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 결혼식에서 만난 선배는
서울대 대학원 기계공학 내연기관 분야 전공 박사과정 학생이었다.
내연기관 분야가 이렇게 빨리 사그라질 줄은
그 분이 전공을 정하던 학부 3~4학년 시절에는 몰랐을 테다.
뿐만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채용 공고에서 기계과는 제외되어 있기 일쑤다.
말하자면 소프트웨어의 시대라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발달이 끝나고 다시금 하드웨어의 시기가 올 수 있을까?
기계과는 그동안 뭘로 먹고 살아야 하는가?
자동차의 파워트레인(동력장치)이 모터 혹은 하이브리드로 바뀌게 되면
우선 부품 수가 많이 준다.
일단 모터가 엔진보다 생산하기가 쉽기에 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모터에 필요한 부품이 따로 생겨나는 일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어링이다.
베어링은 사실 회전하는 제품에는 모두 들어있기에(회전 마찰력을 줄여준다)
내연기관이나 전기자동차나 동일하게 중요하지만,
전기 구동의 경우 오차가 생길 확률이 커진다.
모터의 전류가 베어링의 자성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모터가 작아지면서, 엔진에 비해 높은 수의 회전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고속회전 베어링 분야도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는 독일과 일본을 따라갈 수가 없는데,
일본에서는 네 개 정도는 되는 베어링 제조 업체가
전 세계 자동차 제작사들의 베어링 사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JTEKT는 도요타 산하의 베어링 제작업체인데,
한해 매출 규모가 15조 원 정도 한다.
전자기기도 아니고, 정밀 부품 제조업으로서 이 정도 규모를 가지는 것은,
기계공학도로서 꿈에 가까운 일이다.
물론 새롭게 시장이 개편되면서, 베어링 후발 주자들이 많이 생겨났고
결과적으로 JTEKT의 경우에는 그래프에 나와있듯이
영업이익이 굉장히 많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전기과나 컴퓨터과에서 자율주행이니 뭐니 하는 멋진 것들을 만드는 동안
기계과는 한적한 공장에서 열심히 쇠를 깎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암튼 그렇다.
하지만 현재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어느 정도 정체기에 오게 되면
성능에 차이를 만드는 것은 분명히 다시 하드웨어가 올 것이다.
그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라는 것도 아니지만,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도 나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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