, 실제 효과는 걷는 것에 사용되는 에너..
아두이노보다 20배 빠른 개발 보드 - Teensy 보드 아두이노를 처음 접했던 일을 설명한 적이 있다(관련 글). 이제껏 나의 개발 능력을 키워주는 것에 일조했던 아두이노지만, 오늘은 아두이노를 접했던 것을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아두이노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너무 바보 같았다. 아두이노 외에도 간단한 개발을 할 수 있는 보드들은 꽤 다양하게 있다. 그래픽을 지원하는 라즈베리파이나, 한국에서 만든 오드로이드, 그리고 오늘 사용한 Teensy 보드와 더 고급 버전인 STM. 모두들 용도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아두이노와 Teensy는 살짝 포지션이 겹친다. 둘 다 센서나 서보 모터 등 외부 기기를 다루는 것에 최적화된 보드이기 때문이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속도이다. 단순하게 클럭 속도를 비교하자면, 아두이노의 경우 16MHz이다. 초당 1600만..
강화학습(SAC)을 활용한 코로나 대응 정책 만들기 - Sony AI 스탠포드 유튜브 강의(CS234)로 강화학습을 공부한 게 올해 1~2월 쯤이었다. 마냥 공부만 하면 재미가 없으니 Cartpole 예제로 직접 구현해보는 시간도 가졌더랬다(관련 글).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면 실제 연구에 강화학습을 사용할 수 있겠지~ 하며 기대도 했었다. 그런데 웬걸, 강화학습은 커녕 단순한 머신러닝조차 활용할 길이 드물다. 연구 주제인 웨어러블 혹은 생체모사 로봇 등이 디자인과 성능 검증으로 이뤄져 있지, 제어나 센서 등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제어를 하게 되는 강화학습을 사용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딥러닝을 손 놓고 있자니 공부한 것이 아깝기도 하고, 또 언젠가는 쓰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강화학습을 적용할만한 다른 연구거리를 찾..
일론 머스크가 직접 설명해주는 로켓 과학 영어 관용구 중에는 "it's not a rocket science"라는 것이 있다. 로켓 과학도 아닌데,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니냐~ 하는 핀잔이 섞인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로켓 과학 정도라면 이해 못해도 괜찮을 거라는 뜻이 될 수 있다. 일론 머스크 본인은 학부는 경제와 물리를 전공했고, 에너지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공부하려다가 이틀 만에 때려친 뒤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로켓 과학과는 상관 없는 (전혀까지는 아니겠지만...)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혼자서 공부하면서 SpaceX 창업을 했다는 뜻일 테다. 물론 고용하는 로켓공학 박사들이 관련 분야를 더 잘 알겠지만, 회사의 대표로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로켓 과학을 아예 모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사람이 "내가 로켓 공학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