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렌드 한눈에 보기/학계 트렌드

좋은 TA가 되는 법 - 동역학

 2016년 2학기, 기계과 복수전공 생각을 하며 처음으로 들을 수업이 동역학이었다. 복학 학기이기도 했고, 새로 지어진 관정 도서관이 이쁘기도 했고, 상당히 많은 시간을 관정도서관 열람실에서 동역학 문제를 풀며 보냈더랬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흘러, 동역학 수업을 진행하던 교수님의 연구실로 입학하게 되었고, 2021년 2학기 동역학 TA를 맡게 되었다.


 "과제로 내준 문제를 골라서 풀어주되, 문제에 주어진 전제들이 뭔지, 또 그런 전제들이 통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지 이야기하면 돼. 질문 들어오면 잘 대답해주고" "형 그러다 쌉털리면 어떻게 해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였다. 이거 초장부터 "저는 경영학과에서 복수전공으로 기계과로 들어왔습니다" 하고 밑밥을 까는 자기소개를 해야 하나, 고민도 했었지만 그럴 수는 또 없는 노릇이다. 

 

 또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펼쳐지면서, TA 세션 참여가 필수로 바뀌었다. 어느 정도 퀄리티가 잡혀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10명 남짓한 학생들의 시간을 버리는 것만 못하다. 

 

 내가 학생일 무렵에 좋은 TA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면,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다. 모르는 것을 대답해주고, 본인도 모르겠으면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정도면 충분할까? 나로서는 처음 맡는 TA이기에, 와전 멋지고 폼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힘을 팍 주고 있는 것도 같지만, 그냥 잔잔바리로 동역학을 접하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TA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훌륭한 TA란 존재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것인가 보다. 


 TA끼리 콘텐츠 생각을 하고, 준비된 내용을 40분 정도에 걸쳐 이야기한 뒤 10분 정도 질의응답을 받고 나니, 보상을 받을 시간임을 직감하고는 내리 쉬었다. 몇 번 더 하다보면 익숙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