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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배터리 선진국에서는 배터리 재활용을 어떻게 할까?

 K-재활용 시리즈를 조사하면서 얻은 수확은 Redwood Materials였다. 상당히 세분화된 시장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대거로 잡아먹는 테슬라와 대규모 배터리 생산업체 파나소닉을 모두 고객으로 확보해 놓은 것에는 CEO인 JB Straubel이 테슬라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테슬라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

 Straubel이 테슬라를 등에 업었다면, 한국에는 LG화학 - SK이노베이션 - 삼성SDI로 이어지는 세계 배터리 점유율 40% 점유 업체들이 있다. 물론 혼자서 33% 점유율을 차지하는 파나소닉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이 정도라면 나름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되는 셈이다. 한국의 배터리 재활용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출처: SK이노베이션

 배터리는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나눠진다. 충전효율이 조금 떨어지는 배터리들은 바로 해체작업에 들어가기보다는, 대규모 배터리가 필요한 태양광 발전소 등에 활용되어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아 답이 없다" 싶은 배터리들은 바로 희토류를 추출해내는 작업에 투입된다.

현대자동차에서 공주 태양광발전소에 설치한 ESS, 출처: 조선비즈

 한국에서는 두 가지 방식 모두 대기업 주도로 일어나고 있다. 재사용의 경우 현대자동차에서, 재활용의 경우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삼성SDI는 자나?). SK이노베이션은 자기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의 Envirostream이라는 기업과 협력해서 재활용을 추진 중이다. 

 

 배터리를 재사용하는 경우는 차치하고, 재활용 분야에 있어서 배터리 제조사들이 다른 기업과 협력을 한다는 것이 사실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파나소닉만 하더라도, 독자적으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기만 한다면, 굳이 Redwood Materials에 돈을 주지 않고서도 충분히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터이다. Envirostream의 경우에는 2017년에 설립된 기업이므로 채 5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 회사가 어떻게 세계 배터리 생산 29%를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을 할 수 있었을까?

 

 파나소닉의 경우에는, 테슬라와의 관계를 위해 Redwood Materials와 협력하고 있을 수 있고(테슬라 덕에 1년 만에 생산량이 74%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희토류 채굴에서 중국 둘째로 성장하고 있는 호주와의 관계를 위해 현재 협력을 이어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019년도 기준 2조원 가량 됐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에는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해당 분야를 틀어먹는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을지, 아니면 배터리 제조사들에서 모두 분배해나갈지는 좀 더 공부해봐야 예측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