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루 종일 걸려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이유 - 솔리드웍스

 Capstan Brake라는 것을 아시는지? 모를 수 있다. Capstan Equation은 들어봤으려나? 역시 모를 수 있다. 나도 거의 모른다. 오늘에서야 내 눈으로 사용 예시를 보았던 것이다. 이전까지는 관심도 없었다. 여튼 아래 식과 같다. 이 글을 우연히 읽게 된 사람이라면, 여전히 관심이 가지 않을 법한 그림과 식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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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말해, 실이 어떤 드럼에 감겨있을 때, 한쪽의 장력과 다른 쪽의 장력은 현저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어렵고 재미 없게 들릴 수 있지만, 막상 실제로 capstan brake의 작동을 보게 되면, 상당히 신기할 것이다. 아래 영상만 봐도 그렇다.

 

 

 슬금 슬금 끈을 당기는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차를 끌어올 수 있을만큼 강력한 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신기하지 않고는 못배기겠지? 하지만 아직 capstan의 원리에 대해 내가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늘의 주제는 어디까지나 "내가 하루 종일 디자인 툴(솔리드웍스)을 붙잡고 있는 이유"이다. Capstan 이야기를 주절주절 꺼낸 이유는, 위 Mechanism을 디자인하는 것에 오늘 하루를 꼬박 바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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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우선 이렇다. 나는 capstan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런 상태에서 capstan mechanism을 적용한 무엇인가를 만들고자 한다. Capstan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는 빠르게 예시를 하나 만들어본 후 테스트를 해보며 개선하는 일종의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capstan의 원리를 모르니, 빠르게 예시를 만들 수가 없다. 머릿 속에서 이리 굴려보고 저리 굴려보고 하느라고 디자인에 하루를 꼬박 보낸 것이다.

 

 내가 구현하고자 했던 것은 아래와 같다.

1. 정상상태에서는 끈이 두 드럼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2. 특정조건 하에서는 드럼이 서로 맞물려서 큰 마찰력이 발생하고 끈이 움직이지 않는다. 

 

 쓰고 보니 꽤 간단하지만, 위 두 가지 내용 안에 내가 모르는 수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오래 걸리는 것이다. 정상상태는 어떤 상태인가? 끈이 두 드럼을 자유롭게 오가려면 어떤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는가? 특정 조건은 어떻게 주어질 것인가? 큰 마찰력은 어떤 조건에서 발생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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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자면, 전혀 애자일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지 못했다. 애자일하게 하려면 우선, "끈이 두 드럼을 자유롭게 오가려면 어떤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했다. 가장 간단한 형태의 capstan 먼저 만들어보고, 그 이후에 다른 조건들을 적용하면 될 일이었다. 

 

 물론 여러 가지 변수들이 존재했다. "가장 간단한 형태" 역시 3D 프린터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모두 사용 중이었던 것이다. 돌이켜보니, 굳이 3D 프린터로 만들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하다 못해 수수깡이라도 사용해서 빠르게 capstan brake의 작동원리를 살펴볼 수 있었을 텐데, 사고의 회로가 3D 프린터로 흘러간 이상 고쳐지질 않았다. 

 

 오늘은 어찌 저찌 capstan brake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3D 프린터를 돌려 놓고 하교했지만, 보나마나 내일 또 개선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내일은 우선 순위를 정해두고, 차근 차근 적용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