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친구가 갑작스레 150만 원짜리 전기자전거를 산 적이 있다. '왜지?' 싶었지만, 막상 배송되어 온 팻타이어 자전거는 정말 웅장해 보였다. 그로부터 2~3년이 흐르고, 코로나 시국으로 자전거 산업 호황이 찾아왔다. 그것도 잠시, 머릿속에서 잊혀졌다가 (호황이 아닌 산업이 없었다) 오늘에서야 희한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팻바이크 전기자전거를 $1,999 라는 "affordable" 한 가격에 판매하는 회사가 있다는 것이다.
역시나 내 마음은 과거의 그 때와 똑같다. "왜지?" 처음에는 $199 인줄 알고 정말 놀랍구나- 싶었지만 9가 하나 더 붙어있는 것을 보고 더욱 놀랐다. 이런 게 왜 팔리는 거지?
사실 전동기구들은(DC모터가 장착된 모든 기구) 믿을 것이 못된다. 모터에 조그마한 부하가 걸리면 (예를 들어, 회전축을 손으로 잡으면) 모터에 흐르는 전류가 높아지게 되고, 자칫하면 높은 전류에 회로가 끊어지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나로서는 중국 여행을 가서, 열리지 않는 자동문을 억지로 열기 위해 용을 쓰다가 게스트하우스에 정전을 몰고 온 적도 있다. 그렇기에 모터의 가격은, 아직까지도, 상당히 천차만별이다. 3000원짜리 미니카에도 들어가는 것부터, 실험용으로 쓰이는 몇 천 달러 수준의 모터까지.
모터의 성능만 다른 것이 아니다. 전기자전거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 또한 다양하게 나뉜다. 총 세가지가 있는데 위 사진이 효율의 오름차순으로 배치된 것이다. 그 뜻은, 가격의 오름차순과도 같다. 심지어, 왼쪽 두 개는 전기 구동을 안하는 경우에 바퀴의 움직임이 저해된다는 문제점마저 존재한다. 산과 언덕이 많은 한국 도로 특성상 맨 오른쪽 Mild Drive 방식이 고효율 운전을 가능케 하겠지만, 도로에서만 탈 생각이거나 저효율을 다리근육으로 보충할 생각이라면 왼쪽 두 개의 방식도 나쁘지는 않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잘 나왔다.
위 상품들처럼, 전기자전거의 가격도 참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으로는 모터 스펙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샤오미의 경우 250W를 넘기지 않고, 삼천리의 경우 350W를 사용한다. 말의 힘과 비교하면 샤오미는 1/3 마력, 삼천리는 1/2 마력 정도 된다. 샤오미 전기자전거를 타면 말 하나에 세 명이 탄 정도의 힘을 받을 수 있고, 삼천리는 두 명이 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니 삼천리가 비싼 것이 이해가 된다.
반면에 오늘 발견한 기사 - Rad Power라는 업체의 $1999 팻타이어 전기자전거는 750W를 자랑한다. 거의 1마력쯤 되는 것이니 당당하게 "말 타고 다닌다" 하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괜히 미국기업에서 만드는 자전거가 아닌 것이다.
배달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한국 도로도 점점 베트남처럼 오토바이가 많아졌고, 심지어는 자전거 배달도 상당히 많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나로서는 "저게 왜 팔리지" 하는 제품들도 점점 많아지는데, 이런 변화를 따라가진 못하더라도 예의주시 정도는 하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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