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에서 주최하여, INSEM이라고 하는 대리점에서 진행한 STM 중급자 (Advanced Course) 교육을 듣고 왔다. 사실 중급 코스를 들어도 되는지는 의문이다. STM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은 거의 없고, 기초적인 역사 강의를 한 번 들은 데다가 (링크) 혼자서 시행착오를 한 것이 전부다. 덕분에 강의 내내 "이건 무슨 뜻이람" "저건 또 뭐야"의 연속이었다. 자리에 앉은 다른 분들은 어땠을지 몰라. 어쨌든 들어보고 느낀 점을 좀 정리해봤다. 교육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정리해봐야겠지만.
0. 이런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왜 주목받지 못하는가
문득 든 생각이었다. STM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이 좀 걸릴 뿐이지 못 만드는 기능이 없을 테다. 그리고 그런 능력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다른 직업들보다 더 중요하면 중요했지, 결코 더 쉬운 일이 절대 아닐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주목도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잠깐 생각해보니, 이유는 "발생 빈도" 때문인 것 같다. 뭔가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낼 필요성이 발생하는 빈도보다는, 송사에 휘말려 변호사가 필요한 사람, 아파서 병원에 가야하는 사람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물론 새로운 물건의 가치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순간에는,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비교할 수도 없이 커지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랴.
그래서 내린 결론 -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그 빈도수를 늘려야 한다.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한가! 제대로 하나 만드는 게 중요하지!" 싶겠지만, 노노. 많이 만들어봐야 제대로 하나 만들 수 있는 법이다. ResNet에서 보여줬듯 (관련 글), 일단 한 스텝을 밟고 다음 스텝을 모색하는 것이다.
1. 그럼 뭘 만들어야 하는가
그래 자주 만드는 것 좋다. 근데 뭘 만들어야 할까? 이렇게 두 번째 문제가 발생한다. STM이 빠르고 성능이 좋은 것은 알겠지만, 일상생활에서 내가 필요한 물건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내 일상 취밋거리들을 생각해보면 좋다.
1-1. 운동
헬스할 때 제일 불편한 것을 생각해보면, 운동 종목과 중량들을 기록하는 것. 헬스장을 들어가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는 것 정도가 될테다. 운동에 따라 종목을 인식해주고, 횟수와 중량을 기록해준다면 정말 좋겠다!
게다가 요즘 재활운동을 집에서 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모니터링해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매번 줄자를 들고 어깨선을 따라 측정할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1-2. 글쓰기
지하철, 버스 안에서 유튜브 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지만, 자세가 녹록지가 않다. 당장 책만 하더라도 두께가 조금만 두꺼우면 들고 읽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글쓰기를 그런 공간에서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책읽기보다 더 힘들다. 사실 각 잡고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면서도 힘든 것이 글쓰기다. 조금만 더 글쓰기가 쉬워질 수는 없을까? 모든 공간에서 쓸 수 있도록?
물론 이런 제품도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받으며 글을 쓰고 싶지는 또 않다.
사실 내가 원하는 제품들은 조금만 찾아보면 죄다 나온다. 그런 것들을 사지 않고 있는 이유는, 사야할 만큼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일 테다. 막상 누가 선물해준다면 잘 쓰게 될지도 모르지만... 일단 좀 더 연구를 해보면서 각 제품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해보면 좋겠다.
2. 참가자들이 상당히 고경력자다
사실 고경력인지 어떤지는 잘 모른다. 하고 싶은 말은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분들이 STM 교육에 상당히 많이 참여했다는 것이다. 그 정도 되면 기존 보드들을 잘 다룰 줄 아는 분들이실 것 같기도 하고... 더 교육을 받으실 분들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라 좀 신기하게 느껴졌다. 내 옆에 앉았던 사람은 직접 개발을 하는 사람은 아니고, 교육 센터 같은 곳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기업들에서 해커톤을 연다고 하면 운영 지원을 나가는 그런 회사들. 그렇게 보고나니 생각보다 다양한 직업군이 있구나! 새삼 느껴졌다. 나는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일까?
오늘 교육 내용 정리해서 올리려고 했는데, 느낌만 정리하는데도 이렇게 오래 걸렸다. 1-2 제품이 내게 있었다면 이런 감상위주의 글은 내일 출퇴근 길에 작성해버릴 수 있었을까? 여튼 오늘 느꼈던 것들은 상당히 가치 있는 내용이다. 관건은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발전시켜 나가느냐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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