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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뇌 속 풍경

"기계과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 중학생 대상 멘토링 두 번째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 특성상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라오스에 간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다들 이랬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오늘 있었던 두 번째 멘토링은 대학 전공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시간이었다. 왜 이런 전공을 선택했는지, 여기서 어떤 것들을 얻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중학생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저 나이대에는 뭐라도 많이 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 때는 이런 게 다 뭐야, 대학생 만나는 것도 어려웠단 말이야. 

 

 그래서 다른 친구 하나에게 부탁하여 "중학생들에게 기계과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를 물어보며 붙잡아두고 이야기했다. 나 역시도 복수전공으로 진입해서는 대학원에 들어왔기에, 기계과에 대해 온전히 아는 것도 아니지만서도 일단 잘 알고 있는 척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Ideation 단계

 

 "그렇게 말하면 못 알아듣지" "그렇게 말하면 재미 없지" 같은 직설적인 피드백을 들어가면서 위와 같은 내용을 완성했다. 시간이 매우 부족했기에 GIF 를 붙여넣고 말로 털어내야 했다. 10분 소개가 목표였는데, 얼추 맞춰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멘토링이 끝난 뒤, 내 담당 학생들과 따로 이야기했을 때도 역시 비슷한 피드백을 받았다. 수학 강사가 목표인 한 아이는, 교육 전공 멘토들의 소개를 들었는데 좀 더 생동감 있는 정보를 얻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 반면에 별달리 하고 싶은 게 없다고 했던 다른 아이는, 공학 전공 멘토들의 소개를 듣고 이 쪽 공부가 역시 재밌겠다고 느꼈다고 했더랬다.

 

 그런 아이들에게, "멘토들이 말할 수 있는 내용은 방법론밖에 없기에 지루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목표를 향해 실행하는 것들은 오롯이 너의 역할이다" 라고 말해주며 빈약한 전공 소개 시간에 대한 쉴드를 쳤더랬다. 

 

 멘토링을 할 때 마다, "지금 이 시간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라고 신신당부를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올지 잘 모르겠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잘 활용하여 나를 돌아보는데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부디 아이들에게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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