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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학계 트렌드

일론 머스크가 직접 설명해주는 로켓 과학

 영어 관용구 중에는 "it's not a rocket science"라는 것이 있다. 로켓 과학도 아닌데,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니냐~ 하는 핀잔이 섞인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로켓 과학 정도라면 이해 못해도 괜찮을 거라는 뜻이 될 수 있다. 


 일론 머스크 본인은 학부는 경제와 물리를 전공했고, 에너지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공부하려다가 이틀 만에 때려친 뒤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로켓 과학과는 상관 없는 (전혀까지는 아니겠지만...)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혼자서 공부하면서 SpaceX 창업을 했다는 뜻일 테다. 물론 고용하는 로켓공학 박사들이 관련 분야를 더 잘 알겠지만, 회사의 대표로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로켓 과학을 아예 모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사람이 "내가 로켓 공학 설명해줄 테니까 들어와" 라고 말하길래, 한 번 봐봤다. 신체 조건도 흠잡을 곳 없어보이고, 머리도 좋을 테고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영상에서는 그렇게 달변가의 포스는 보이지 않아 나름 안심이 되었다. 물론 쉽게 쉽게 풀어서 설명하려니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어려워 하는 분야가 하나는 있다는 뜻이다. 


Falcon 9을 사용한 Starlink Mission 

 영상에서 그렇게 많은 내용을 설명해주지는 않고, 단순히 로켓 발사 과정을 머스크가 직접 훑어주는 것을 듣고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추진로켓이 왜 바다 위로 착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제자리에 돌아오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것을 떠나 불가능한 수준이다" 라고 답했는데, 2018년 재사용 로켓을 처음으로 성공했던 영상을 보면 Falcon Heavy의 추진체들이 발사 장소로 되돌아 온 것을 볼 수 있다. 완전히 똑같은 곳은 아니지만, Cape Canaveral Space Force Station이라고 하는 섬에서 이뤄진 것이다(미국의 외나로도 정도가 되겠다). 

 

 SLC-40에서 발사되어 추진체가 LZ-1 & LZ-2 에 착륙했으니, 거의 8km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당시에는 바다 위로 로켓을 착륙시킬 생각을 못했을까 싶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운 방법은 또 아닌 것 같고... 여튼 머스크가 설명하더라도 로켓과학은 어렵다.


 머스크의 목표는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나름 인류의 미래가 달린 사업이라고 부름직한데, 그 바탕에 깔리는 과학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가장 복잡한 과학기술이 엘리베이터이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녔겠지? 굳이 알 필요는 없지만, 알게 된다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확실히 달라질 수 있는 지식들이 아직도 너무나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