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뜬금없는 메일 한 통이 날아왔더랬다. "여러분들 축하합니다"
요지는, 퓨처플레이에서 지난 학기 수업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팀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난 수업이라고는 하지만, 세 달 가까이 지난 일이기도 하고 그 이후로 진전된 사항은 전무하기에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만나기로 되었고, 어느덧 내일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지?
퓨처플레이가 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하다.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대학생일 수도 있다) 지난 수업과 같은 창업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말하자면 유소년축구단 같은 느낌이다.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거두어 가겠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일 미팅 역시 참석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그 미팅에 왜 참석하는가? 퓨처플레이에서 투자받은 회사들의 면모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창업팀들이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누구머니"에 올라온 퓨처플레이 평판이 형편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어보고 싶다. 퓨처플레이는 퓨처플레이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을테니, 나 역시 나만의 계획을 세워서 서로 정보 공유를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렇다면 뭘 물어보면 좋을까? 창업 팀에 대한 질문이 첫 번째이다. 원체 다양한 분야의 팀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가설 설정(시장에서 먹히는 상품)과 실행"을 거듭되는 실패에도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말은 지난 면담 때 들었으니, 좀 더 기술적인 내용을 물어보면 좋을 것도 같다.
1. 어떻게 팀을 발견하게 되는지?
2. 처음 보는 팀을 만났을 때,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 요인?
... 라고 쓰고 보니, 소인배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정신 차리자. 이 정도 질문은 그냥 구글링 몇 번이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그들을 만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구글로 다 얻을 수 있는 것들이고, 그 쪽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대학원생들에 대한 생생한 정보이니 앉은 자리부터가 다른 것이다.
이거 내일 가서 간이고 쓸개고 내주기만 하다가 오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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