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들여다보기 (158)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계과에서 내가 손을 놓고 있는 이유에 대한 고찰 몇 주 째인지 모르겠지만, 기계과 대학원에서 아무 것도 만들고 있지 않다. "어쨌거나 뭘 만들어야 돼" "고민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예요?" "좀 더 뭘 만들어보면 좋겠어" 같은 말들은 수두룩 하게 들었는데, 왜 아무 것도 만들지 않는 것일까? 이유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보았다. 원인 1. 고민이 많다. 기계과라고 해서 대책 없이 아무거나 만드는 곳이 아니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 문제는 문제점에 대한 접근이 너무 다각화되었다는 것이다. 이걸 해결하려면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이 그건 이래서 안 돼, 이건 저래서 안 돼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종내에는 해결하려는 문제점이 뭐였는지 까먹고 만다. 머리깎기로봇을 개발한 유튜버에 관한 글(링크) 에서도 정.. [글쓰기] 타인과 주고 받는 시선 속의 폭력에 대하여 나는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에 대해 묘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왠지 모르게 스스로가 별 거 아니게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별 거 아니게 "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으로, 타인이 없는 공간에서는 스마트폰을 두 시간, 세 시간이라도 들여다 보며 낄낄댈 자신이 있다. 요컨대 속물이다. 대중교통을 다면, 으레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는 타인을 관찰하며 "난 다르거든" 하는 우월감을 맘껏 즐기는 것이다. 그러다가 한 번은 지하철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젊은 남성과 눈이 마주쳤고, 그가 대뜸 뭘 보냐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부산이었다) 이제는 되도록 얼굴을 관찰하려고 하진 않는다. 그래도 주변을 둘러보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주말, 카.. 대학원생이 교수님 주도 창업 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잠깐 좀 올라오렴" "네 알겠습니다" 점심을 먹고 룰루랄라 갈릭크림치즈 베이글까지 챙겨서는 연구실 휴게공간 책상에 앉으려던 찰나, 교수님 부재중 전화가 눈에 들어왔다. "어라?"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하니, 딱 위 두 마디로 대화가 종결되었다. 그렇게 교수님 방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가면서 별 생각을 다했더랬다. 혹시 블로그 글 보셨나? 문제될 만한 글이 있던가? 문제가 되면 왜 문제가 되는 건가? 머릿속으로 쉐도우 복싱을 하면서 연구실에 도착하니, 교수님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을 꺼내셨다. "창업을 하려고 한다" 사실, 지난 번 두 차례에 걸쳐서 창업 관련 노크를 해 본 적이 있었다. (관련 글) 단번에 퇴짜를 받는 두 번의 경험은 교수님이 야속하게도 느껴졌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 잘못이었다... 벌크업 프로젝트 5x5 - 다시금 근력 훈련 여름 휴가 동안 운동도 쉬면서 먹기만 했더랬다. 그러고 돌아오니, 왠지 모르게 다른 종류의 운동을 하고 싶어졌다. 2분할 루틴을 한 달밖에 하지 않았으니, 사실 2분할을 좀 더 해야 하겠지만 큰 지장은 없을 테다. "다른 종류"의 운동이라 함은, 현재 하고 있는 3세트 12회 반복의 근비대 훈련이 아닌 5세트 5회 반복의 근력 훈련이다. 유튜브 채널 "장인 비법서"에 따르면 5 세트 5 회라는 명문화된 루틴은 분명히 존재한다. 덮어두고 믿는 것은 좋지 않은 태도이지만, 어쨌든 나보다 몸 좋은 사람의 말이라면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겠지. 근력 훈련을 위해서는 5회 이내의 반복에 총 반복수를 25~40회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5x5 운동법 중에서, 내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루틴이라고 하면 "스트롱리.. "이카루스의 날개가 뭐 어때서?" - 과거의 영광에 대한 집착 연구실의 박사 형이 해준 이야기이다. 산업공학과 수업을 들을 때, "이카루스의 날개"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는 것이다. 본인이 들은 경영학에 가장 가까운 수업이 산업공학과 수업이라는 것에서 시작한 대화였다. 경영학과 산업공학이 비슷하던가? 내가 알기로는 산업공학이 훨씬 학문에 가깝다. 이카루스 이야기는, 어린시절 읽었던 그리스로마신화 만화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미로에 갇혔던 발명가 다이달로스는,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어서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 때 아들에게 "너무 하늘로 높이 날아오르면 태양열 때문에 밀랍이 녹으니 주의해라" 라고 일러둔다. 하지만 성급하기 짝이 없던 이카루스는 하늘을 난다는 감정에 취해 하늘 높이 올라가고, 결국 밀랍이 모두 녹아 추락한다는 것이다. 박사 형이 .. 한강 조깅을 통해 느끼는 서울 현지인의 삶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외출해서는 친구들을 만나고, 뭘 할까 고민을 하다가 혼자서 한강 갔더랬다. 나로서는 산보다는 좀 트여있는 공간이 좋다. 몇 주 전에 갔던 테헤란로(관련 글)도 그렇고, 한강도 마찬가지다. 뭔가 웅장해지는 느낌이 좋다. 그래서 "아 일과 끝나고 조깅으로 한 번 가봐야겠다" 생각을 하다가 오늘은 헬스도 하는 둥 마는 둥 호다닥 끝내버리고 조깅을 하러 갔다. 이상하게 오늘 아침부터 무릎이 (양쪽 다) 아팠기에, 한강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고 나니, 힘내서 움직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홍콩 교환학생 시절에도, 학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침사추이와 그 앞 바다가 나왔기에 종종 조깅을 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매일같이 하지 않았나 후회.. "단편소설은 뭐하러 읽어요?" - 무라카미 하루키, 렉싱턴의 유령 어렸을 때는 단편소설을 정말 싫어했다. 단순히 재미없어 한 것이 아니라, 싫어한 것이다. 아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소설집 "나무"를 읽은 뒤부터가 아닐까 싶다. 그 전에는 "개미"며,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등등 재밌게만 읽다가, "나무"는 정말 형편없게만 느껴진 것이다. 짧은 글들이 서로 개연성 없이 놓여있는 와중에, 각 작품의 이야기 구성 역시 이렇다할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단편소설은 장편소설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 혹은 '단편소설은 습작 정도에 불과하다' 하는 편견을 지니고 살았던 것 같다.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모든 소설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가슴 깊이 공감할 수 있어야 온전히 그 메시지를 따라 행동할 수 .. 타인과 함께 일하는 것은 왜 어려울까? - 직장 vs. 대학원 나로서는 단언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 "대학원생의 삶이 정말 즐겁다!" "이런 삶이 주어진 것에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텐션 높은 감사함을 항상 느끼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누군가가 "대학원 어때요?" 하고 물어본다면 위와 같이 대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오늘은 옛 직장의 동료들을 만났다. 사실 동료라고 딱딱하게 말할 것까지도 없고, 이제는 친한 형들이다. 이 형들을 만나면 늘 하는 것이 있다. 직장생활의 푸념을 듣는 것이다. "XXX XXXXX XXX (욕)" "하이고 힘들겠다" "XXXX XXXX (더 심한 욕)" "취미생활로 스트레스 좀 풀어야겠어" "하... XX XXXX XXXX" 뭐 이런 식의 대화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래 나도 이런 직장생활을 했더랬지, 하.. 벌크업 프로젝트 - 2분할 한 달 후기 4주 벌크업 프로젝트를 끝내고, 2분할 벌크업 프로젝트를 도입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사실 몰랐는데, 왠지 모르게 인바디가 재고 싶더라니 정확히 한 달이 지나있었다. Life Aid 운동일지를 통해 운동기록을 하는데, 광고가 없어서 만족은 한다만 전반적인 퀄리티는 높은 편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그냥 깔끔한 메모장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할 뿐이다. 그래도 운동을 꾸준히 했다는 것이 한 눈에 들어오니까 감사히 써야지. 개발자분들 감사합니다. 한 달 사이 체중은 0.8kg이 불었다. 어째 식단 기록까지 하며 영양소를 챙겨먹던 4주 벌크업 프로젝트 시절(관련 글)보다도 살이 더 잘 붙는 것 같다. 골격근량은 1.1kg이 늘어난 반면, 체지방량은 1.6kg 감소하는 이상적인 다이어트가 완성되었다. 체중 증가 .. 징징이로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순간부터인가, 불평 불만을 하는 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연구 주제"에 대한 것이다. 다른 연구원들과 연구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내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라든가, "이 분야는 뭐가 없는 것 같다" 같은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징징대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타인의 공격에 대비하여 우선 자학부터 하는 것이다. 네이버 붐의 전성기 시절에 (2000년대 후반) 인터넷을 접했던 나에게는 위와 같은 짤방보이가 익숙한데,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악플을 대비해 미리 저런 사진을 첨부해놓는 것이다. 그런 행동들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 나이 되어서도 하고 있다는 것이 참 그렇다. 그래서 인터넷에 (이 정도면 내 삶의 지도가.. 이전 1 ··· 3 4 5 6 7 8 9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