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이상 투자를 받고도 망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 상편

일반인이 느끼기에,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았을 때

주목받을 수 있는 금액의 크기는 1억 원 정도일 것이다.

TIPS라고 알려진 정부 개입 투자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1억 내외의 민간 투자 + 정부 주도 5억 원 투자에

회사 지분 10% 정도를 양도한다고 하니 

신생 스타트업으로서는 꽤나 탐나는 지원금일 것이다.

 

하지만 몇 백억, 몇 천 억, 심지어는 조 단위 투자를 받고도

얼마든지 단기간 내에 망하는 경우가 있다.

2020년에 망한 100억 규모 이상의 스타트업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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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퀴비 (Quibi) - 누적 투자액 $1.75 B (1조 8000억 원 이상)

퀴비 CEO 맥 휘트먼

$1 Billion(얼추 1조원 가량)이상의 가치평가를 받는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고 부른다.

상상의 동물인 만큼, 스타트업으로서 달성하기 어려운 지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퀴비는 제대로 서비스를 만들기도 전에 

투자금만으로 유니콘 규모를 넘겨버렸다.

 

원리는 간단했다.

드림웍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을 지냈던

제프리 카젠버그가 설립에 참여했고,

P&G(헤드앤숄더 샴푸 들어봤겠지?)와 HP 등 굴지의 회사에서

CEO로 활약했던 맥 휘트먼이 회사 대표로 나섰기 때문이다.

2018년 설립된 Quibi는 2020년 1월 미국 CES에서

모바일 영상 플랫폼(OTT)을 표방하며 사업을 홍보했고,

이미 스티븐 스필버그, 기예르모 델 토로 등 감독이자 제작자를

파트너로 끌어들인 상태였다. 

 

사실 이 쯤 되면 망하기가 더 어려운 사업같은데

2020년 4월 정식 서비스를 출범하자마자 혹평에 시달리더니

12월 1일 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발표를 하게 되었다.

빤스런 수준으로 망해버린 것이다.

 

Quibi의 턴스타일 콘텐츠

Quibi는 스마트폰 전용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영상을 볼 때 가로로 돌려야 하는 현재와 달리

세로 나름으로도 감상 가능한 콘텐츠(턴스타일)를 개발하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Quibi 출범 당시부터 턴스타일 방식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소송이 펼쳐졌고,

결과적으로 Quibi가 소송에서 이기긴 했다만

오히려 턴스타일과 함께 침몰해버린 셈이 되어버렸다.

 

Quibi가 왜 망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도 역시 턴스타일이었다.

제작한답시고 만들어낸 영상들이

세로 화면으로 봤을 때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해준다기 보다는

그저 가로 화면을 세로로 확대해놓은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영상을 세로로 볼 유인이 거의 없었다.

가로 화면과 세로 화면

게다가 가격 역시 애플TV나 디즈니 플러스보다도 비쌌다.

광고 없는 애플TV가 월 5달러, 디즈니 플러스는 7달러였는데

Quibi는 광고가 나오는 버전이 5달러, 광고가 포함된 버전이 8달러였다.

 

여러 모로 보았을 때 안 될 이유 투성이인지라

베테랑 전문경영인 머리에서 나왔을 법한 회사 같지가 않다.

그래서 결국, 총 2조 원 가까운 투자에도 불구하고,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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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tarsky Robotics - 누적 투자액: $200 M (2000억 원 이상)

테슬라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붐을 딛고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자율주행 트럭을 필두로 세워진 스타트업은 

2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받고도 망해버렸다.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CEO : Stefan Seltz-Axmacher

2019년 11월 경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나서

완전히 동력을 상실해버린 Starsky Robotics는 

몇 개월 가지 않아 회사가 보유한 특허 등의 자산을 처분하며

"망했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한다.

 

CEO인 Stefan Seltz-Axmacher의 글은

생각보다는 변명으로 가득 차 있는 느낌이다.

가장 큰 이유는 AI가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너무 멀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이른 시기에 AI 스타트업을 선포했고

결과적으로 망했다는 것인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고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든 최종 목표를 향해 회사를 굴려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투자 안 해? 그럼 나 못해" 하는 식으로

역시나 빤스런 하는 모양새이다. 

Stefan이 보는 AI의 능력, 상당히 부정적이다.

 

손재활 기기 스타트업 네오펙트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서기 전까지 

다른 회사 소프트웨어 개발의 외주 업무를 하면서 버텼다고도 했다.

전후사정을 깊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막상 해보니 자율주행 이거 못할 짓이네요. 손절합니다" 하는 것은

경영자로서의 미래가 어둡다고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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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