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닷컴 버블로 배우는 현재의 경제 상황 - 차이점은?

   나로서는 책으로밖에 배우지 못한 내용이지만, 닷컴 버블이라는 것이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를 휘감았던 현상이었다고 한다. 인터넷이 등장하고나서 몇 년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주식시장에 반영되었고, 우후죽순으로 상장한 닷컴 기업들이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해 도미노처럼 상장폐지를 겪었던 현상이다.

 

닷컴버블 시기의 아마존 주가, 현재는 이때의 최고가보다 18만배가 뛰었다


 현재 주식시장 호황 역시 "비대면"으로 대표되는 IT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게 "과도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제출하기 어렵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전에 비해 확실히 많은 수의 인원이 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슈카월드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 2020년 1월에 개인이 주식 계좌에 넣어둔 돈이 20조 원 정도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70조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리고 투자업계의 대가들은 항상, "모든 사람들이 투자에 참여하는 시기가 거품이 붕괴할 징조"라고 했더랬다. 물론 그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경험상 그랬다는 것이다. 그만큼 큰 액수들이 근거도 없이 투자가 되고 있다고 해석은 할 수 있겠다만, 절대적으로 "그러므로 붕괴가 다가온다" 라고 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1. 닷컴 버블 시기와의 유사점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자본시장 붕괴는 어떤 양상으로 펼쳐졌을까? 가장 최근의 붕괴는 2007~8년 미국의 부실 부동산 파생상품으로 인한 붕괴였지만, 현재의 양상과 가장 비슷한 것은 역시 닷컴 버블이다.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금융 시장의 호황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닷컴 버블과 현재 상황의 유사점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IPO가 많아지고,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며 기술 종목들이 금융시장을 이끌어나간다... 등등 결과적으로는 공통된 한 가지를 의미한다. "투자 열기가 과도하다." 동일한 슈카월드 영상에서는, 신규 IPO 종목 비중이 6%가 넘었던 시기가 닷컴버블 이래로 최초라며 경고한 바 있다. 

 


2. 닷컴 버블 시기와의 차이점 - 우후죽순 vs. 소수의 리더

 하지만, 닷컴 버블 시기와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금융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소수의 리더"들이다. 미국의 경우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Big Tech라고 불리는 소수의 기업들이 전체 미국 기업가치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익으로만 따지면 25%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닷컴 버블의 경우, 뚜렷한 리더들이라고 할 게 없이 말그대로 우후죽순이었다면, 현재는 저 기업들의 주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교하게 운영되는 대기업들은 붕괴에 대한 리스크가 덜하다.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지난 글(링크)에서 소개했듯, 미국에서 수익구조가 가장 탄탄한 회사 중에 하나로 꼽힌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이다. 슈카월드의 영상처럼 단순 숫자만 놓고 보자면 신규 IPO 의 자본비중이 전체의 6%가 넘는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주도하는 회사를 보면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이 금융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기업가치 역시 과도하게 책정되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힘들다. 순전히 내수용으로만 싸우고 있는 기업들이 "우리의 경쟁자는 페이스북입니다" 라는 식으로 몸집 부풀리기를 하면서 IPO를 받아내기 때문이다. 


3. 그렇다면 취해야 할 전략은?

 근거가 없는 개인의 주장은 (아무리 주식시장의 큰 손이라고 하더라도) 차치하고, 확실한 것만 두고 보자면 한 가지가 남는다. "개인의 투자가 크게 늘었다." 개인의 투자는 근거 없이 이뤄졌을 수도 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엔 별 문제가 되지 않겠다만, 전자의 경우에는 급부상 했던 산업들이 내려앉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면, 계속 참다가 버블이 꺼진 후에나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투자를 하고 있다면 꾸준히 산업이 성장하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나을 테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링크)가 그런 점에서는 참고할만 할 수 있다. 신기술 종목들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코카콜라라든지, 하인츠, 존슨앤존슨 같은 소비재 기업들이 충분히 포함되어서 "꾸준히 성장하는"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붕괴론들은 투자열기 만큼이나 활기차게 제시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시장을 보는 정확한 눈을 가지는 것은 욕심이겠지만, 공부를 통해 자신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가 관련 글

1) 슈카월드, 2021년 상장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