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톰크루즈 선글라스 제조업체로 유명한 "Ray-Ban"과 손을 잡고 스마트 안경을 내놓았다. 이미 8년 전, 구글은 "Google Glass"라는 이름으로 스마트 안경을 출시한 바 있지만 $1500 라는 높은 가격과 찾을 수 없는 효용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에서 사라졌더랬다. 페이스북은 다를 수 있을까?
사실 구글 글라스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회사 사이트를 들어가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꽤나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대중들이 구매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였던 것이고, "실패"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박혀버린 케이스가 되었다.
페이스북이 레이밴과 출시하는 스마트 안경 "Ray-Ban Stories" 는 구글 글라스에서 제공했던 다양하고도 이상한 특징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안경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홀로그램 창을 통해 각종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는 기능들이다. 페이스북은 대신, 온전히 사진과 동영상 촬영 기능에만 초점을 맞췄다.
지난 글(링크)에서 설명한 바 있듯이, 페이스북 향후 10년은 AR/VR에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ay-ban Stories는 아직 해당 기능들은 탑재하고 있지 못하다. 다만 잘 나온 디자인에 터치 버튼, 스피커, 음성인식까지 모두 포함하면서 가격은 $299 에 팔고 있으니 구글 글라스에 비해 한참 매력적인 제품이 된 것이다.
무선 이어폰들이 그러하듯, 안경 케이스에 집어넣었을 때 무선충전도 가능하다. 내가 보기에는 페이스북이 스마트 안경 판매 전략을 아주 훌륭하게 작성했다고 생각된다. 구글의 경우 아직 충분치도 않은 AR을 집어넣겠답시고 조그마한 곳에 치덕치덕 잘도 붙여넣으면서 기능은 기능대로 별로, 디자인은 디자인대로 별로(그래도 무게는 36g으로 준수하다)인 제품을 탄생시켰더랬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아직 무르익지 않은 AR 기술을 섣부르게 도입하는 대신,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 - 기록에 집중했다. 도대체 이렇게 기록을 해대다가 어디에들 보관을 하는지, SNS를 하지 않는 나로서는 신기할 따름이지만 어쨌든 페이스북은 "잘 작동하는 기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무게는 50g이 조금 덜 나가는 수준으로 구글 글래스보다야 무겁지만, 일반 선글라스와 비교했을 때 5g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고 한다.
연구진으로서 있다 보면, 참 멋진 기능이 많다. 그렇기에 이것도 넣고 싶고, 저것도 넣고 싶고, 조금만 더 연구해보면 다른 것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처음 제품을 내놓을 때는 "정말 잘 작동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최근에 익히 듣고 있는 바이다. 나도 대학원에 있는 동안 "정말 잘 만들 수 있는" 한 가지를 배워서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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