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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10분에 160만 원 -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인증받기

 연구실에서 개발한 제품의 성능을 인증하기 위해서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라는 곳에 연락해야 했다. 그런데 미친 가격이 무려 160만 원이라는 것이다. 아니, 힘이 몇 N 정도 나온다 같은 거를 보증해주는 것에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하는 일이 참 많구나

 

 처음에는 웬 사기업이 "저희가 인증서를 내드릴 테니, 돈을 주세요" 하는 개념인 줄 알았다. 그만큼 주먹구구식으로 인증을 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개발하는 것이 저울이라고 하자. 74kg인 내가 저울에 올라가서 "자 74kg이 정확히 나왔습니다" 하면 인증은 끝이 난다. 저울에서 항상 74kg를 가리키고 있는지 어떤지, 확인해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무려 공공기업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기관인 것이다. 게다가, 본사는 경상남도 진주에 있고, 전국 각지에 본부를 따로 두면서 심지어 해외 지사까지 운영 중이다. 도대체 무얼 하는 기관이지? 알고보면 대한민국의 히어로들을 관리하는 SHIELD 같은 기관일지도 모른다. 이런 글을 쓰는 나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테다. 

미국의 산업기술시험원


 신기술들의 인증에 힘쓰며 "한국의 기술 발전은 나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하며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김경훈 주임이(가짜입니다) 이 글을 읽는다면, 이렇게 푸대접을 하는 것에 남몰래 눈물을 흘릴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위에 "주요업무" 사진에도 나와있지만, 의료 기기에 있어서 'GMP 인증' 같은 것들은 수출하는 데도 굉장히 주요하게 쓰이는 지표이다. 또한, 이런 공공기관이 없다면 실제로 사기업들이 "내가 인증해줄테니 돈만 주시오" 하는 식으로 우후죽순처럼 들고 일어서서 제대로 된 기술 발전이 일어나기 어려울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있었던 10분에 160만 원 짜리 인증시험은 정말 헛되기 이를 데 없었다. 연대책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