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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이 벤처캐피탈 사람을 만나면 물어봐야 하는 것 - 퓨처플레이 1탄

 내일은 "퓨처플레이"(관련 글)라고 하는 벤처캐피탈과 면담 예정이다. 이게 참, 스타트업에 진입한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없이 중요한 기회일테고 어떻게서든 간에 말을 한 번이라도 더 섞으려고 해볼텐데, 현재의 나로서는 그렇지가 않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라도 지금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면담을 들어가야 하는데, 쉽게 되지가 않는다. 이는 기본적으로 소개할 만한 내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일 테다. "별로 할 말 없는데" "그럼 얼른 끝내자" 하는 식으로 마음가짐이 굴러가는 것이다.


1. 면담의 목적: 더 많은 정보의 교환

 나를 포함해서 세 명이 한 팀이 되어 퓨처플레이와 대화를 하게 된다. 이번 면담은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각자 생각해 온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벤처캐피탈 사람으로부터 피드백을 얻는 것이다. 나의 목적은 그렇다면, 보다 많은 피드백을 얻는 것일테고, 퓨처플레이로서는 나중에 창업계에 뛰어들지도 모르는 잠재 고객에게 "우리 이렇게 전문가야" 하는 느낌을 전해줄 수 있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우리 팀은 스타트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대학원생들일 뿐이다. 개개인의 연구를 사업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서 준비를 한다고는 하지만, 피드백을 얻는다손 치더라도 그렇게 중요한 정보가 되지는 않는다. 학술적으로 어떤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논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업성이 부족합니다" "아아 그렇군요... 그럼 연구하러 가보겠습니다" 정도가 되려나. 

 

 그래서 최대한 이 상황에 맞추기 위해서 '롤플레이' 라는 생각으로 임하면 어떨까 싶다. 나는 어떻게든 현재의 연구로 창업을 하고 싶은 예비 창업가이고, 황금같은 기회로 이렇게 직접적으로 벤처캐피탈 사람을 만나게 될 수 있던 것이다. 퓨처플레이는 우리 팀을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야 이번 면담은 목적성을 가질 수 있다.

 

2. 사업 계획서: 세쿼이아 블로그 벤치마킹

 미국 세쿼이아 벤처캐피탈에서 정리한 사업계획서 작성의 기본 원리()를 퓨처플레이 대표 본인이 소개해줬으니, 해당 내용에 충실하게 항목들을 채워나가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 10개 항목이 정말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1500조 원 가량의 자산을 보유한 투자회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대표적인 경영학 지표

 시장의 크기, 성장가능성, 구체적인 솔루션, 비전 등 경영학에서 눈돌아가는 용어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지난번 류중희 대표 세미나에서 배웠던, 단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Problem"이었다. 잠재 고객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가? 그리고 해당 고통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내가 들고가는 주제는 이제까지 해왔던, 어깨 재활 관련 아이템(관련 글)이다. 어깨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겪는 고통의 크기는, 그들의 진료비로 계산할 수 있는데 나로서는 접근하기 쉬운 정보가 아니다. 게다가 비교 대상인 전체 재활 진료비 크기까지 필요할테니 더욱 찾기 어렵다. 간략하게 검색해보려고 했으나, 뭐라고 검색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현재 정리되어 있는 내 아이템은 기기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것을 데이터로 옮겨올 필요가 있어보인다. 기기로 받아내는 데이터를 요리 조리 가공하면 편리한 지표로 활용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담은 사업계획서...랄까? 만들지도 않은 걸로 사업하겠다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는 봐줘잉.

 

3. 질의응답: 당신은 어떤 멘토인가요?

 내가 정의한 현재의 문제점을 소개한 뒤에는 벤처캐피탈에서 생각하는 시장의 흐름, 혹은 시장의 문제점 등을 질의해도 괜찮을 것 같다. 어쨌거나 시장 흐름에 관해서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질문자의 역할로 들어가버리면 롤플레잉의 집중이 깨지고 말테니, 어떻게든 내 아이템과 연관을 시키는게 맞을까? 아니면 열심히 경청하고 적용할 만한 분야를 다음에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을까? 

 

 어쨌거나 질의응답 시간이 지나면 롤플레잉이든 뭐든 사라지고 말테니,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캐내야 할 일이다. 웨어러블(내가 속한 연구실의 주제이다)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장의 확장성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무엇인지 예를 들어줄 수 있는지 -퓨처플레이에서 투자한 회사에 대해 질문하면 좋겠다만- 정도가 좋을테고, 이 중에서도 두 번째 질문은 꼭 물어봐야 하는 것일 테다. 

 

 어쨌거나 "멘토링"이라는 이름으로 잡힌 '면담'이자 사업 계획서 평가 자리인만큼 멘토로서 어떤 대답을 해 줄 수 있는지 요모조모 따져봐야겠다.


 내일이 지나면, 벤처캐피탈 사람을 만나서 무얼 물어왔는지 정리해볼 수 있겠지. 거 참 기대되는 하루가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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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쿼이아 블로그

 

Sequoia - Writing a Business Plan

Sequoia’s guide for how to write a business plan.

www.sequoiacap.com

3) 어깨 재활 기기 프로젝트

 

[연구실] 회전근이 아프다면? - 스스로 만드는 어깨 재활 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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