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왜 이제와서 친환경을?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새로운 산업 투자처를 모색 중이든가,
앞으로 친환경이 대세라고 하기에 스타트업 아이템을 구상 중이든가,
그것도 아니면 잠깐 불어왔던 테슬라 주식 열풍에 휩쓸렸던 개미라면
꼭 알아둬야할 친환경 산업 관련 상식이 있다.
2013년부터(2차 오바마 행정부) 지금까지
친환경 관련 투자규모는 3750% 증가했음에도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말할만한 기업은 전무하다.
그 이유와,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또 어떻게 달라질지 전망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친환경 투자의 역사
2016년 MIT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1년까지 USD 25 Billion (한화 약 27조 원)이 투자되었는데
투자 대상의 현재 기업가치는 그 절반도 안될 뿐더러
해당 기업의 90%는 자본금 회수마저 어렵다고 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신산업 투자 위축,
중국의 태양광 패널 가격파괴,
그리고 2016년 미국 텍사스 사막에서 1000조 원 규모의 셰일가스 발견 등
친환경 산업을 위협할 만한 요인은 차고도 넘친다.
하지만 유달리 친환경 산업이 죽을 쒔던 이유는 내부에 있다.
애초에 효율이 석유연료보다 낮을 수 밖에 없는 기술로(현재로서는, 이지만)
천천히 산업을 장악하는 것이 친환경 스타트업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일텐데
투자 후 3~5년 이내에 결과물을 가져야 하는
Venture Capitalist들과의 조화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직 수익화를 할만한 연구 주제가 아니었다. 비즈니스 모델을 말할 필요도 없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각종 환경 협약까지 깨뜨려가면서 석유 산업이 번창하자
친환경 스타트업은 거의 사양산업처럼 변해갔지만,
친환경 연구분야는 그렇지 않았다.
발전용 2차 전지 및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 효율 개선,
대규모 태양광 - 풍력 발전소 설비 건축 등 석유연료와 대적할 만한 힘을 쌓아간 것이다.
이에 아마존, 애플 같은 신산업 회사들은 물론이고
BP, Shell 같은 석유화학 기업들까지도 "온실가스 제로" 운영 계획을 발표하기에 나섰다.
기후변화에 관련된 스타트업들에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에서만 17조 원 가량 투자가 되었는데,
이는 최근 가장 큰 이슈였던 AI관련 산업보다 세 배 가량 큰 규모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 중 하나는
5년 내 태양광 패널 5억개 이상, 풍력터빈 6만 개 이상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친환경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 친환경 투자가 앞으로 달라지는 점
열거된 상황만 보면, 친환경 투자 열풍이 불었던 과거와 달라질 게 없다.
그럼 지금까지 그랬듯, 똑같이 쫄딱 망할 것인가?
그러기에는 현재 확실하게 달라진 점들이 보인다.
1. 장기 투자자들의 참여
빌게이츠의 $1 billion Breakthrough Energy Ventures fund,
MIT의 "Tough Tech" 인큐베이터 등은 최대 20년에서 최소 12년 주기로 투자를 결정한다.
짧은 안목에서 친환경 투자를 시행했던 과거와는 달리 투자 기간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 만큼
친환경 스타트업들도 시간을 들여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 친환경 산업의 다각화
태양광 패널 개발 및 제조, 전기차 등 제조 분야에 집중되어 있던 과거에는
중국이 한번 뛰어들어 판을 흔들면 곧바로 가격경쟁력이 바닥을 치곤 했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 스타트업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온다.
이렇게 다각화된 산업 구조는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을 향상시킨다.
육식 대체 기술: Beyond Meat, Impossible Foods 등
친환경 제조 기술: CarbonCure Technologies, Boston Metal 등
온실가스 제거 및 재활용: Climeworks, Opus 12 등
3. 그럼에도 우려되는 투자 요소들...
정치로 인해 흥망성쇠가 좌지우지되는 산업은 역시 불안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테슬라는 차치하고서라도, "니콜라"처럼 투자 사기요소가 다분한 기업이 나올만큼
전기자동차 분야는 투자 과열이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다각화되는 친환경 스타트업들 모두를 서포트해줄 수 있는장기적 관점을 가진 펀드가 제한되어 있다.기술을 개발하기도 전에 망하고 마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적으로도 자금적으로도 얼마나 친환경 산업에 투자를 해주느냐에 따라서전 세계 친환경 산업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현재 기술집중도는 미국에 치우쳐있다.기술 변방국까지는 아니더라도 늘상 소외되기 마련인 한국에서도이번 시류를 잘 타고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나올 것인지 기대해본다.
자료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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