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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뇌 속 풍경

예술의 전당 피카소전 - 6월 13일자 티케팅 현황과 기다리는 노하우

 아침 아홉시 9시 15분 쯤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다. 예약 티켓 발권은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가능하다는 말에 쭐레 쭐레 이동했는데,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많이는 아니고, 30명 정도 될까? 구불 구불 늘어선 줄의 맨 뒤에 자리하면서 피카소 관람을 위한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예술의 전당 피카소전의 티케팅 순서 도식은 위와 같다. 인터넷 예매와 현장구매자들이 한데 모여 티켓을 구매하는데, 인터넷 예매를 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자동발권 키오스크라도 있었다면, 인력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를 한 셈일텐데, 키오스크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 예매자들에 대한 배려도 없는 건가? 

 

 9시 40분부터 발권이 시작되어서 10시 쯤에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문제는 입장대기를 위해서는 또 대기 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표를 구매하는 순서와 상관없이 선착순이라는 것이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한가람미술관 1층은 아래와 같다. 

파리처럼 생긴 것은 사람을 위에서 본 형상이다

 QR코드를 발권과 동시에 찍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줄의 맨 앞 부분에 표지판으로 놓았기 때문에, 뒤에 선 사람들이 QR코드만 찍어가겠다는 심산으로 마구마구 밀려들었다. 제때 QR코드를 찍지 못한다면, 일찍 티켓을 받더라도 입장이 밀리는 구조였다. 역시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빨간 파리들은 QR코드를 찍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이다


 나로서는 아침 일찍 발권을 한 뒤에 오후에 친구와 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발권을 하며 "QR코드 찍으셔야 입장 대기 가능하세요" 라는 직원의 말에 "지금 안 들어갈 겁니다" 라며 쿨하게 티켓을 받아 나올 수 있었다. 그러고는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미리 사진찍어둔 QR코드로 입장하여 입장대기를 신청한 뒤에 시간 맞춰 입장 대기를 하러 전시관으로 이동했던 것이다. 

 

 하지만 만약 발권과 동시에 입장 대기를 하려고 했다면 꽤나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아닐 수가 없었을 테다. 뒤에서 새치기해서 QR코드를 찍는게 가능하다면, 뭐하러 일찍 와서 발권을 한담? 


"한국에서의 학살"이 담긴 티켓

 그것과는 별개로, 피카소전은 꽤나 재미있었다. 사실, 정말로 피카소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작품들은 - 아비뇽의 처녀들, 게르니카 등등 - 없이, 습작 대다수와 몇몇 인물화가 전시의 주를 이뤘지만, 미술책에서만 보던 피카소의 작품들을 실물로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다. 인터넷으로 보는 거랑 차원이 다르다고까진 하지 않겠지만, 기분은 좀 다르지 않을까?

 

 "가이드온" 앱에서 피카소 오디오가이드를 3000원에 구매하여 친구와 에어팟 하나씩 나눠끼고 전시를 돌았는데 꽤나 만족스러웠다. 배우 이정진이 음성녹음에 참여해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설명해주니, 피카소의 여색 짙은 삶도 꽤나 단정된 것처럼 느껴졌다. 

모나리자를 향한 구름 인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물론 평소의 전시보다야 훠얼씬 많았지만,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입장 대기는 15분마다 50명씩 들여보내는 느낌이었으니, QR코드를 통해 입장 대기번호를 받고나서 계산을 잘 하여 제때 줄을 서면 심신안정에 도움이 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