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외출해서는 친구들을 만나고, 뭘 할까 고민을 하다가 혼자서 한강 갔더랬다. 나로서는 산보다는 좀 트여있는 공간이 좋다. 몇 주 전에 갔던 테헤란로(관련 글)도 그렇고, 한강도 마찬가지다. 뭔가 웅장해지는 느낌이 좋다.
그래서 "아 일과 끝나고 조깅으로 한 번 가봐야겠다" 생각을 하다가 오늘은 헬스도 하는 둥 마는 둥 호다닥 끝내버리고 조깅을 하러 갔다. 이상하게 오늘 아침부터 무릎이 (양쪽 다) 아팠기에, 한강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고 나니, 힘내서 움직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홍콩 교환학생 시절에도, 학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침사추이와 그 앞 바다가 나왔기에 종종 조깅을 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매일같이 하지 않았나 후회될 정도로 재밌는 길이었다. 그런 식으로 해외에 지낼 때 마다 조깅을 했더니, 조깅을 해야만 그쪽 동네에서 지내고 있다- 하는 생각이 든다. 요컨대 현지인 느낌을 나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에서야 한강 조깅을 해보고 나니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서울 시민이구나!" 비록 주소지는 지방 본가이고 기숙사에 살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서울시민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이번에는 또 후회하지 않게 상당히 자주 자주 한강 조깅을 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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