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원으로 또 다시 귀동냥을 다녀왔다. 수원 성균관대학교는 내가 1학년 때 삼성 드림클래스를 하러 가보고 처음이니 거진 10년 가까이 지난 것이다. 기억나는 부분은 거의 없지만, 딱히 모든 게 바뀌었다고 말할 것도 없어 보였다. 부지가 넓고, 평지로 되어 있어 자전거 타고 다니기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 뿐.
오늘 만났던 스타트업의 대표분 역시 지난 퓨처플레이 네트워킹 데이에서 만났던 사람이었다. 당시에 행사에 참여할 때는 "난 정말 이런 행사랑 어울리지 않는구나" 하고 힘겨워했지만, 정말 옹골차게도 써먹는다. 유일하게 명함을 받았던 사람을 연락해서는 찾아가기도 하고.
대표님 같은 경우에는, 졸업 즈음에 산학장학생으로 대기업 연구소로 입사 예정이었지만 장학금을 뱉어내면서까지 창업을 했다고 했다. 창업을 한 이후에 해당 연구소는 갑작스레 와해가 되었고, 그 모습을 보며 "기업이 안정적이다는 것은 다 허울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한다. 기업이야 안정적인 것이고,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까지 안정적이진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났던 구체적인 내용을 적기도 그렇고, 전부 기억하고 있지도 못하지만, 전반적으로 첫 번째 만남에서 기대했던 대답들을 들을 수 있었다. 연구실 창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들을 얻은 것이다. 오히려 첫 번째 귀동냥 이벤트에서 창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은 뒤에 이런 조언을 받게 되니, 좀 더 차분한 상태로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이런 조언을 먼저 들을 이후에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내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 번 귀동냥 때, VC 출신 선배는 내게 "딱 3억 정도 초기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팁스 등을 통해 추가 투자를 유치한다고 하더라도 2~3년이면 소진할 것이다" 라고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줬더랬다. 그렇게 구체적인 액수로 이야기를 했기에 보다 와닿기도 했다. 이번 귀동냥에서도 구체적인 액수로 내 몸값을 평가할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게까지는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겨우 두 번 했지만, 귀동냥을 더 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이제 온전히 나의 숙고와 선택만이 남았을 뿐이다. 그렇다고 옳은 숙고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한다면, 자신이 없다.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이번 목요일에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 시간을 들여서 세계를 탐방하고 난 뒤에 내 고민이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맛이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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