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밤 열시가 다 되어 하교하게 되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배선과 관련된 디버깅을 하다가 늦어진 것이다.
분명히 노하우 같은 것들을 찾아본다고 했는데, 아직도 멀었는갑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노하우를 지식으로 쌓았으니 이제 몸으로 익히는 것에 시간이 걸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분명하게 느꼈던 것은 납땜 같은 기술에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두 개의 전선을 이어붙이는 것에 이렇게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뜻이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겠어" 라는 외국 관용어구가 있다. 납땜용 클램프 같은 부가 장치는 납땜을 할 때 분명히 세 번째 손의 역할을 해주지만, 효과는 딱 고양이 손 정도에 그친다. 도대체가 전선들을 잘 붙잡아주질 못한다.
이런 저런 추가 장치가 들어가건 말건- 여러 노하우가 쌓이건 말건- 납땜은 결국 피할 수 있을 때까지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할 수 없다면 남을 시키는 게 제일이다. 지금은 내가 그 "남"이 되어 보조의 역할이 되어 있지만... 원래는 "아 내가 얼마 해보질 않아서 손에 익질 않았는갑다" 했으나 이제야 깨달았다. 이건 손에 익는 기술이 아니라 손에서 떼어내야 하는 업무이다.
어떤 기능이 잘 구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배선 작업과 납땜이 필요했으나, 내일은 그냥 헤더 핀으로 선들을 이어보고 기능이 구현되는지를 확인해봐야겠다. 배선 같은 부가적인 작업은 최대한 미루는 것이 상책인 것 같다. 나중에 한꺼번에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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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납땜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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