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서는 할 일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관련 글). 어떻게든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그와는 별개로, 운동을 하거나 걸어다니면서 음악 듣는 것은 엄청나게 좋아한다. 최근 들어 알게 된 사실인데, 주위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을만큼 크게 음악을 들으면(예를 들어, BTS - Permission to Dance) 운동이 훨씬 잘 된다. 뿐만 아니라, 귀에다 대고 무엇인가 조잘 조잘 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심신이 안정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외로워서 그런가...?
그래서 한동안 들었던 것이 유튜브 채널 침착맨의 삼국지 강의였다. 총 다섯 시간 정도 하는 시리즈물을 주구장창 들었더랬다. 정작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나 진수의 삼국지 같은 역사책들은 전혀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어느덧 삼국지 주요 사건들을 줄줄이 꿸 정도까지 되었더랬다.
하지만 너무 많이 들은 탓일까, 점점 다른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커져 갔다. 가만히 들을 수 있는 거라고 하면, 최근 유행했던 클럽하우스나, 다른 유튜브 채널들도 있겠지만 더 이상 날 것으로 이뤄지는 오디오는 듣고 싶지 않았다. 기승전결에 대한 고민 끝에 탄생하는 오디오, 그래 오디오북이다! 하는 마음으로 아마존 Audible에 가입하게 되었다.
마침 30일 무료기간이라서 옳다구나 신청했는데, 막상 요리 조리 탐색해보고 나니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서비스다. Audible의 멤버십은 현재 두 종류로, Plus ($ 7.95), 와 Premium Plus ($ 14.95) 이다. 환율을 따라 계산하면 대략 plus가 만 원, premium plus는 17000 원 쯤 될 것 같다. 한국의 리디북스나 밀리의 서재의 경우 E-Book과 함께 오디오북을 제공하면서도 월 9900원에 이용 가능하다.
물론 콘텐츠가 좋다면 만 원이든 만 칠천 원이든 낼 수 있다(고민은 좀 하겠지만). 그런데 콘텐츠도 참 개떡같다. 우선 멤버십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부터 다르다.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좀 더 내고 재미있는 책 봐" 하고 말하는 이 방식은 결국 "돈 덜 내는 너는 재미 없는 것들이나 봐라" 하고 말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위 사진을 보면, Plus 멤버십에 수록된 책들은 Premium Plus에 수록된 책들보다 별점부터가 다르다.
Audible 역시 여타 콘텐츠 기업들처럼(넷플릭스 등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으며, 해당 콘텐츠들 위주로 추천 목록을 작성해주는 듯 한데, 종류가 너무 제한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다. 주로 화려한 제목을 가진 판타지 소설들이나, 로맨스물인데, 글 콘텐츠로 그런 자극적인 내용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자극적인 걸 원하면 영상으로 보면 되지, 가만히 앉아서 귀로만 듣고 있으면 자극이 되나? 하지만 이 문제점은 (재미없는 오리지널 콘텐츠) 밀리의 서재, 리디북스에서도 동일하게 나오는 문제점이기에 (심지어 넷플릭스에서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재미있는 콘텐츠는 드물다!"
사실 정말 큰 문제점은 내 영어실력이다. 침착맨 삼국지처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웬걸, 온 정신을 집중해야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이러면 운동이고 걷기고 못한다. 자존심 상하지만, 다시금 날 것으로 이뤄지는 가벼운 방송을 들으며 영어 공부를 한 뒤에 정말 재밌어 보이는 오디오북을 따로 구매해서 듣는 방향을 선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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