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데이터분석/금융

아크인베스트와 캐시 우드의 철학 - 파괴적 혁신

 유튜브에서 가끔 슈카월드의 영상이 추천된다. 보통은 "그런가보다" 하면서 넘기지만, 이따금씩 시청하기도 하는데, 마침 본 영상이 "아크 인베스트"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웬걸, 보다가 영상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알고 보니 시청 중간에 관리자 측에서 영상을 삭제한 것이었다. 

 

아크 인베스트 (ARKK) 포트폴리오

 


 왜 그랬을까? 아크 인베스트는 공격적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ETF이다. 쉽게 말해 다른 주식들을 모아놓고, 해당 주식들의 값이 오르면 덩달아 오르는 펀드를 운영한다. 어떤 종목들을 보유하고 있는지 아크 인베스트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떡하니 전시되어 있다. 이럴 거면 ARKK ETF를 왜 사나 싶다. ARKK ETF는 거래 수수료로 0.75%를 떼어 가는데, 국내 ETF 평균 수수료가 0.3% 정도임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수치이다. 수수료 낼 돈까지 아껴서 위에 해당하는 종목을 사는게 낫지 않나?

 

ARKK 가격 추이

 

 위 종목들에서 알 수 있듯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IT 종목들을 위주로 보유 중이다. 코로나로 비대면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위 주식들이 대거 오르며 ARKK도 주목을 받게 되었지만 가격 추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과거의 영광은 과거 지나지 않는다. 무려 5년간 달성하지 못한 수익률을 코로나 시대에 1년이 채 되기 전에 달성하더니, 또 그것의 절반 정도를 잃었다. ETF를 이렇게 다이나믹하게 운영하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일 테다. 

 

CEO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의 CEO인 캐시 우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Disruptive Innovation" 인 듯 하다. 미국 경제학자 "Clayton Christensen"이 주창한 파괴적 혁신 개념은, 소기업이 기존 시장 질서에 도전하는 과정을 잘 드러낸다. 기존 시장은 대규모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차별화에 실패한다. 특정 소비 성향을 가진 소비자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맞춰진 균형을 어쩔 수 없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 때, 소기업이 나서서 해당 소비군에 꼭 들어맞는 제품을 제공하면, 소비자의 흐름에 따라 이윽고 해당 소비군 뿐만 아니라 전체 균형이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캐시 우드는 첫 직장이던 Capital Group (현재 약 2000조 원 가량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부터 처음으로 임원 자리에 오른 AllianceBernstein 에 (686조 원 규모) 이르기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멈춘 적이 없다. "어떻게 이렇게 큰 규모의 회사들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거지" 싶다면 정답이다.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이유로 2014년 번스타인에서 입지를 잃고, 회사를 나와 설립한 것이 바로 아크 인베스트 였다. 그 후 무려 6년간을 성장주에 몰입한 결과, ETF로만 500%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이다. 

 

 

 이런 투자 방식은 어쩌면 기존의 고전 투자 이론들을 모조리 깨부수는 것이다. ETF는 기본적으로 분산 투자를 뜻한다. 단일 종목의 리스크들을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주식을 모으면서 분산시키는 것이다. 아크 인베스트의 투자 방식은 어떤가. "하이 리스크와 하이 리턴? 편입시켜!" 하는 방식이다. 2021년 5월, 15% 이상 하락한 트위터 주식을 곧바로 사모은가 하면, 실내 헬스 자전거를 만드는 펠로톤의 안전사고로 주가가 하락하자마자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긍정적인 소식에는 덜 반응하고, 부정적인 소식에는 급격하게 반응한다는 시장의 특성을 200% 활용하는 것이다. 


 나로서는 실제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지 않는 금융 경제인들에 대해 딱히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캐시 우드는 그 독보적인 철학에서 존경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아크 인베스트의 신화가 어디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투자 업계에서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고 볼 수 있을 테다. 


추가 관련 글

1) 크래프트 ETF 소개

 

Qraft AI ETF 구성 방법 - 왜 Pabii 블로그는 실패했는가

 매주 하는 머신러닝 스터디 발표에서, 원래는 Pabii 블로그와 Qraft Technology의 키보드 배틀을 다루려고 했더랬다. 그런데 Qraft 사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Pabii 블로그의 논지가 점점 말도 안되는

mech-literacy.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