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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멘토는 어떤 사람일까? - "누구머니"에 올라온 투자자 혹평 세례들

 "누구머니라고 아세요?"

 

 나를 쿠팡 알바의 길로 이끌어준 친구와 저녁을 먹게 되었다. 발표를 무사히 마쳤음과 함께, 그간의 일들을 들려줬다.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로부터 멘토링을 받은 이야기를 해주자, 친구가 물어봤다. "누구머니라고 아세요?"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투자자들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 때, 투자자가 어떤 사람인지 면밀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분량의 지분을 사가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권에 간섭할 권리가 생긴다. 결국, 이상한 사람에게 돈을 빌린다면 사채를 쓰는 것보다 못한 셈이 되는 것이다.

 

 

 누구머니는 그렇기에 투자자들에 대한 평가를 올리는 사이트가 되었다. 친구가 봤던 퓨처플레이에 대한 후기들을 내게도 보여줬는데 정말 가관이었다. 이 사이트를 한 번이라도 봤던 사람이라면 쉽게 퓨처플레이로부터 투자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상당히 많은 혹평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멘토링을 받으며 느꼈던 감정과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투자를 받는 사람 모두에게 류중희 대표가 혹평을 가하는 것일까? 위 사진 가장 밑 평가를 보면 주니어 심사역 조차도 냉소적인 태도로 미팅을 진행했다고 하니, 어쩌면 회사 전체의 투자 철학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어떤 사람이 좋은 투자자일까?" 군말없이 돈을 잘 주는 투자사들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기업을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함께 힘써주는 투자자가 좋은 투자자이다. 이런 저런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판로를 뚫어주기도 하고, 노하우를 들려주면서 옳은 경영전략을 세우도록 도와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퓨처플레이는 창업가들을 인간적으로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런 안 좋은 기억들이 모여서 10점 만점에 4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스타트업의 성공확률이 훨씬 높아져서, 누구머니 평가를 쓰는 사람들 중에서 80% 정도가 성공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퓨처플레이의 평가지표는 훨씬 높아졌을지도 모른다. "굉장히 공격적으로 말하지만, 맞는 말이라 할 말은 없다." 하는 식으로 6점 정도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평가지표가 믿을 게 못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창업가들 중에서 투자회사를 골라가며 투자를 받을 형편에 놓인 사람들은 몇 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성장한 사람들은 이미 투자자들에 대한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알고 있을 것이고.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봐야겠다. 무례한 사람 뚝배기 정도는 깨뜨릴 수 있을 때까지" 라는 것이 처음 멘토링을 받은 이후 내 감상평이었다. 멘토링 내용이 상당 부분 옳다고 느껴졌지만, 뚝배기를 깨고 싶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사람들마다 칭찬을 해주면 더 잘하는 슬램덩크 황태산 같은 인물이 있는가 하면, 욕까지 섞어가며 격하게 말해야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 

슬램덩크 황태산

 

 하지만 내가 지금 딱 생각해보기로는, 스타트업으로 제대로 성공한 사람들 중에 제정신이 박힌 사람은 드물다. 엄청나게 성격이 안 좋았던 스티브 잡스, 나락으로 떨어진 빌 게이츠, 한없이 가벼운 손가락의 일론 머스크... 성격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편하겠지만, 마냥 그런 사람들만 만나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이렇게 불확실한 생태계에서는 Exploration이 필수이다. 당장의 Reward가 줄어들지라도 Local Optima를 벗어나 Global Optima로 발걸음을 옮길 준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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