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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들여다보기/뇌 속 풍경

5년차 블로그 운영 현황 - 1일 1포스팅은 효과가 있을까?

2020년 11월,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블로그를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더랬다. 당시에 유명했던 자기계발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방식으로 글을 써보려고 했었지만 (어그로성 제목과 공격적인 어투) 영 피곤해서 그만뒀다. 하루에 하나의 글을 꾸준히 써보자는 생각으로 꽤 오랜 시간 글을 썼다. 기록을 보니 거의 1년은 한 것 같다. 268개의 포스팅을 연속으로 했다고 하니, 하루에 두 개씩 썼던 날을 제외하더라도, 8개월은 너끈히 썼나보다. 조회수가 높은 검색어 위주로 글을 쓰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은 나로서는 참 긴 싸움이었다. 

[1일1포스팅] 일주일간의 휴가 (tistory.com)

 

[1일1포스팅] 일주일간의 휴가

8월 29일부터 5일간 업로드를 쉬었다. 작년 11월 말부터 꾸준히도 포스팅을 해왔고, 현재 268개의 글이 모였더랬다. 세 달 정도만 더 쓰면 365개의 글이 모이는 셈이다. 왜 갑자기 글쓰기 휴가를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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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마지막 포스팅을 한 지도 두 달이 넘었다. 왜 그렇게 포스팅이 뜸했나- 하면, 흥미를 잃었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조회수도 글을 쓰기 시작한 반년 차와 그렇게 다를 것도 없다.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글 역시 2021년 7월 10일에 작성했던 무라니시 도루에 관한 글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정리한 글인데, 자극적인 소재에 비해 리뷰하는 글이 적어 검색어 노출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글로 인해 다른 글들이 더 주목 받는다든지 하는 낙수효과는 거의 받을 수가 없는 소재이다.

실제 무라니시 도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 넷플릭스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시즌 2 (tistory.com)

 

실제 무라니시 도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 넷플릭스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시즌 2

넷플릭스에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라는 일본 드라마가 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본 AV 업계를 이끌었던 '무라니시 도루'의 생애에 관한 내용이다. 주인공은 크로우즈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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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흥미를 잃었을까? 나로서는 글쓰기를 취미로서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는 일기를, 대학생 때는 네이버 블로그를, 군대에서는 또 일기를 꾸준히 썼더랬다. 블로그 운영 초기에는 그런 영역에서도 순수하게 블로그 포스팅을 좋아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블로그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들이는 품에 비해 얻는 효용이 적어진 것 같다. 포스팅의 양이 많아진 만큼, 이 내용이 저 내용이고, 저 생각이 그 생각이다. 강의를 듣고 내용을 정리하는 글 역시, 그냥 글을 쓴다는 효용만 있을 뿐, 내용이 잘 정리 되는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글쓰기에 효용감이 떨어진 큰 이유는 chatGPT를 본격 활용한 이후이다. 간단한 질문을 하면 길게 글을 써주는 이 혁신적인 제품으로, 나 역시 기사거리를 요약해서 올리기도 했더랬다. 하지만 내가 직접 그렇게 해보고 나니, 내 손으로 내 생각을 적는 것에 대해 흥미를 잃어버린 것 같다.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일목요연하게, bulletpoint로 글을 작성해주는 AI가 있는데 내가 뭐하러? 

[블룸버그 기사 정리] 중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tistory.com)

 

[블룸버그 기사 정리] 중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중국과 홍콩 주식 시장에서 2021년 2월 이후 약 6.5조 달러의 시장 가치가 사라진 가운데, 월스트리트의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바클레이스와 샌퍼드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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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수익신청을 하지 않은 것은,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에 내가 생각하지 않는 광고들이 붙는 것이 싫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쯤 되면, 무슨 상관이냐 싶기도 하다. 블로그에 대한 애정도 식어가는데, 이미 나오고 있는 조회수라도 활용해서 광고를 붙여볼까 싶은 것이다. 광고 디자인이 좀만 이뻤더라면 진작 그랬을 텐데, 블로그에 붙는 광고들이 대부분 성인만화 사이트나 Aliexpress인 것을 보고 포기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진지하게 고민했던 내용들 사이로 탑툰 광고를 붙일 수야 없다.

 

여튼, 2개월 만에 다시금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최근 들어 다시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로그를 계속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간 내가 해왔던 기술 정보 전달 내용들은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chatGPT를 통해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개인 생각만 적는 블로그는 그냥 일기를 쓰는 것이 더 온당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조회수를 내기 위한 블로그를 하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소설 "스토너"를 재밌게 읽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더 안 쓰더라도 스토너 후기는 적어야지. 

 

글을 정리하자면, 1) 1일 1포스팅은 효과가 있었다. 초반에 글쓰는 습관을 잡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콘텐츠 수를 늘려가면서 조회수를 빠르게 올리기 위한 필수 조건이 1일 1포스팅이었다. 지금은 chatGPT를 통해 내가 쓴 글이 아니더라도 게시가 가능하여 굳이 1일 1포스팅에 목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번아웃이 더 빨리 올테다. 2) 글을 쓰고 싶지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내가 읽을 만한 글, 재밌는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