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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 입문자를 위한 딥러닝 활용기 - 3편

딥러닝 활용기 3편이지만, 이번에는 그냥 탐조 사진 정리 글이다.

세종시 합강 근처로 겨울 철새 탐조를 다녀왔다.

현재 2월 14일이고, 3월이면 겨울 철새들이 몽골이나 캄차카 반도 등으로 떠난다고 하니

아마 세종에서 보는 마지막 겨울 철새가 아닐까 싶다.


지나고 보니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가다가, 지난 번 탐조 때 만난 블로거 아저씨가 말씀해주신 지점을 눈여겨봤다.

강 중앙에 있는 모래톱이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커다란 새들이 무리를 지어 있어서

냉큼 자전거에서 내려 사진을 찍었다.

 

 

거의 사람 뒷모습 같이 큼지막한데, 주위 새들과 비교해보면 그 크기를 실감할 수 있다.

잘은 모르지만, 지난 번에 떼로 만났던 독수리 같다.

독수리들이 몽골로 가기 전에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다.

 

 

지난 번에는 딱 세 마리밖에 없었는데, 어느새 떼로 나타난 고니 무리이다.

고니인지, 큰고니인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되지 않는다만

크기로 짐작해서는 그냥 고니가 아닐까 싶다.

 

고니 역시 3월이 지나면 시베리아 쪽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겨울 철새들은 곤충이 많은 시베리아나 몽골 등지에서 생활하다가

겨울에 먹이가 줄어들면 한국으로 온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시베리아나 몽골에 비해 한국에서 먹잇감을 찾는 것이

월등하게 나은 환경인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베트남 같은 동남아 지방으로 가게 된다면

"어 좋다-" 하면서 두 번 다시 추운 시베리아 생각은 나지도 않을텐데.

 

그래서 생물의 보존에는 Exploitation만큼 Explorement가 중요하구나,

강화학습에서 왜 그렇게 같은 주제로 논문이 쏟아져나오는지 새삼 느낀다.

시베리아에서 먹이를 찾아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은 한정되어 있으니

한국 정도를 오고는 "이 정도면 되었구나" 하는 새들은 

척박하게 얼음 언 강에서 벌레를 찾아 헤매는 반면

좀 돌아가더라도 베트남까지 간 새들은 룰루랄라 살고 있지 않을까?


이와는 별개로, 탐조인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본격화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디시인사이드의 조류갤러리에 새를 찍은 사진을 올리는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지도를 기반으로 어디서 봤는지 한눈에 알아보기가 힘든 것이다.

이런 걸 잘 정리해두면 탐조인들이 자주 찾는 사이트로 등록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잠깐' 한 이유는, 아무리 봐도 탐조인이 많아지는 것이 

환경에 이득이라는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DMZ 부근만 하더라도, 동물을 찍겠다고 전문가 아마추어 할 것 없이 모이는 바람에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다고 하다.

이런 시민의식 수준에서 사람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지도 서비스를 만든다?

자주 오던 철새들도 침을 퉤 뱉고는, 무릉도원이라고 소문난 베트남을 찾아 떠날지도 모른다.

 

새를 더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보다는

환경을 더 아끼려는 마음을 확산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 옳은 목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