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모두 반대하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 스스로는 믿고 있는 명제는 무엇인가?"
페이팔 출신 벤처투자가인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에 나오는 질문이다.
창업 후에 금세 회사를 팔아버리는 식으로 일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세상을 바꿀만한, 0에서 1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 명제를 만족시키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그런 분야에서도 일을 해?" 하는 질문을 받으면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북부의 스타트업이
미국 최대 규모의 밀웜 사육장을 짓기 위해 11억 원 가량을 투자받았기에
해당 산업이 왜 존재하는지 조사해보았다.
이번에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Beta Hatch의 논리는 이러하다.
- 곡물 생산의 30%가 가축의 사료로 쓰인다.
- 가축 사료는 관리 부실로 인해 60%가 버려진다.
- 육고기 가격의 50%는 가축 사료에 의한 비용이다.
어림잡아 고기 가격의 30%가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라는 셈이다.
Beta Hatch는 그렇게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로
밀웜을 재배함으로써 쓰레기 처리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고단백질 공급원(59% 단백질, 24% 지방)"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밀웜은 다시금 닭 등의 사료로 쓰이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Beta Hatch가 가진 기술력은 두 가지이다.
성장이 빠른 밀웜 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곤충학자 출신의 CEO가 장기간의 경험을 통해 곤충 사육 능력을 키워온 것.
생각보다 큰 변별력은 아니지만
만들어내는 환경적 가치는 굉장히 크다.
무엇보다도 밀웜 생산에 위해 필수적인 사료가 "쓰레기 처리"의 명목으로
거저 주어진다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심지어 이번에 지어지는 공장의 옆에는 암호화폐 채굴장이 모여있는데
그곳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해서 공장 난방을 가동한다고 한다.
이래저래 친환경 컨셉을 밀고 나가니,
공장이 지어진 지자체에서도 대환영인지라 위의 사진도 시장님과 같이 찍게 되었다고 한다.
'업사이클링' 하면 대표적으로 프라이탁이 떠오르고,
그 아류로 분류되는 누깍 등 여러 업체가 있다.
하지만 폐기물을 활용해서 "브랜드"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케이스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Beta Hatch가 가진 가장 큰 역량은
쓰레기를 통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질문을 충족시켰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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