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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BMW + 페라리보다 큰 중국 전기자동차 회사 BYD

 제목은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단순한 덧셈일 뿐이다. BMW는 $52 B ($1 = 천 원이라면 52조 원), 페라리는 $54 B (약 54조 원) 인 반면, BYD는 $113 B (약 113조) 원 쯤 된다. 현대자동차는 50조 원 정도로 이들보다 당연히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YD라는 회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압도적인 테슬라 - 2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하다


 1995년 설립되어 본래 배터리 생산업체였던 BYD(비야디 자동차)는, 2002년 중국의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를 인수하면서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다. 8월 한달 동안만 61000여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고 하는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8월 간 8000여 대인 것과 비교하면 감이 좀 잡힌다.

 

BYD EV 대표상품 HAN

 BYD의 설립자이자 CEO인 왕촨푸는 1966년 생으로, 원래는 중국 국가 연구소에서 금속 분야를 연구하던 연구원이었다. 희토류 등을 접했다고하니, 원래부터 배터리 관련 일을 하고 있던 셈이다. 만 29세인 1995년 중국 선전에서 배터리 회사를 차리게 되는데, 당연히 당시에는 이렇다 할 포트폴리오 구축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왕 회장

 

 하지만 금세 불어온 노트북과 휴대폰 등 1세대 모바일 전자기기의 발전은 배터리 제조업체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게 해주었고, 2002년에는 홍콩증시 상장, 1년 뒤 자동차회사 인수로 이어지는 빠른 발전을 이뤄내게 된다. 어떻게 이렇게 공격적으로 경영을 지속할 수 있었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중간 중간 Sanyo 라든지, 소니로부터 특허 침해로 기소당했던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야금야금 델 노트북, 모토롤라 레이저로 이어지는 1세대 전자기기 최첨단을 몽땅 장악하기에 이른다.

 

BYD 첫 전기자동차 F3DM

 

 물론 승승장구했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2008년에서야 첫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는데 (심지어 하이브리드 방식) 주행거리는 60마일에 불과하다. 기가차는 수준에 가깝다. 생김새는 또 어떤가. 중국 자동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못생겼다. 당시 차들 중에서 이쁘다고 할 법한 차들은 거의 없다. 심지어 같은 해에 생산된 테슬라의 로드스터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렇게 생겼지?

 

못생긴건 매한가지 - Tesla, Roadster 2008

 그래도, 배터리 업계에서 그랬듯 BYD는 야금야금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 산업용 태양광 패널을 팔거나, 전기 버스를 판매하면서 꾸준히 관련 산업에서 수익을 포트폴리오를 구축해간 것이다. 이 때, 테슬라와의 차이점이 오히려 잘 먹혀들어갔다. 테슬라가 "고성능 전기차"를 목표로 제작되어 현재 대중 차의 영역으로 내려온 반면, BYD는 처음부터 "실용적인 전기차"를 목표로 판매를 시작해서 버스 제작에도 투입될 수 있던 것이다. 

 

BYD 본사로 향하는 YUNBA 트램

 

 테슬라가 태양광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성장했듯, BYD 역시 전기가 들어가는 모든 산업에 발을 뻗치고 있다. 선전에는 BYD가 제작한 제품들로만 사용해서 한 도시의 구획이 구성되었을 정도이다. BYD 트램을 타고 이동하면, 옆으로는 BYD 버스가 지나가고, BYD 청소차량이 길을 닦고, BYD 배터리가 탑재된 가로등이나 신호등이 길을 알려주는 판이다. 이에 비하면, 오히려 테슬라의 1/7 수준의 기업가치에 머무른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워렌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는 2009년 BYD 지분 10% 가량을 $232 M (약 2320억 원)를 들여 인수한다. 당시에는 말도 안되는 짓으로 여겨졌을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버핏의 뒤에 보이는 것처럼 못생긴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 불과했으니까. 현재는 $5.9 B 규모라고 하니, 12년간 약 30배 가까운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저런 모양의 자동차에서도 미래를 본다는 것은 확실히 대단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겠지- 하고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