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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3조 원 규모 화성 탐사선에 탑재된 기술

화성 탐사선 1편에서 이어집니다


2월 19일 오전 5시 경, Perseverance 호는

'공포의 7분(Seven minutes of terror)'을 이겨내고

무사히 화성 예제로 분화구에 착륙했다.

 

Perseverance 호가 보낸 첫 번째 사진

 

이야 참,

내 살아생전에 화성 표면을 사진으로나마 보게 될 줄이야.

세상이 이렇게 좋아졌어.

 

물론 첫 번째 화성탐사는 2003년으로 거슬로 올라가니, 

살아생전에 보고도 남았지만, 내 의식 속 첫 번째 기억은 어디까지나 Perseverance 호이다.


Perseverance 호의 가장 큰 목적은 역시

화성 흙을 채취함으로써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이지만,

흙을 가지고 지구로 다시 성공적인 귀환을 하는 그런 눈물겨운 스토리는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인, 2031년에 예정되어 있다.

 

그때까지 과학자들은 Perseverance호가 보내주는 사진을 바탕으로 분석을 해야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Perseverance호가 그때까지 무사히 살아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첫 화성탐사선인 Spirit호는 2003년 착륙한 뒤,

2010년 경에 모래에 빠지면서 이동을 멈추게 되었다.

세 번째 탐사선인 Opportunity호는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My battery is low and it's getting dark" 라는 명언을 남기고 사라져갔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한 기자가 Opportunity 호의 마지막 데이터 송신인

배터리 기록, 날씨 기록 등을 시적으로 바꾼 것이다)

 

 

어쨌든 Perseverance호는 화성 흙을 가지고

지구로 복귀해야 하는 임무를 타고 났으니,

어떻게든 10년을 버텨야 한다.

그래서 Perseverance호는 최첨단 태양 에너지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1) MOXIE: 화성의 대기를 산소로 바꿔주는 기술

화성의 대기는 사실,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 있다.

"아니, Perseverance호도 산소가 필요한가?" 물론 아니다.

인간이 나중에 가서 생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탑재한 기술이다.

하지만, 액화산소는 나중에 복귀에 필요한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여러모로 중요한 기술이 아닐 수가 없다.

 

Ingenuity 드론

2) Ingenuity (독창성): 탐사용 드론

화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 있을 뿐만 아니라, 

밀도가 지구 대기의 1%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드론이 날기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Perseverance호 아래쪽에 탑재되어 있는 1.8 kg 드론이

10일간의 비행준비를 마치고, 3미터 상공에서 20초간 활공이 가능함을 증명해보인다면

앞으로의 화성 탐사선은 표면을 뽈뽈거리면서 다니는 Rover가 아니라

순식간에 화성 전체를 빙 둘러보고 올 수 있는 드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SHA, 화성 흙 채취용 로봇 팔

NASA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공식 영상을 볼 수 있는데,

흙 채취용 로봇을 만드는 공학자들이 정말 너무너무 멋있다.

영하 73도(밤)에서 영상 20도(낮)를 오가는 기온 차이와

숱한 모래바람을 이겨내고, 10년간 작동할 수 있는 로봇팔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 해당 작업을 수행한다고 생각하면,

10년을 있건, 20년을 있건 흙을 병에 퍼 담아서 

보관함에 쑤셔 넣으면 끝인 작업이지만

로봇처럼 섬세한 대상에는 어림도 없는 말이다.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 폭발이 자그마한 O-ring이 얼어붙으면서 벌어졌듯이

앞으로 수많은 난관이 Perseverance호를 기다리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에,

인내(perseverance)라는 이름을 붙여줬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로 말하자면, 이것 저것 취미는 많지만

"와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는 명확한 롤모델이 없는 편이다.

고등학생 때는 참 많았는데, 언젠가부터 없어진 것 같다.

 

그랬던 내가, 방호복을 입고 SHA(로봇 팔)를 조립하는 사람들을 보니 가슴이 뛴다.

물론 나중에 우주항공 쪽에서 일하게 될 확률은 지극히 낮지만,

이렇게 설레는 일들이 알면 알수록 많이 남아있다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