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출시된 LG 롤러블 TV의 발표 타임라인이다.
2016년과 2018년 CES에서 발표한 주체는 LG 디스플레이였기 때문에ㅓ
아직 제품화 단계가 아니었다고 칠 수 있지만,
2019년에 롤러블 TV를 발표해놓고
2년이나 지난 뒤에 롤러블 스마트폰을 발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생각해보더라도, 화면에 물리적인 변형이 가해졌을 때
이득을 보는 제품은 TV가 아니라 스마트폰이다.
도대체 TV가 접었다 펼쳐졌을 때 받을 수 있는 이득이 무엇일까?
깔끔한 배치를 좋아하는 미니멀리스트들이야
"아, TV가 거실에 없으니 속이다 시원하군" 하고 좋아하겠지만
일반인으로서는 TV는 문신처럼 거실 한켠에 묵묵히 자리잡은 존재이다.
문제는 LG전자의 사업부 구분에서 찾을 수 있다.
프리미엄 TV, 모니터 등을 만드는 Home Entertainment 부문과
전화기를 담당하는 Mobile Communications 부문이 나뉘어있다.
문제는 사업부별 성과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LG전자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것은 역시 냉장고와 에어컨 등을 만드는 생활가전이고,
그 뒤를 TV, 모니터 등이 따르고 있다.
휴대폰과 자동차 부품(!) 파트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2020년 2월 기준 기사에 따르면 부문별 성과급으로
생활가전에는 500%, TV부문에는 100%가 주어진 반면
휴대폰에는 "격려금"으로 100만원이 주어졌다.
LG 디스플레이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을 때
생활가전 사업부는 관심도 없었을테고,
디스플레이가 사용되는 TV와 스마트폰 중에서
TV부문이 냉큼 낚아채갈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또한,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회전반경도 문제가 된다.
2016년에 발표된 LG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구부리는 영상을 보면
아무리 봐도 스마트폰 사이즈인
3~5mm 단위의 회전반경을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잘 봐줘야 김밥정도의 사이즈인데,
김밥두께만한 스마트폰을 만들었다가는 아무리 LG라도 뺨 맞기 십상이다.
2020년 10월 출시된 롤러블 TV는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된 가격과
오히려 떨어지는 스펙 때문에 별다른 반향 없이 지나가 버렸고,
롤러블이 제품화가 가능하구나, 정도만 짚고 넘어간 모양새가 되었다.
2021년 CES에서 롤러블이 각광받는 것을 보니
TV로 이미 구현했던 기술이라는 점은 까맣게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이번 LG 롤러블 폰은 올해 2분기(4~6월)에 나온다고 하니,
아마 실제 출시일은 올해 하반기나 되어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2400로 (260만 원 상당) 삼성 폴더블이 처음 나왔을 때의 가격과 유사하다.
삼성 폴더블과 롤러블 TV가 실패했듯, 좀 더 늦게 나오더라도
제대로 된 목적을 가지고 나왔으면 좋겠지만
"최초"에 혈연이 되어 있는 지금으로서는
아무래도 첫 제품은 '롤러블' 자체에만 치중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래도 응원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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