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것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데, 어떻게 남겨야 할지 요령이 별로 없다. 일단 기록으로 남겨둘 만한 이야기를 적기 위해, 방문지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우선 고등어회와 고등어탕을 판매하는 미영이네 식당에 대한 글이다.
본격적인 미영이네 식당 이야기에 앞서, 제주도를 잡고 있는 식당 예약 어플에 대해 말할 필요가 있다. 내가 봤던 제주도 식당 예약 어플은 두 개였다. "예써 (yessir)" 와 "테이블링" 이라는 것이다. 예써의 경우 당케올레국수라고 하는 보말칼국수 집, 그리고 이 글에서 다루는 미영이네 식당 두 군데에서도 활용 중인 어플이고, 테이블링의 경우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단번에 유명해진 돈까스 집 "연돈"이 사용하고 있는 어플이다.
예써 어플을 사용하는 식당의 경우, 문 앞에 태블릿을 놓아둠으로써 온라인 이용객과 현장방문객의 동기화를 이뤄냈다. 쉽게 말해 문 앞에서 줄을 서든지, 휴대폰으로 줄을 서든지 똑같다는 것이다. 예약 개념은 아니라서, 몇시에 들어가겠다고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줄이 줄어들어 내 차례가 오면 2분 정도 내로 입장을 해야 한다. 대기팀이 많아서 오래 줄을 서야 하는 경우, 혹은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내 차례가 왔을 때 바로 입장이 가능한 경우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어플이다. 반대로 말하면 줄을 설 필요가 없을 때는 사용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줄을 서는 것에 포인트를 써야 한다는 것도 뭔가 이상하다. 줄을 대신 서주는 수수료인가 생각해보면, 놀이공원 등에서 이슈가 되었던 "줄서기 프리패스" 이용권 등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여튼 그런 문제는 차치하고, 미영이네 식당을 방문했던 14시 경 정도에는 줄 설 필요가 없었다. 식당 내부에 빈공간이 많았음에도 밖에서 기다려 달라는 말에 나와있기를 2분여 했을까, 들어오라는 신호에 냉큼 들어갔다. 77000원에 고등어회 + 고등어탕 큰 사이즈를 먹을 수 있었고, 3~4인분이라는 말과는 달리 (보통은 3인분을 뜻하는 말이다) 공깃밥 4개를 추가하자 남자 4인이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하지만 종업원분들이 불친절했다. 밥을 먹던 중 "수저통 닫아놓으세요" 라고 툭 내뱉고 가는 아주머니와, 카드 계산을 하다가 리더기가 또 말썽이라며 짜증을 내는 모습은 맛있었던 식사 시간과 비견될 정도로 기억에 남았다. 사실 두 아주머니는 동일 인물이었을 테다. 사장님이 아닌가 싶긴 한데, 장사가 어지간히 잘 되면 이렇게도 되는구나 싶었다. 음식에 그렇게 자신있는 곳이 아닌 이상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진 못할 테다.
그래서 결국 다음에도 방문할 테냐 한다면, 동행인의 스타일에 따라 달렸다.그냥 친구들이라면야 데리고 가겠지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음식이 맛있더라도 같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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