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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산업 트렌드

2019년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 잊혀진 K-재활용의 현황 (3)

지난 글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글의 결론은 우선, 재활용을 잘 하고 있는 나라로 손꼽히는 독일과 일본이 가지는 특성은 "분리수거를 할 때 깨끗이 씻어서 버린다" 정도의 일상적인 내용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가장 많이 쓰레기를 수출하는 두 나라가 역시 독일과 일본이므로, 재활용 수치가 어느 정도 세탁이 된다는 것이었다.

 

터키에서 재활용 선별작업 중인 모습

 

 그래서 오늘은 터키에서 어떤 식으로 쓰레기를 사용하는지를 알아보았다. 그 내용 또한, 가히 충격적이었다.


터키 쓰레기 수입량

 2018년 즈음,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급감시킨 것은 단순히 THAAD에 대한 보복 조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1992년부터 세계 쓰레기의 45% 정도를 수입하던 중국이 단번에 수입을 줄이자, 유럽 국가들이 난리가 났다. 그 결과 위 그래프의 형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럼 터키는 왜 그렇게 쓰레기를 모을까? 국내 쓰레기로는 모자랄 정도로, 재활용이 활발하게 되는지 추측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상상으로, 터키는 국내 쓰레기가 어떻게 처분되는지 수치조차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분리수거의 개념이 없고, 그러므로 플라스틱 용기를 씻어서 버릴 이유조차 없다. 쓰레기 중에서 몇 퍼센트가 재활용이 되고, 매립이 되거나 소각이 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흐름

 

 쓰레기를 주변 국가들에서 수입하는 이유는, 선진국에서 들여오는 쓰레기들이 꽤나 양질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K-재활용 시리즈 1편에도 수록된 내용이지만, 플라스틱은 재활용될 경우 펠렛으로 분해 생산된다. 충분히 깨끗한 펠렛들은 다시 페트병으로 생산되거나, 비닐봉지로 재탄생될 수 있으므로(출처), 산업의 가장 밑바닥을 구성하는 훌륭한 원료가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뭐 그럴 듯한 쓰레기의 흐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정작 터키에서 재활용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쓰레기는 그대로 매립해버리면서 타국의 쓰레기들을 사다가 원료로 삼는다는 것은, 결국 제로섬 게임이다. 재활용을 하는만큼 지구가 깨끗해지는 게 아니라, 쓰레기를 터키로 모으면서, 다른 나라들이 높은 재활용 수치를 유지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셈이다.


 아직 완전한 정보가 담긴 것은 아니지만, 이 쯤 되면 재활용 산업이란 정말 답이 없는 산업 같기도 하다. 한 곳이 잘 하고 있나 싶어 들여다보면 속임수에 불과하다. 현재 산업의 문제점을 타파해주는 것은 역시 스타트업들이다.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어떤 해결책들이 도입되고 있는지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