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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한눈에 보기/학계 트렌드

"Ultra" 칭호를 부여받은 첫 번째 웨어러블

 

Sincere 라는 말의 유래를 아십니까?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상들 중에는 왁스를 사용한 작품이 많다.

손가락 같은 정밀한 부분을 조각하다가

대리석이 부러지기라도 하면 왁스를 본드처럼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미켈란젤로 같은 최고의 예술가는

왁스 없이도 작품 뚝딱이었다.

Sine (Without) + Cera (Wax)가 합쳐져서

아 저 작품은 왁스 없이 만들어진 진또배기구나,

Sincere하구나 하는 단어가 탄생한 것이다.


손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

뉴질랜드의 스타트업 "Stretch Sense"의 경우에는

오직 손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만으로 제품을 만들었을 정도이다. 

Stretch Sense 작동 영상

위 Stretch Sense는 장갑 전체에 Stretch Sensor를 부착해서

손가락을 굽히게 되면 장갑에 장력이 가해지는 것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하자면, 손가락에 부착되는 센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손에 센서를 달고 사는 것은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설저기 같은 것들은 꿈도 못 꾸는데다가

감각 센서들이 몰려있는 손을 장갑이 뒤덮는 바람에

촉각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이다.

Stretch Sense 역시 일상생활용 제품이라기 보다는,

애니메이터들이 손의 움직임을 더 쉽게 구현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Nature지에 발표된 센서는

가히 Sincere하다고 표현할만 하다.

센서 구조

센서 구조는 위와 같다.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은 간단하다.

실리콘 보호막 사이에 얇디 얇은 전기저항을 끼워넣어서

센서에 변형이 가해지는 것을 저항의 변화로 감지하는 것이다.

저항은 물체가 짧아질수록 작아지고, 길어질수록 커지므로

그런 관계식을 잘 정리하면 변형을 측정할 수 있다.

 

논문의 제목은 "Ultra-sensitive and resilient compliant

strain gauges for soft machines"인데, 

웬만해서는 논문 제목에 "Ultra"가 들어가기 쉽지 않다.

싼티가 나보이기도 하고 허풍스러워 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건 정말 울트라가 아닐 수가 없다.

손을 움직일 때 생기는 전완근의 움직임을 감지함으로써

손의 형상을 유추해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전완근의 움직이라고 해봤자, 꼼지락 꼼지락대는 수준이다.

그런데 그것을 감지해서 분류까지 하다니(딥러닝의 도움이 들어갔다)

벤처투자가가 들었으면 눈 돌아가는 기술의 집약체이다.

 

이 기술은 어디에 쓰일 수 있을까?

이전 포스팅에서 살펴보았듯이, 제품 제어가 옷으로 자꾸 스며드는 상황에서

이 기술로 웨어러블을 구현할 수 있다면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 자카드 같은 제품보다는 훨씬 제어의 영역이 커질 것이다.


연구 단계인지라 제작가격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언뜻 보더라도 일단은 제작하기 쉽지 않아 보이기에 가격도 비쌀 것이다.

보다 기술이 확산되어 실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된다면 웨어러블 대학원의 삶도 꽃 피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