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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뇌 속 풍경

기계과에서 내가 손을 놓고 있는 이유에 대한 고찰

 몇 주 째인지 모르겠지만, 기계과 대학원에서 아무 것도 만들고 있지 않다. "어쨌거나 뭘 만들어야 돼" "고민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예요?" "좀 더 뭘 만들어보면 좋겠어" 같은 말들은 수두룩 하게 들었는데, 왜 아무 것도 만들지 않는 것일까? 이유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보았다.


319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브 채널 "Stuff Made Here"

 

 원인 1. 고민이 많다.

 기계과라고 해서 대책 없이 아무거나 만드는 곳이 아니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 문제는 문제점에 대한 접근이 너무 다각화되었다는 것이다. 이걸 해결하려면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이 그건 이래서 안 돼, 이건 저래서 안 돼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종내에는 해결하려는 문제점이 뭐였는지 까먹고 만다. 

 

 머리깎기로봇을 개발한 유튜버에 관한 글(링크) 에서도 정리해봤지만, 일단 만들고 보는 것이 답일 수도 있다. 논문 정리만 하고 있으려니 도대체가 논문에 손에 잡히지도 않고 효율도 떨어진다. 중학생 때부터 수학공부를 하면서 깨우쳤던 "결국엔 뭐라도 끄적여야 문제가 풀리는구나!" 라는 사실이, 연구에도 적용되는 줄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내일부터라도 제작 단계에 힘을 써봐야지.


 원인 2. 주제 찾는 노력을 게을리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연구 주제는 두 가지이다. 두 개면 충분한가- 싶으면서도, 느리기 짝이 없는 연구 진행 속도를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다. 게다가 두 가지 주제 모두 다른 연구원과의 협업으로 움직이기 때문에(관련 글) 내가 주도할 수 있는 연구 주제가 하나쯤은 필요하다. 

 

 이번 달 말에 있을 랩세미나 (저 지금까지 이런거 고민해봤습니다- 하고 말하는 자리) 가 끝나면 새로운 주제를 찾아 떠나봐야겠다. 


 Stuff Made Here 같은 경우에는, 5월자 글에서는 구독자가 274만이라고 소개했는데 두 달 반 남짓 지난 현재 320만에 육박한다. 역시 뭘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나도 그 중 하나이다. 다시 한 번 영상들을 보면서 "제작"에 대한 감을 길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